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님의 거짓말

공지사항 25.01.09
어제 와이프가 택시로 귀가를 했는데 실수로 핸드폰을 놓고 내림 집에 올라와서 그 사실을 깨달음

진동으로 되어있어서 전화를 해봐도 기사님이 받지를 않음

내폰에서 와이프폰으로 '누구누구어디'라고 문자를 보내면
위치정보가 나에게 전송됨

아직 가까이 계시길래 내 차로 쫒아가서 찾을 생각이었음

하지만 지옥같은 서울시내는 밤늦은 시간에도 정체와 신호와 속도위반 카메라의 연속이었음

우리집 화곡동에서 출발해서 계속 위치를 업데이트 하면서
신월동 목동 영등포 까지 쫓아갔으나 거리가 좁혀지지 않음
어느새 부천까지 따라갔는데 거리가 점점 벌어짐

목도마르고 짜증나고 지쳐감
무리해서 추적하는 나도 왠지 위험해보임

기사님이 퇴근할때까지 쫓아야할까
카드사에 연락을 해서 택시회사를 찾아볼까
포기하고 폰을 새로 사줄까
오만생각을 하면서 그냥 집으로 다시 와버림

카드사에 문의를 하다가
혹시나 해서 분실된 와이프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어보니
드디어!!! 기적적으로!!!! 기사님이 받으심

너무나 반갑고 떨리는 마음에 연신 감사함을 외치며
제가 당장 찾으러 가겠다고 함
혹은 근처 파출소에 맡겨주시면 안되겠냐고 말씀드리니

이게왠걸 택시기사님이 자기가 지금 용인이라고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시간 전에 부천이었는데?
한 시간 지났고 외곽순환탔으면 우리나라 택시기사님이라면
충분히 용인일수도 있겠다라고 믿어버림

그래도 난 찾아갈 생각이었음
하지만 이거슨 기사님의 큰 그림이었으니

지금 택시영업중이니 기다릴수도 없고
차라리 가져다드릴테니 택시비를 지불해달라고 하심
그때까지만 해도 아 네 그방법이 합리적이군요 싶어서 오케이함

택시비가 얼마나 나올까요? 하니 7만원쯤이라고 하심
용인에서 출발할테니 한 시간정도 좀 지나서 다시 연락 주겠다고 하고 내 연락처와 주소 알려드리고 전화를끊음

쎄한 느낌이 들어서 위치조회를 해보니 역시나 아직 부천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 한탕 거하게 수익 올리려고 하셨군요 ㅋㅋㅋㅋㅋ

하지만 폰을 찾을것이고 와이프를 신나게 갈굴 시간이 다가오기에 참고 기다렸다가 한 시간뒤 택시가 도착함

반갑게 인사하며 기사님 너무 감사합니다
택시 미터기는 켜고 오셨나요? 라고 물어보니
어버어버뭐라뭐라 그래서 저래서 안키고 왔다고 하심
그래서 얼마를 드려야 한다고 하셨죠? 라고 하니
7만원이라고 함

이미 와이프의 폰은 내손에 들어와있었고
난 쇼부를 치기 시작함
(내성격이 진짜 뭐랑 엮이는거 싫어하고 어지간하면
트러블 안만들고 손해보고 말자 마인드인데
용인으로 거짓말 한건 진짜 넘어갈 수가 없었음)

제가 사실 아까 위치추적으로 부천까지 따라가다가 포기했다
기사님 지금도 부천에서 오신거 다 안다
근데 이 늦은시간에 소중한 핸드폰 찾게되었고
가져다주신것도 감사하니 사례금으로 5만원 입금해드리겠다 말씀드렸더니 아 네네 하심

이후로도 네네 네 네네 이외의 다른 단어는 듣지못함
거짓말이 민망하셨을 테니

입금하고 집으로 올라가서 와이프를 한시간동안 갈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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