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봉 미혼 여성

공지사항 24.12.28


41세. 미혼. 학원 강사.
결혼 계획 없고 친구도 가족도 연락 끊고 산지 오래.

가면을 잘 써서 학생들 앞에서는 개그맨이 된다.
학생 수만큼 돈을 받는다.
정말 운이 좋아서 학생 수는 많다.
지난 달에는 1400을 받았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학생이 줄어들면 수입도 줄어든다
적으면 700대까지 내려간다.

언제라도 아이들은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매일 매일 스트레스를 받는다.
불안하다.
주변에서는 나를 돈 많이 버는 사람으로만 인식한다.

돈을 적게 받으면 나는 뭐가 될까.

학생이 그만두지 않도록 학생, 학부모 비위를 맞춘다.
돈 많이 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사람들.
배부른 소리 한다는 사람들.


하지만 내가 없다.
명품도 사보고 외제차도 사보고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결국 얻은 건 우울증. 불안.

학원에서는 전혀 모른다. 가면을 쓰니까.
늘 행복하고 밝은 긍적적인 선생님.
아이들이 너무 잘 따르고 좋아한다.

이젠 그만 웃고싶다.

그만두고 싶지만 불안하다. 나도 이미 이 돈에 절여져서 적은 돈을 받고 일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할 줄 아는 것도 없다.

돈을 벌고 있는데도 뭘 해 먹고 살아야 하나 걱정. 불안.

카드값은 500 이상이 나온다.
돈을 잘 모으지도 못한다.

쉽게 번 돈 쉽게 쓴다.
돈이라도 써야 살아있는 기분.

주 3-5일만 수업이 있고 쉬는 날도 꽤 된다.
전에는 여행도 다니고 이게 자유다 싶었지만
불규칙적인 삶.

방학 때는 주 7일 내내 수업한다.

쉬는 날에는 집에서 잠만 잔다.
미래 걱정 뿐이다.
수업 전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수업을 망칠까봐 계속 준비한다.
매일 수업을 망치는 꿈을 꾼다.
강박.
능력있는 선생님으로 보이고 싶다.

이 또한 가면.

그만둘 수 없는 현실.
그냥 조용히 사라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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