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종종 고민이 있을 때마다 판에 들리곤 하는 20대 중반 여성이에요. 판에는 처음 글을 올려봐서 양식에 맞지 않거나 암묵적 규칙에 따르지 않았다면 지적 부탁드려요.
저는 객관적으로 봤을 땐 중산층 집안의 외동딸입니다. 아버지께서 연봉이 높으시고 저한테 그만큼 지원을 아끼지 않으세요. 저도 그 점에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고요. 하지만 사실은 저희 가정은 한부모 가정(제가 태어나자마자 이혼)에 아버지께선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셨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부터 자주 술에 거하게 취해 오시면 주정 부리시기 일쑤셨고 고등학생 때부턴 술에 취하시면 저한테 쌍욕을 거나하게 하셨습니다. 아버지께 안 들어본 욕이 없는 것 같아요. 아버지가 술 드시면 이성을 놓으시고 욕과 폭언을 하시는데 이 일로 형제와도 관계가 끊겼습니다. 아버지의 폭언으로요. 나중에 작은 아버지께 이야기를 들었는데 제가 정이 떨어질 정도의 폭언이었습니다...
작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끊어진 후 좋아지실 줄 알았어요. 반성하시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그런 기색은 하나도 없으시고 또 술을 드신 뒤 저한테 온갖 폭언을 하시고 저도 맞대응하며 집도 나가고 해봤습니다. 할머니께서 중재해주셔서 어찌어찌 지내고 있었는데, 온갖 폭언 (ㅆ발ㄴ, ㄱㅅㄲ, ㅂㅅ...)을 들은 것이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최근까지도 아버지께서 술을 드시고 폭언을 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꽤 자주요. 아버지로 인해 친했던 작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끊어진 것도 모자라 그 뒤로도 술을 드시고 저에게 폭언을 하시는 모습을 보며, 이젠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버지께서 최근 두달동안 신경질을 많이 내셨어요. 둘이 간 여행에서도 하루종일 틱틱대셨고, 퇴근 후엔 직장에서 뭐가 안 풀리셨는지 저에게 화풀이를 하셨습니다. 그러다 한달 전, 제가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는다는 이유로 제가 이해 불가능할 정도로 화를 내셔서 싸움이 났습니다. 저는 그동안 틱틱대지고 화내시던 아버지가, 정말 솔직한 심정으론 질려서, 다 필요없다 ㅅ발 이라고 쌍욕을 했고 그 뒤로 몸 싸움이 났습니다. 당일 저녁에 제가 사과하러 가니 어떻게 자식이 부모한테 쌍욕을 하냐며 울분에 차 계시길래, 그건 죄송하지만 저는 여태껏 아버지께 쌍욕을 들어왔고 화날 때 술병을 잡고 무릎을 꿇으라는 둥 저를 태우고 난폭 운전을 하는 둥 저에게 잘못된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하던 아버지께 배워왔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이 이후로 대화는 중단됐고요.
그러곤 제가 문자로 사과한 뒤, 일주일 동안 말을 하지 않다 공유기 이슈로 말문을 트었는데, 그 뒤로 아버지의 태도가 들쭉날쭉함을 느꼈습니다. 어느 날은 우리 딸, 하시다가도 어느 날은 벽을 보고 대화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저를 무시했습니다. 저는 그래도 아버지니까 계속 말 걸고 이것저것 챙겨드리고 노력했습니다. 근데 오늘 대화하다 둘이 또 감정 싸움을 했는데, 아버지께서는 그날 제가 쌍욕한 게 안 잊혀지고 분하다고 하시더군요. 어떻게 자식이 부모에게 쌍욕을 하냐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말을 듣고 저도 핀트가 나가버렸습니다. 여태껏 저는 쌍욕 들어와놓고도 관계 유지를 위해 다 덮어놓고 웃으며 지내왔다고 그 쉬운 걸 못하냐고... 그랬더니 부모는 자식에게 욕해도 되지만 그 반대는 안 된다고 하셔서 대화를 중단했습니다. 저는 아버지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했는데 이젠 포기하겠다는 말과 함께요.
제목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이렇게 말씀드린 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원 받은 것이 많은 게 사실이고, 그런 주제에 쌍욕을 하는 패륜아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예전처럼 아버지와 가깝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여태껏 들은 폭언과 폭력 (직접적으로 맞은 적은 없지만)에 지쳤고 아버지 기분에 맞춰드리는 것도 힘이 듭니다. 그럼에도 저는 대학을 넘어 대학원까지 책임져주시려고 하시고 같이 여행을 가거나 시간을 보내는 등 저와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하신 아버지께 큰 상처를 드린 것 같아 후회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화 중단 후 죄송하다 말씀드리려 했는데, 오늘은 더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아버지의 선언에 돌아왔습니다. 여태껏 피상적으로나마 잘 유지되던 부녀 관계를 제 손으로 끊어낸 것 같아 후회스럽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 아버지를 이제는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거나 충고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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