안녕하세요 판은 항상 구경만 했는데
오늘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인생고민 많이들 하시는거 같아서 용기내 써봅니다
신세한탄이나 후회글 또는 고민글은 아니구요...
그냥 요즘 많이 괜찮아진 사람으로서 저같은 사람들이 또 있다면 힘내달라고 써봅니다
부모님은 제가 기억이 나기 시작하는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도 열심히 싸우시는 분들이세요
이혼하는게 나을텐데 라는 생각이 수천수만번은 드는 가정입니다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는 기본이었구요... 육체, 정서적 학대가 남발하는 집이었어요
저는 유년기 시절부터 불안장애가 있었고
어린이, 청소년, 20대 중반까지
정신적으로는 해리성 기억장애, 가성치매, 우울증, 조증, 자해, 자살사고, 환각, 환청,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공황장애, 불면증 등이 있었습니다 전부 뒤늦게 병원가서 진단받은 병명들입니다
마음이 병들면 몸이 병든다고 자연스레 잔병치레가 잦아졌구요
육체적으로는 원추각막이라는 질병이 70%까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쉽게 설명하자면 산채로 눈이 괴사가 되는 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청소년 시기에 이 병은 진행이 멈췄습니다 의사분도 의사생활 10년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기적이라고 했어요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눈에는 절대 손대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시력 -8이 넘어가긴하지만 앞은 보이는 삶을 유지함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대학교는 후배의, 도움들을 받아 겨우 졸업했습니다.
지금부터 3년 전만해도 긍정적인 생각은 꿈에도 못꿨어요
20살이 되면 죽을 생각에 유서 써놓고 집을 항상 깔끔하게 청소하고 살았습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게끔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었어요
번번히 시도는 실패했는데 마지막으로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고 싶었어요
9살쯤부터 강아지에 대해 10년 정도 공부했습니다 행복한 가정이라는걸 가져보고 싶었거든요 미성년이니까 새가족을 강아지로 들이는게 현실적일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스무살 마지막이 되던 날 저는 늘 시도했던 실패보다 강아지를 데려왔어요
살려고 발버둥 치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강아지는 제게 새 삶을 줬어요 소중한게 무엇인지 깨닫게 해줬고 무기력에 빠져있던 저를 책임감이라는 무게로 일으켜세웠습니다
사람이 일어나게 되고 밖으로 산책을 나가게 되고 웃음을 줬어요
엄마가 우셨어요 강아지 데리고 와서 제가 사람이 됐다고... 강아지 덕분에 정신의학과 병원에 갈 생각과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3살에 처음 병원을 가게 됐어요
비용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많이 소요되는 검진이었습니다 심리적으로는 치료시기를 이미 놓쳤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호르몬이라도 정상적으로 바꿔보자고 해서 약을 먹기 시작했어요
3년간 큰변화는 없었어요 불면증에서 수면장애로 바뀌는 변화는 있었어요
그리고 26살 여름, 폭염경보에 도로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를 구조하게 됩니다
병원에 데려갔더니 이대로 두면 실명한다고 하더라구요 원추각막을 앓았던 제게 너무 크게 와닿았고 저는 이 고양이를 키워야겠다고 결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고양이를 데려오고 나서부터는 약이 잘 듣기 시작해서 서서히 좋아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한계치를 좀 넘어서 약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약을 줄이는걸 목표로 하고 계셨고 그간의 상담에서 고양이를 데리고 온 날로부터 제 증상들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이 기록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29세입니다 저는 자살사고가 멈춰서, 늘 가라앉고 무기력하고 우울하던 기분이 점점 사그라들고 있어서 너무 낯설어하고 있었습니다 거짓말처럼, 요즘은 '그냥 하면되지.' 라는 생각으로 긍정적인 마인드가 되어있어요.
여기까지가 저의 과거입니다.
현재는 수면장애 약을 먹고 30kg 살찌고, 4년제 사회복지학과 전공을 나오고 나서 다시 대학에 들어가 2년제 뷰티과 전공을 했습니다 지금은 미용기술로 돈을 벌고 있어요 그전에는 여기저기 온갖 아르바이트와 취업을 했었습니다 앞서 말했던 병들로 인해 잘리거나 일을 못하게 되는 상황들이 많았구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사회복지사로서는 일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중요한 청소년 시기에 기억장애와 앞이 잘 안보였으니 공부는 물론 뒷전이었구요. 저에게 한번도 공부하라는 소리를 학교 선생님들은 해보신 적이 없습니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건강만해라 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만큼, 공부를 못하기도 했고 어른이 된 후에도 지장을 줄만큼 힘들었습니다.
병들이 찾아오기 전에는, 날새가며 학업공부를 하고 하루 쉬는시간 없이 12시간씩 악기를 다루기도 했어요. 타의가 아닌 자의로 정말 열심히 했었습니다. 그런데 병들이 찾아오고 나서는 정말 쉽게 모든게 다 무너져버리더라구요.
다시 돌아와서, 저는 가족으로 얻은 병들을 동물들을 가족으로 들임으로써 조금씩 치료하게 됐습니다
꼭 동물이 아니라, 무엇이든 계기가 된다면 그게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지금도 옛날의 악몽을 꿉니다. 소리지르고 화내고 살려달라고 비명지르고 죽을테니 알아서 살라고. 나는 스물아홉인데 여전히 학교에 다니고 있고 나는 학생입니다. 학교폭력과 내 병으로 인해 학교에서 평범하게 다니지 못했던 시절의 미련인 것 같아요.
내 상처는 완전히 나을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시 딛고 일어서서 내가 내 앞가림 정도는 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늘의 나를 포기했다면, 내일의 나에게 다시 삶을 맡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저는 생각해요. 누구나 사연없는 사람없고, 사정없는 집은 없다고.
저보다 더 힘들고, 안좋은 상황인 분들도 계실거예요.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올거라는 희망으로 살아가는게 아니라, 내가 나이기 때문에 살고 있었으면 합니다.
저는 정신적으로 괜찮아진 지금, 못했던 공부를 다시 해보고 싶어서 하려합니다. 자신은 물론 없어요 못했던 그 시간들이 다시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래도 나한테 소중한 게 있고, 살아가고 싶어지는 절박함으로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해보려고해요.
혹시 힘들거나 이 글을 읽고 자신이 떠올라서 울고 계신 분들께.
너무 힘내줘서 고맙고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나는 그냥저냥 살고 있어요 ㅎㅎ 앞이 어떨지는 누구도 모르고 정답도 없습니다
남들이 어떻게 살아간다고 해서 그게 내 삶의 정답일 수도 없구요.
그저,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주시고 잘 다독여주세요.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그 누구도 돌아봐주지 않습니다.
자신을 위로하고 응원해주세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 말이었는데,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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