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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0대가 된 자식입니다 평생 혼자 고민만 하다 써봐요
이번에 아이를 출산했어요
항상 아빠가 하던 말씀이 너도 자식 낳아 봐라 였어요
진짜 낳았는데도 이해가 안 가서요

저는 어릴 적 엄마가 초등학교 입학 전 도망갔어요
20살에 저를 낳고 다른 남자랑 임신 했다 들었어요
애는 지웠고요
저희집은 좀 특이한게 부모님하고 아빠쪽 친척분과 같이 살았어요
한평생 무직에 알콜 중독이셨는데 가족이란 이유로 아빠가 거둬줬대요

그렇게 엄마 집 나가고 아빠는 늘 출장에 돈만 버시느라
집을 잘 안 들어오셨어요
그래서 그 친척분와 둘이 살았는데
역시나 제가 좀 크니 중학생때까지
성추행과 폭행을 일삼더라고요

저는 말할곳없이 항상 당하고 집이 끔직해 집을 안 들어갔죠 항상 아빠민 오기를 빌었어요

아빠 입장에서는 저를 위해 뼈빠지게 일하는데 저는 항상 집에 밤늦게 들어오고 말썽만 피우니 꼴보기 싫으셨겠죠

그렇게 저는 중학교때부터 아삐와 사이가 안 좋게 됐어요 같이 밥을 먹은게 25살때부터였고
그것도 제가 억지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느껴보고 싶어 조르고 졸라서요

그정도로 저는 이십대 중반까지 엇나갔었고
아빠는 저만 보면 온갖 화 짜증받이 비교 한숨 자존감 깍아내리기 일수였죠

근데 그 당시 그때 왜 아빠에게 말을 안 했냐 궁금하시죠
다른 아빠쪽 친척분께 어린 저는 너무 무서워
울면서 신고 하고 싶다 했더니
아빠 걱정 하시니 절대 말하면 안 된다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전 그게 맞는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이십대 중반이 되고
저는 애정결핍에 사회공포증으로 인한 공황장애 등등
정신적으로 많이 안 좋아요 지금도요
그래서 사회생활도 사실 너무 두렵고 힘들어서 항상 오래 다니질 못했어요

의지할곳이 친구들밖에 없었고
솔직히 주변에 저를 이끌어줄 좋은 사람이 있지도 않았고
제가 해준 만큼 돌아오는 인복 같은것도 전혀 없었죠
항상 도파민에 중독된 사람마냥
저랑 비슷한 친구들이랑만 놀고
꿈도 없고 가져본적도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아빠랑은 더더욱 멀어지고
아빠는 저만 보면 매일 짜증에 한번도
웃은적 없던 아빠예요
대화도 이십대중반부터 시작했는데
그것도 제가 조르고 졸라서 했죠

집에만 오면 아무도 없는 썰렁한 집이
저에겐 집이 너무나도 괴로웠거든요

그리고 저는 항상 의지할곳이 없어
친구나 애인에게 의지했으며 매일 매일이
배신과 상처 받는 사랑에 목마른 아직도 어린 아이였어요

그런데 그와중에 항상 저를 보고 싶어하시는분이
계셨는데 외할머니세요
항상 아빠랑 싸우면 본인이 죽어버려야지
하며 협박이 일수, 아니면 외할머니한테 가서 살아라 자긴 도저히 못키우겠다

진작에 자기도 버렸어야했는데 등등 막말 시전
전 너무 외롭고 의지할곳이 없어
할머니라도 연결해달라해서 한 평생 단절 시킨
외할머니와 첫 통화가 됐는데 받자마자 사랑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가족한테 처음 들어봤어요 그말

그리고 저에게 몹쓸짓을 한 그 친척분 얘기를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얘길 했어요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저희 엄마도 도망간 이유 중 하나가 그 분 때문이라더라고요 그게 중점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저는 처음으로 용기내어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아빠는 믿었던 가족에 대한 배신감,
저에 대한 걱정으로 충격 먹으셨더라고요

하지만 말하고 달라지는건 없었습니다
똑같이 매일이 짜증 화 비교 정신적 학대를
애 낳기전까지 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이십대 후반부터 처음으로 목표가 생겨
제 목표를 향해 매일 같이 공부하고
기존 직종 버리고 알바하며 몇년간 태어나서 처음으로
노력했어요 안 좋았던 친구들도 다 손절하고요

열심히 하니 취업도 되도 기회도 찾아오더라고요
제가 사회공포증이 심한데도 아빠 실망시커드리고 싶지 않아 일년동안 참으며 열심히 다녔어요
또 퇴사하면 욕먹고 실망하실게 뻔하며 제 미래도 이제 진지하게 생각을 해야하니깐요

일 다니면서 퇴근 후 직종 관련 자격증 여러개, 영어공부 등등 매일 같이 노력했어요 잠도 지하철에서 쪽잠 잤네요
그런데 쉽지 않더라고요

사람들이 말하는 부모복 울타리
그런게 없으니 매일이 무너지더라고요
아빠를 위해 열심히 다니고 싶었는데

IT쪽이라 그 분야에서도 폭이 넓어
그 세계에서도 제가 원하는 다른 분야로 다시 공부해서
퇴사 후 재취업 하겠다 했더니 또 한숨 화 짜증..
어른들은 이쪽 계열 잘 모르시니 이해했어요

또 퇴사하면 어떻게 인생을 사려고 그러냐 한심하다라는 말 뿐, 응원과 긍정적인 말을 들어본적이 없었네요
그래도 전 버텼어요 버티고 성공한걸 보여주고 싶어서요

뭐 그렇게 저는 재취업 준비를 하다
우연히 좋은 사람을 만나
제가 하고 싶었던 일도 할 수 있게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모든것을
다 지원해주는 고마운 사람과
혼전임신을 하게 되어
출산을 하게 되었어요

항상 제가 1순위인 고마운 사람이에요

저는 그 흔한 결혼식도 사실 부를 가족이 없어
매일이 우울했는데 마침 결혼식을 못올려 다행이었죠
아빠한텐 이십대 중반부터 나 만약 결혼하면 누구 부를거냐 친척은 있는거냐 물어볼때마다
그때 가서 생각해, 일이나 하고 말해 시전
이런 얘기만 하더니 결국엔 출산하고도 아무에게도 환영, 보살핌 받지 못하고 있네요

아직도 이 부분에 대해 부를 가족에 대해선 없는데
어떡하냐 시전이세요
저도 비교 하면 안 되지만 다른 가족들은
출산한 딸을 위해 축하 하나 받는게
그렇게 부럽고 임신 내내 서럽더라고요

그래서 임신 내내 아빠랑 매일 싸웠어요 지금도요.
아빠 성향은 내성적이시고 한 번도 일을 쉬지 않는
성실함과 매사 모든일을 많이 참는편이시고
매사 걱정만 엄청 하시고 엄청 예민하세요
이혼 후 여자 한 번 안 만나시고
항상 저만 보고사셨다고 늘 말씀하시고요 이걸 늘 제일 강조

돌이켜보면 항상 저를 위해 요리를 해두셨고 찌개류 정도
제가 항상 늘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시고요
그런거에 비해 직접적인 사랑은 아예 못받았지만
딱 제가 죽기 직전까지 챙겨주신 것 같아요
뭐 졸업식, 힘들 때 등 챙김 받아본적은 없지만
그래도 저를 생각 해주시는거기에
지금까지 연락 하는거고요

그런데 출산을 하고 나니
아빠가 더 이해가 안 되는거예요
자식을 사랑한다면
저를 위해 친척관계나 인간관계를 잘 가꾸어 두셨을텐데
아직도 저는 친척, 가족 통틀어 아빠 밖에 없어요
본적도 없어요

이 현실이 아직도 외롭고 힘들어
이제 서로를 위해 그만 하자 그만 연락 하자 했더니
그때 신경 못써줘서 미안하다 말을 안 해서 몰랐다 하세요

사랑스러운 말은 없지만 아직도 저만 걱정하세요
사실 부담되기도 해요
임신 전 까지만해도 감정 쓰레기통이었는데
갑자기 짜증 한 번 안 내고 이러시니깐요

그리고는 환영 받지 못하는 저를 위해
명품 패딩을 축하선물로 사놓으셨다는
말에 저는 무너져버렸어요

항상 돈 없다 무한 반복,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에서
일만 하시던 아빠 커피값도 아까워 하시면서
사놨다는말에 제가 불효자식 같고 그러네요
하루종일 울고 있네요

아직도 아빠랑 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짠해요
이제 혼자 계실 아빠가 안쓰러운데
사실 지금도 말걸면 그냥 할말만 하고 씹으세요 (카톡만함)

그럴거면 왜 연락 하냐니까
노력을 하려해도 잘 안 된다네요
말걸면 말걸지마라 말 안 건다하면
뭐하냐 잘있냐 또 연락오고
오락가락 이랬다 저랬다 이 불안장애도
지금 생각해보니 아빠가 만든 것 같아요

어릴 적 당했던 트라우마, 그것으로 인한 정신병
그 흔한 결혼식도 못올린 저 하지만 애잔한 홀아버지의 모습 아직도 양가의 감정이 싸워요

하지만 언젠간 결혼식은 해야할텐데
현실적으로 올가족이 하나도 없고
평생 가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제 자신이 너무나도 안쓰럽고요

애를 낳아도 부모님이 이해와 용서가 안 되는데
제가 그릇이 작은 탓일까요?
이젠 아빠를 용서해야되나요?
저 어떻게 해야하죠?

참고로 저에게 몹쓸짓한분은
그렇게 도망간 뒤 노숙 생활하다
작년에 돌아가셨다 들었어요

그와중에 다행인건 아빠가 저 몰래
그 분을 찾아 전화로 쌍욕을 해줬다네요 죽기 직 전,
아직도 제꿈에 트라우마처럼 따라다니지만
그나마 아주 아주 조금은 풀렸어요. 아주 아주 조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