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남친이랑 더글로리 보다가 화남..

공지사항 24.10.20
남자친구랑 바다보면서 힐링하려고 송도로 여행갔단 말이야
1박 2일이라서 저녁먹고 카페에서 케이블카 전망보면서 쉬다가 예약한 방으로 돌아왔지
사온 술이랑 안주 먹으면서 티비로 볼 거 없나 찾아보다가 생각해보니
나랑 남친 둘 다 넷플릭스 아이디가 없어서 더 글로리를 본 적이 없던거임!
그래서 이거 재밌다던데 한 번 같이 보자했는데
남친은 표정이 좋진 않더라구..
그래도 졸라서 결국 같이 보게 됨

그러다가 고데기로 팔 지지는 장면에서 난 도저히 못보겠어서 계속 으.. 하면서 고개 돌렸는데 남친은 아무소리도 안내고 눈도 안 뗀 채로 계속 보는거야
그래서 생각보다 덤덤하넹? 하고 같이 보다가 문제의 장면이 나옴..
고딩 문동은이 옥상에서 뛰어 내리려다가 결국 못 뛰어내리는데 하늘에서 내린 눈으로 화상자국들에 막 비비는 장면이 나온거야
그 때 남친이 처음으로 으.. 하면서 얼굴을 찡그리더라고..
그러다 문동은이 화상상처들에 눈을 더 묻히려고 옷을 하나씩 벗는데 난 사실 조금 민망하더라고..
그래서 남친도 민망하려나? 싶어서 슬쩍 봤는데
남친이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면서 우는거야..
진짜 아무 소리도 안내고 눈물만 뚝뚝 떨구면서 시선은 화면에 고정 되있는데.. 그런 모습 처음 봐가지고 엄청 당황했음..

그 편 끝나고 남친한테 조심스럽게 물어봤더니
남친이 잠깐 고민하더니 자기 옷 벗으면서 팔뚝을 보여주는데 담배빵같은 흉터가 여러 개 나있는거야

자초지종을 들어보니까 학교폭력은 아니고
엄마가 자기 초등학교때 말 안 들으면 손 들고 있으라고 한 다음에 팔에 양초같은 무언가를 지졌대(뭔지는 자기도 아직까지 모르겠대) 그러고 소리 낼 때마다 벌 서는 시간이 늘어났다는거야
그러면서 듣는데 진짜 쇼크먹을 뻔했어
수건으로 목 조르면서 죽으라고 소리질러서 기절한것도 많고
무서워서 집 밖으로 도망가니까 잡아서 다신 못 도망가게 줄로 목을 묶고는 동네를 하루종일 끌고 다녔대
대__가 부러질 정도로 맞고 머리랑 팔은 항상 혹과 피멍 투성이라 여름에 반 팔을 입고 등교를 한 적이 없다는거야
식칼로 협박당한 적도 많고
엄마가 화날 때마다 교복이랑 교과서 찢어버려서 학교에서 벌 선 적도 많고
3일에 한 번꼴은 집에 들어가기 무서워서 밖에서 노숙을 했다는데
더 소름인건 이게 초등학교1학년부터 중학교때까지 이어졌대
그래서 버티다가 버티다가 이렇게 살다가는 평생 살아갈 자신이 없어졌고, 자신의 대한 엄마의 기대가 사라지면 끝날거 같다는 생각에 고등학교를 자퇴하게 되었고 그 뒤로 결국 폭력은 멈췄다고 하더라고
이 말을 해주는 내내 남친은 울지도 않았고 감정이 격앙되지도 않고 진짜 무덤덤하게 말해주는데
나만 앞에서 엄청 울었지..
정말 아이러니한건 남친이 엄마랑 통화할 때는 진짜 사이 좋아보였는데 저런 유넌시절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저 얘기 한 뒤로 내가 괜히 울적해지고 속이 엄청 답답해서 화가 나있으니까 남친이 괜한 얘기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차라리 몰랐어야했는데..
아무런 위로의 말을 해줄 수가 없었어..
도대체 뭐라고 해야 위로가 될까..
진짜 이 글 쓰는 동안에도 계속 눈물난다..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좋은거지?
주변에 말도 못하겠고.. 너무 답답해..
머라도 나쁘고 글재주도 없어서 미안해..
혹시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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