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도 아들이 최곤가봅니다

공지사항 24.09.26
음슴체 양해부탁드려요

고3 여자임.. 난 집에선 화나는 일이 생기면 말을 안 함. 부모님이 뭘 물어도 묵묵부답. 말로 해결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겠지만 말로 해결이 전혀 안 되어서 그냥 말을 안 하는게 나을 것 같아 그렇게 하고 있음. 오늘 일 땜에 너무 화나는데 최근 일 먼저 얘기하겠음

1. 친구들 하고 놀고 있는데 밤 9시 전까지 들어오라고 압박. 엇나간 적도… 9시까지 들어오라 한 적도 한 번도 없는데 갑자기 그럼. 결국 친구들 다 내 눈치보고 헤어짐. 버스 탔다고하니 버정까지 데리러옴. 그 때 시간 10시. 원래 독서실 갔다가 집 가면 12시 넘는데 한 번도 독서실 앞으로 데리러 온 적 없음

2. 나보다 키 큰 2살차이 남동생이 있음. 명절 때 남은 불고기 한 접시 있어서 엄마가 나눠먹으라고 줬는데 갑자기 동생이 방에서 혼자 먹겠다함. 엄마가 알겠다하고 다른 접시 가져와서 2/3을 덜어줌. 나도 고기 좋아한다고 하니 동생은 밥을 더 많이 먹지 않냐함. 결국 먹다가 불고기 모자라서 마지막엔 맨밥만 퍼먹음. 동생은 밥에 불고기 넉넉하게 비벼먹음.

위 두 사건 땜에 3일 정도를 말 안 한거 같음. 엄마는 허구한 날 삐지냐고 화내지만 난 그냥 나 혼자 삼키는게 더 편함. 아까도 말 했듯이 말로 하면 그게 뭐 기분 나쁜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날 이상한 애로 몰아감

오늘 동생이 배 아파서 병원에 갔다옴. 자극적인거 먹지 말라그래서 죽을 먹는데 집에 조미김이 한통 남아있었음. 동생은 씻고 있고 엄마아빠 나는 밥 먹을 준비를 마쳐서 내가 먼저 김을 뜯어서 밥이랑 2장 먹었음. 동생이 나오더니 나도 김 줘 하면서 먹고 있던 김 통째로 가져감ㅋㅋ 진짜 확 짜증나서 같이 먹어야지~ 하고 다시 가져왔는데 앞에서 보던 아빠가 “어후 저거 엄마랑 똑같다..ㅋㅋ” 하길래 무시하고 김 몇장 남았는지 세는데 아빠가 자꾸 동생 다 주라는 식으로 말하길래 너무너무 화나서 니 다 먹어라 하고 던져줬더니 아빠가 “결국은 줄거면서~ㅋㅋ” 하.. 난 맨밥만 푹푹 떠먹고 일어났음. 뭐 같이 먹어도 항상 동생이 나보다 밥 먹는 속도가 빨라서 더 많이 먹는데 진짜 왜 저러는지 모르겠음. 난 밥 남아있고 동생은 밥 다 먹어도 반찬 야금야금 주워먹어서 난 맨밥만 먹은 적도 많음ㅋㅋ

우리 부모님은 늘 공평하게! 똑같이!를 입에 달고 사셨음. 빵 같은걸 먹을 때도 내가 자르고 동생이 먼저 고르기도 하고 자 들고 센티미터 재서 잘라먹은 적도 많음. 초등학생때까지만 해도 내가 더 많이 먹었는데 동생이 남기더라도 늘 똑같이 나눠 먹었음. 그렇게 말하던 사람이 갑자기 동생이 나보다 커지기 시작하자 우리집에 공평하게가 없어졌음.

늘 나는 양보만 하고 살았음. 부모님이 집에 안 계실때도 늘 엄마는 나한테 전화해서 동생 밥 차려서 먹여라 하셨고 먹고나서 설거지도 오로지 내 몫이었음. 동생 밥? 차려줄 수 있지. 근데 동생 17살임. 혼자 못 해?ㅋㅋ 밥 먹을래 물어보니 안 먹는다길래 냅뒀더니 엄마가 다녀와서 하는 말이 동생 밥 안 먹이고 뭐했냐고 함ㅋㅋ.. 설겆이도 안 했냐고 뭐라하고.. 쟤는 손이 없냐고 쟤는 왜 안 시키냐고 뭐라하면 쟤는 잘 못하잖아 라고 하고 어물쩡 넘김ㅋㅋ

치킨 시켜먹을 때도 닭다리랑 날개 남아있으면 엄마는 닭다리 동생한테 양보해라 하고.. 결국 늘 닭다리 양보해줬음. 엄만 내가 날개 젤 좋아하는 줄 앎.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 사와서 혼자 방에서 먹고있으면 엄마아빠는 그걸 혼자 먹고 있냐 나와서 동생이랑 먹을래? 물어보고 다 같이 나눠먹을 생각을 해야지 쥐새끼처럼 조용히 먹고 있냐며 잔소리하고 동생은 자기 방에서 게임하면서 과자를 2봉지를 먹든 3봉지를 먹든 나눠먹으란 소리 한번도 안 함.

집 앞에서 우연히 동생을 만나서 같이 들어가면 나한텐 수고했다 밥 먹을래?가 끝이고 동생은 수고했다 밥은? 오늘 학교에서 별 일 없었고? 뭐 배웠어 오늘은? 힘들지ㅜ 그래~ 언능 씻고 와. 씻고와서 얘기하자~ 하고..ㅋㅋ 질문 갯수랑 말투에서부터 눈치를 챘지만 아닐거야 아닐거야.. 생각했는데 오늘 일로 확신을 함. 엄마의 평생 짝사랑은 아들이라던데 맞는 말인듯. 아빠도 똑같음.

늘 나는 친구들하고 놀고 집에 오는 길에 케이크나 빵이나.. 사가서 다 같이 나눠먹고 동생 입에도 쏙 넣어주고 하는게 행복했는데 다 부질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듦. 이번 일로 동생은 늘 나한테 양보만 받아서 나눠먹을 줄 모르는 바보였고 엄마아빠는 성장판 닫힌 동생 더 커야한다며.. 그리고 동생이니까 더 오구오구 해주는… 그런 사람이었지를 다시 깨달았음

대학 다 집 앞에 썼는데.. 하 수능공부 열심히해서 대학가서 알바하고 혼자 나가서 살고싶음. 자취 절대 안 된다고 함ㅋㅋ 아무도 내 편은 없어서 강아지 얘기 꺼냈다가 호되게 잔소리 듣고 아빠 본인 말 끊으면 소리지르고 잔소리하고 난리 나면서 내가 얘기하면 늘 말 끊음.. 내로남불.. 나 한 번도 내 얘기 끝까지 말 한 적 없음. 말 끊는건 이해한다고 쳐도 내 말이 끊겼는데 아무도 내 다음 얘길 궁금해하지 않음. 동생이 말 끊고 본인 얘길 하면 전부 동생한테 달려감ㅋㅋㅋ 어릴때부터 아팠던 애도 아니고 아픈 손가락? 뭐 그런거 아님ㅋ 난 엄마아빠한테 큰 걸 바라는게 아닌데. 그냥 나한테 관심 조금이라도 더 주고 내 말 끝까지 들어주길 바라는건데 그게 엄마아빤 힘든가봄.. 에휴 맨날 공부해라 방 치워라 잔소리.. 동생한텐 잔소리 하나도 안 하고 다 엄마아빠가 해줌. 상 차리는 거 도우는 것도 내가 다 하고 동생은 다 차려놓으면 왕마냥 등장함ㅋㅋ 내가 동생 좀 시키면 냅두라하고ㅋ 빨래도 본인 거 본인이 개는건데 동생 게임한다고 안 나오면 다 엄마아빠가 해줌. 난 무조건 나오라고.. 공부를 하고 있든 뭘 하든 나와서 난 내가 내꺼 개야함. 어떨 땐 동생것도 좀 개줘라~ 함ㅋㅋ 안 해주면 속 좁은 ㄴ 되는거임. 동생이 명절때랑 용돈 매달 받는거 모았다고 에어팟 산다~ 하니 엄마가 그러라하고 나도 살래! 했더니 넌 왜 사냐며 동생만 사라며 정색하고 뭐라함..

이게 차별이 아니면 뭐임..? 난 관심 받을려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전교 20등 안에 들어갈려고 그렇게 노력을 해서 이뤄도 별 말 안 하고 동생은 시험 20점 30점 받아도 상점 1점, 2점 받아올 때마다 거의 축제 분위기임ㅋㅋㅋ 아직까지도 아들이 최고인가봄
나 빨리 이 집을 나와서 나 혼자 치킨 한마리, 나 혼자 엽떡 한 통 다 먹어보는게 소원임.. 지금이라도 알바하면서 돈 모으고 싶다ㅜ 하
나 어떡해. 가족한테 정이 확 떨어졌는데..ㅋㅋ 동생한테 더 챙겨주더라도 내가 모르게 하던가. 남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동생이랑 사이좋았는데 다시 돌아가긴 힘들거 같음.. 담달에 사촌 결혼식도 있고 가족행사 많은데 어쩌지.. 하

구구절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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