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얘기 좀 들어주시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공지사항 25.01.02
안녕하세요. 다들 새해는 잘 보내셨나요
저한테는 늘 마음 한 켠에 말 못 할 고민이 있어요.
어디 말할 곳도 없고 답답해서 용기내어 여기에 처음 글 써봅니다.
제가 글솜씨가 좋은 편이 아니라 두서없는 글이 될 수도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긴 글이 될 것 같은데 시간 되시면 제 이야기 들어주시고 조언 꼭 부탁드립니다.

해가 바뀌어 저는 이제 23살, 1년차 대기업 인턴입니다. 오랜 저의 꿈을 이루어 꿈의 직장에 다니고 있어요.
제 가족은 엄마 아빠 저 여동생 인데요
제가 19살 때 아빠가 바람을 피워서 가정이 파탄난지 꽤 됐습니다.
올해로 4년 째네요.저는 우리 가족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가족인 줄 알았어요.
아빠가 정말 자상했거든요. 저와 여동생한테는 늘 든든하고 자랑스러운 아빠였습니다. 아빠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어쨌든 엄마가 울면서 부탁해서 제가 아빠의 외도 증거 수집을 했습니다.
(그 날의 제 감정은 잊을 수가 없네요)

외도가 분명했지만, 아빠는 인정하지 않았고
엄마랑 아빠, 상간녀랑 삼자대면까지 했는데 둘 다 너무 뻔뻔하게 나오더군요…

그 동안 엄마 아빠는 미치도록 죽을듯이 싸웠습니다.
저랑 제 동생 앞에서도 스스럼없이 그냥 미친듯이 싸우셨어요.

결과적으로는 아직 두 분 이혼 안했습니다.
남보다 못한 사이로 살고 있어요.싸울 대로 싸워서 지금은 엄마 아빠 둘 다 연락 안 하는 상태이고
아빠는 지금도 상간녀 만나고 있을 거예요.
아마 같이 살림을 차렸지 않을까 싶네요
엄마는 포기한 상태입니다.

아 저희 가족은 네 명 다 뿔뿔이 흩어 살아요

아빠는 옛날부터 회사를 본가랑 조금 떨어진 곳으로 발령 받아서 주기적으로 매 해 마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통근이 힘들어져 회사 근처에 자취방을 구해 따로 살기 시작했어요.
(이게 외도의 원인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엄마는 본가에서 직장 다니시고
저는 서울에서 직장 다니고, 동생도 서울에서 대학 다니고 있습니다.저와 동생은 아빠한테 직접 외도에 관한 얘기를 잘 못 했던 것 같아요.
간절한 엄마의 부탁으로 용기내어 아빠한테 울면서 화도 내봤고 부탁도 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나는 잘못한 게 없다 였고 나아지는 건 없었습니다.

아빠한테 직접 이런 얘기 하는 게 정말 쉽지 않더라구요.
대체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아빠의 변한 모습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엄마가 많이 서운해하시더라구요.
지금은 저도 사회생활을 겪다보니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문제는… 엄마가 저희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깁니다.

압니다. 엄마가 아빠의 외도를 겪고 어떻게 제정신으로 살아가겠어요.

처음에는 엄마가 저한테 하소연하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고 해서 어쩌겠어 나라도 들어줘야지 했는데

이걸 4년 동안 들으니 정말 미칠 것 같습니다.
저도 정신병 걸릴 것 같아요.

엄마도 아빠도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더라구요.
엄마는 우울증, 공황장애 때문에 정신과 약도 복용했었고 지금도 우울증 겪고 있을거예요 병원엔 가기 싫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엄마는 늘 예민했어요.
이전에는 아빠가 중재를 해줬었는데,
이제는 중재해줄 사람이 없으니 저희가 더 미칠 노릇입니다.

별 것도 아닌 일인데 미친듯이 짜증을 내고
짜증이 나면 또 아빠 생각이 나서 아빠 얘기를 또 하고
아빠 얘기를 그냥 하나요, 쌍욕 섞어서 스스럼없이
저한테 다 얘기합니다.

이걸 4년 째 듣고 있네요.
그만하라고 들어주는 나도 힘들다고 말 한 적도 많습니다.
나아지는 건 없습니다.

아무튼 엄마가 혼자 있어서 더 힘들어 하니
취미 생활도 하고 친구도 좀 만들어서 놀러 다니면 좋겠는데

엄마는 전혀 그럴 의지가 없습니다.
제가 몇 번을 권유해도 절대 하지 않아요.

그러면서 믿을 건 저희 뿐이다, 외롭다, 심심하다…
오로지 저한테 기대니까 저도 힘듭니다.

전 이제 23살이에요. 저는 아직 친구들이랑 노는 게 더 재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마를 등한시 한 적은 절대 없어요.
엄마 데리고 해외 여행 국내 여행 정말 많이 다녀왔고
엄마 얘기도 많이 들어줬고
엄마한테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습니다.

단, 남자친구 문제만 빼구요.
저한테 햇수로 3년 된 남자친구가 있어요.
남자친구가 학벌이 안 좋다는 이유로 엄마가 엄청 싫어해요
예전부터 이 문제 때문에 엄청 싸웠어요.
며칠 전에도 이걸로 싸워서 일주일 째 연락 안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헤어지라고 엄청 난리인데
제가 헤어질 생각이 없으니 남자친구한테 직접 연락해서 헤어지라고 말하고 싶나 봐요.
계속 제 뒤를 캐서 남친 전화번호를 알아내려고 전전긍긍 하고 있더라구요.

남자친구랑 저번에 잠깐 헤어지고 제가 잡아서 다시 만난 적이 있는데, 엄마가 어떻게 알아낸건지 그걸 알고 있더라구요.
이번에 싸울 때 얘기하길래, 뭘 그렇게 잘 아냐고 했더니
내가 니 스토커라고 하시더라구요이 말에 핀트 나가서
엄마 너무 소름끼치고 진심으로 엄마가 싫다고 하고 끊었어요.

그 뒤로 연락 안 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쓰이긴 하는데 연락 안하니 솔직히 너무 편해요. 평소엔 매일 빠짐없이 전화와서 넋두리 들어주거든요.

반대하는 엄마의 마음도 이해가 가요.
아빠 일도 그렇고 제가 더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겠죠

그런데 저는 이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전화번호를 알아낼 생각을 하는 엄마가 너무 어리숙해보이고 화가 납니다.

엄마랑 싸울 때 마다 항상 제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는데,
이제는 그러기가 싫습니다.
저도 지칠대로 지친 것 같아요이 내용 말고도 머리 아픈 일이 정말 많은데,
다 쓰면 글이 정말 정말 길어질 것 같아서
대표적인 몇 개 에피소드만 적어봤습니다.

이제 본가는 너무나도 불편한 곳이 되어버렸고,
가족 다 같이 기뻐해야 할 새해인데 올해도 쓸쓸하네요.
저에겐 이제 돌아갈 가족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상황이 이해가 잘 되실 지 모르겠어요.
제가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여기까지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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