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여리고 착한 분이었습니다. 저희 아버지에게 쌓인거 많고 쓴뿌리 생기더니 히스테리 성격으로 발전하면서 갱년기 이후로 제가 알던 어머니가 아닌,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상태로 정말 괴상해진 분이 되었습니다. 감정 폭발 수시로 하고 입 열면 부정적 말들로 가족을 매우 불행하게 했었습니다.
집안 살림 제대로 안 하시고 귀신 나올 것처럼 해놓고 물건도 못 버리는 어머니에 대해 포기했었습니다. 어머니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상담도 많이 다녔고 아버지에 대한 비난이나 분노를 심어주니 저도 아버지를 매우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드신 어머니이고 저도 나이가 들었는데, 지방에 계신 외할머니가 아프셔서 어머니가 같이 살며 병간호를 하시는데 어쩌다 통화하면 본인 어디 아프신 것 늘어놓음과 세상에서 본인이 가장 불행한 사람인듯 언행하시는 것 반복이었습니다. 저런 내면 상태 유지하며 사시니 인상이 밝았던 젊었을때와 달리 심술과 뭔가 뒤틀린 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상담가에게 가봤자 본인 연민만 깊어지시고 안 바뀌는 분임을 알고 저도 포기하고 거리두고 살았는데,
지금 가장 제가 견디기 힘든 것은 전에 없던 쌍욕을 하는 어머니입니다. 추석 맞아 내려갔더니 화장도 안 지우고 주무신다해서 왜 화장 안 지우고 자냐고 했더니 갑자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과 대못을 박는 말을 딸인 제게 퍼부었습니다. 어릴 적 제게 교양이나 사랑의 대명사였던 어머니의 모습은 포기했더라도, 쌍욕까지 하는 분은 아니었습니다.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엄마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면 니가 그렇다! 니가! 하면서 도리어 가스라이팅하는 화법으로 자식 할말 잃게 만드는 모습도 일상화되어있었고 남들 앞에 본인이 비정상적으로 말하는 걸 스스로 못 깨달을 정도입니다. 물론 본인도 늙고 몸이 좋지 않은데 외할머니 병간호하느라 심신이 지치고 짜증이 가득 차 계시지만(그 모습을 보는 저도 연민 반복), 갱년기 후로 워낙 까탈스럽고 예민한 분이 되어 주변인들을 미치게 하니 가족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엄마를 멀리하게 되었거든요. (통화하다가 조금만 건드려지시면 소리 꽥 지름 )
본인의 공허한 내면 풀려고 불필요한 쇼핑을 하는 모습도 종종 있으신데 이번에 가니 제가 요청하지 않은 옷, 그것도 심지어 나이들어 기억력 없으니 정확히 똑같은 옷을 또 사서 떠안기며 입어보라하길래 제가 왜 돈도 없다면서 자꾸 이런 것을 사냐고 짜증을 내자 고마워할줄도 모르는 것 같으니라고! 내가 니 인생에 다시는 옷 사주나봐라!! 이러면서 옷을 확 내팽겨쳐버립니다. 다시는 내게 어~떤! 도움도 받을 생각하지 마라!! 나이 몇이 되어가지고 어쩌고 등등 공격성 막말을 죽 합니다. (서울 저희 집엔 어머니가 옷을 버리지도 않고 너무 많이 사놓아서 정신병 올거 같다고 생각되는 안방이 있습니다)
대체 저런 비슷한 어머니 겪어보신 분 있으실까요? 너무 힘듭니다. 막말이나 폭언의 수위가 심해지셨고 다툼이 나면 우리 어머니가 저리 비열한 사람이기까지 했나? 싶을 정도로 저의 약점이나 상처가 될만한 부분까지 막 갖다가 뜬금포 긁어대시는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기가 차고 코가 차서 어머니를 만나고나면 절연하고 싶다는 결심이 올라올 정도로 피폐해집니다. 그런데 나이든, 근육 다 빠져서 한없이 약해진 어머니 모습 보면 너무 짠한 연민도 동시에 올라옵니다. 좀 더 어릴 땐 제게 없던 감정이었습니다.
너무 힘든데, 누굴 붙잡고 쉽게 하소연할수가 없는 얘기이니 더 힘듭니다.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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