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데스크 직원으로 근무중입니다.
그리 큰 학원이 아니라 학생 수도 많지 않고
선생님도 넷뿐이에요.
사건의 발단은 부원장님의 실수였습니다.
같은 날, 동시에 학생 2명이 수강료 결제를 하러
데스크로 왔고, 마침 저는 식사시간이였어서
부원장님이 대신 결제를 하셨나봐요.
아이들이 카드를 두개 동시에 두고 자습하러 가서 헷갈리셨는지,
수강료 각각 결제하고,
한 친구가 13,000원 짜리 교재비 미납분이 있었는데
A라는 학생 교재비를, 실수로 B라는 학생의 부모님 카드로 결제해버린거죠. 그렇게 지나가버리고 학원 내에서는 아무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몇일 후 B학생 친구도 교재비 19,000원이 생겨서
교재비 미납분이 몇일 지나면 보호자 핸드폰으로 미납 알림 문자가 가요. B학생 어머님은 이미 며칠 전에 수강료 포함해서 교재비 13,000원까지 결제한 사실을 인지하고 계셨는데, 또 다시 19,000원짜리 미납알림문자가 오니 전화를 하신거에요.
이야기 듣고 확인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린 후 전화를 끊은 후,
부원장님이 그때 출타해 계셔서 전화드리며
이것저것 결제 내역 다 확인하고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부원장님이 학원에 들어오시면 전화하셔서 직접 죄송하다고 전화하실테니까, 먼저 제가 전화해서 상황설명 해드리라고 말씀하셔서
일단 제가 전화를 드려, 재차 죄송하다고 이러이러해서
부원장님이 이때 실수를 하신것같다 너무 죄송하다.
하고 사과를 거듭드렸어요.
중간에 학생 어머님이
"그럼 제가 전화 안 했음 계속 몰랐던거네요?"
"네.. 너무 죄송합니다.ㅠㅠ"
(정적 4초)
"알겠어요"
이렇게 하고 상황정리하고 끊었는데
이 어머님이 평소에도 말투가 좀 무서우시고
좀 딱딱하셔서.. 제가 통화할 일 있을때마다 좀 무서워했거든요ㅜ
근데 하필 이런일이 저분한테 생겨서 안그래도 제가 덜덜 떨었습니다 ㅠㅠㅠ
그러고 수학쌤(남자40대)이 무슨 일이냐고 물으셔서 자초지종 설명햇거든요.
근데 수학쌤도 그 어머님이랑 상담 전화 많이 해보셔서 그뷴 스타일 어떤지 알아요.
암튼 그런상황인데, 제가 약간 MBTI덕후라
"아 ㅠ 하필 T한테... 이런실수를 ㅠ"
이런말을 했어요.
그어머님이 T이신건 자녀 학생이 얘기한적이 있어서 알고 있어요.
(애들이랑 MBTI 얘기 많이해요)
그리고 수학쌤도 T시거든요?
근데 수학쌤이
"T가 뭔데요?" 이러시길래
"선생님이요. 약간 이런거에 짤없는 분들...ㅎ"
그랬더니 엄청 공감하시면서
자기도 이런거 못참는다고 막 그러시면서
자기였으면 마음에 계속 담아둔다 그러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만약 사과 및 보상의 의미로
뭔가 해주지 않으면(예를 들어 교재비 무상 등..)
기분 계속 나빠할것 같다.. 이런 뉘앙스로 말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대가리 꽃밭(ENFP)으로서...
진짜ㅠㅜ 그 얘기를 듣는데 너무 숨이 막힌거에요.
솔직히... 저같으면 그냥 해결되면 그만이거든요 ㅠㅠ?
전화해서 확인했고, 해결도 되었고, 무엇보다 사과를 '재차' 받았잖아요... 그럼 전 그냥 넘어갈 것 같고..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잖아요.. 아무튼 전 좀 그런 편인데..
수학쌤 얘기를 듣는데..
주변에 T가 많은건 아니지만..
내가 T들이랑 잘지내는게 가능할까..?
진심 무섭다 ...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학원인 저희가 잘못했고
부원장님이 직접 전화 다시 하셔서 사과하시고,
대신 원래 교재비 안받은걸로 알아요..
아무튼 그런데 그냥 그 말들이 너무... 숨막히더라고요...
제가 너무 F인가요..
저 원래 T분들 좋아했거든요
일할때는 제일 정상들이어서..
T분들은 다 그런 마음이신거죠..?
저도 진짜 덜렁거리는데 전 그분들한테 미움만 받을것 같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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