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 JTBC 사건반장 및 다른 뉴스 매체에서 여러차례 언급된 '필리핀 여자친구가 임신하자 잠적한 한국 남자' 관련 기사를 보고, 저의 지인이 겪고 있는 너무나 비슷한 사건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한쪽의 일방적인 잠적과 고스팅으로 고통받은 제 지인은 문제 해결을 위해 온갖 방법 수단을 동원해 당사자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사람을 본인이 마땅히 해결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 앞에 세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일이 너무 커져버려 단순히 회피하고 넘어가기에는 불가능해진 제 지인은, 이 모든 일을 홀로 감당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제 친구를 대신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는 정말로 도움이 필요합니다. 글이 조금 길어져도 양해 바랍니다.
현재 호주 시드니 에핑(Epping)에 거주하고 있는 20대 중반, 강원도 출신의 한국인 남성의 행동에 대해 여러분께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그는 주로 외국인 여성들을 만나 허황된 이야기로 회유하여 금전적인 지원을 받아낸 후 여성을 버리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로 자신의 불행을 강조하며 지원을 받아내는데, 본인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막대한 빚을 갚고 있으며, 한국에 있는 어머니와 두 조카를 돕기 위해 호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불쌍한 형이 있으며, 가족을 위해 얼마나 희생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등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그의 실체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합니다.
일본인인 제 친구는 이 남성을 호주에서 만나 교제하게 되었고, 그의 말을 믿고 거액의 돈을 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가 필요로 한 생활용품, 집세, 식비, 학비, 빚 상환, 심지어 그의 주식 투자 손실까지 모두 부담했다고 합니다.
그는 투자 손실을 메울 돈을 제 지인에게 요구하면서 '이곳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겠다', '죽고 싶다', '나는 이제 끝났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로 자살 혹은 그녀를 떠날 것임을 암시하며 협박을 하여 돈을 “빌렸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빌린 돈을 갚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이후 제 지인이 자발적으로 금전적인 지원을 한 것으로 몰아갔고, 결국 돌려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더구나 제 지인은 이 남성과 동거 중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빌린 돈은 물론, 둘 사이에 생긴 아이를 지원하겠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임신 중이었던 그녀는 어느 날 그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을 찾게 되었고, 병원 직원들이 가정폭력을 의심하여 신고하면서 경찰이 개입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 남자는 호주 경찰로부터 AVO(Apprehended Violence Order;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려지는 명령)를 받았으나, 이상하게도 그 외에는 별다른 제재나 형사처벌 없이 사건이 마무리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본인의 폭행이 행여나 더 큰 문제로 번질까 걱정했는지, 그녀가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달려왔다고 합니다. 가해자가 안정된 신분이 아닌 점(학생비자) 때문에 체류 자격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매년 1-2회 아이를 만나러 가겠다', '영상 통화도 하고 돈도 지불하겠다'는 등의 거짓 약속으로 그녀를 달래고 설득하여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회유하였다고 합니다. 덧붙여서 임신 중인 그녀가 호주에서 안정된 신분으로 체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호주를 떠나 일본으로 돌아갈 것을 종용했다고 합니다.
지인은 그의 말을 믿고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그 남성은 바로 태도를 바꾸면서 그녀에게 '출산 후 친자 검사를 받아라', '나는 그 나라로 가서 검사를 받지 않겠다', '너가 소송을 걸고 법원에서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검사를 받지 않겠다'며 '소송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합니다.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대하며, 이미 그에게 모든 돈을 퍼주고 남은 것이 없는 그녀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그 남성은 이렇게 해서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고 합니다.
학생 비자로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에핑역 앞 카페와 담배 가게에서 합법적으로 근무 가능한 시간을 초과하여 일하고 있으며, 그의 친지는 역 주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고 태어날 아이에 대한 지원 등 책임을 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그녀가 일본으로 돌아간 지 불과 몇 주 만에 필리핀 국적의 여자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제 친구와 함께 살던 호주 에핑의 집에서 그 둘은 동거를 시작했으며, 그 집에 남아 있던 제 지인의 물건들을 팔려고 내놓았다고 합니다.)
제 지인은 일본에 의지할 가족이 없습니다. 배가 불러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정부 지원으로 겨우 지내고 있으며, 이 지원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만삭의 몸으로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극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빌린 돈조차 갚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는 태어날 본인의 아이에게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하며, 장래에도 일절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 후 연락을 무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또한 모든 SNS에서 그녀를 차단하였고, 직접 연락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고통받고 있는 제 지인의 상황과는 달리, 그는 체류 비자를 연장하여 호주에 남아 새로 만나는 여성과 그곳에서의 삶을 즐기려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지금 제 지인이 호주에 없는 점을 이용하여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출산이 이제 고작 한 달 남짓 남아 만삭인 제 지인은 정말 막막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여러분의 도움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뉴스에 나왔던 '필리핀 여자친구 임신하자 잠적한 한국 남자' 이야기도 주변 도움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공론화가 되고 나서야 사라졌던 당사자가 나타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디에다가 호소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 하는 제 지인에게도, 그런 기적과도 같은 일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에 이곳에 긴 글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이 어딘가에 닿아, 어떻게든 곧 태어날 아이를 직접 책임지고 키울 제 지인과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되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재주도 없고 번역 옮겨 쓰느라 읽기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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