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중1의 짝사랑썰

공지사항 25.01.19
있잖아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짝사랑했던 남자애가 있었거든
걔는 농구 좋아하고 다른 운동도 잘하는데 공부는 잘하지는 않는 애였어
좀 잘생기긴 했었고 친구도 많았음
난 처음에 걔가 조용한 앤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시끄러운 애였어
암튼 1학기 때는 뭐 전달해야 되거나 쌤들이 시키는 거 외에 사적으로는 진짜 한 마디도 안 했었단 말야
근데 2학기 때 9월이었나? 걔랑 자리가 붙었었어
사실 전에도 비슷하게 붙은 적 있었는데 그때는 말 한마디도 안했었거든
근데 9월엔 걔가 먼저 장난치면서 말 걸었었어
내가 그 때 좋아하던 아이돌이 있었는데 멤버들 이름을 예를들어 휴닝카이면 휴닝카일 휴닝카삼 ㅇㅈㄹ 하면서 놀았거든ㅋㅋ
걔는 그 때 나보다 훨씬 귀엽고 예쁜 여자애랑 사귀고 있었는데 솔직히 안될 거 알면서도 조금씩 좋아지더라..?ㅎ
왜 좋아졌는지도 모르겠는데 어느샌가부터 그냥 계속 설렜고 나도 모르게 걔만 보고 있더라
그렇게 좀 친해지고 나서 자리 바꿨는데 그 때는 이제 또 음악 시간에 옆자리가 돼서 말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조용히 있더라
근데 그러고 나서 얼마 뒤에 여친이랑 헤어졌다더라
둘 다 우리 반이었는데 누가봐도 얼굴합이 미쳤었던 애들이라 분위기가 진짜 얼어있었어..ㅋㅋ
듣기로 여자애는 10월 초에 헤어졌는데 그 후로 2달 넘게 미련 남아있었다고 하더라
걔가 먼저 찼다는 거 같던데 솔직히 이거 아닌 거 아는데 그래도 조금은 기회가 생긴걸까 싶어서 좋다는 생각도 들고.. 암튼 그랬어
그리고 12월에 자리 바꿨는데 진짜 좋게 걔 바로 뒷자리, 그리고 맨뒷자리라서 우리 진짜 많이 떠들었음
그 때 진짜 너무 좋았는데 내가 그게 티가 났나봐
애들이 다 너 걔 좋아하지 너네 둘이 썸타지 뭐 있지 이러면서 놀리면 나는 맞으면서 아니라고 했거든
근데 걔가 아니라고 한 거는 진짜였을 거라서 좀 많이 속상했음..ㅎ
내가 맨날 걔한테 키 작다고 놀렸었는데 사실 걔 키 크거든
그러니까 걔가 맨날 하는 말이 내가 내년에 꼭 180까지 커서 너 때리러 온다 이러는거야ㅋㅋ
사실 걔 그전부터 지 내년에는 전학간다고 계속 말했거든
근데 내년에도 걜 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갑자기 생기고 '나'를 꼭 다시 보겠다는 거 같아서 의도한 거는 그게 아니었겠지만 짝사랑 중이었던 나는 혼자 설레했음
암튼 그 때가 우리 첫 기말고사 볼 때라서 공부 엄청 열심히 했는데 걔 생각만 계속 났어
걔도 공부 열심히 하는 거 같아서 나도 열심히 했어
그렇게 계속 그냥 그 상태로 지냈어
그러다가 기말고사 보고 난 잘 봤었거든
근데 걔는 어떤 과목은 밀려쓰고.. 어떤 거는 또 시간이 부족했고.. 마킹실수도 했더라
그래서 진짜 힘들었는지 울더라..
노력만큼 결과가 안나오니까 진짜 되게 힘들었을 거 같더라
나는 걔한테 뭣도 아니니까 위로해주지도 못하고 내가 위로해준다고 해도 난 잘 봤으니까 기만이라 느낄 수도 있어서 가만히 있었거든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겨울방학 하는 날이 돼도 나는 고백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로 학기가 끝났어
그리고 걔.. 이제 곧 전학간다..ㅎ
집 팔리면 바로 서울로 간다네..ㅋㅋ
솔직히 전학가는 거 실감 나면서 많이 속상하긴 하더라...
걔한테 나는 같은 반 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텐데 끝까지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도 못하고 그대로 끝나버렸다는 게 속상하고 이런 내가 진짜 너무 한심하더라..
나 걔 진짜 좋아했었던 것 같다
애들한테는 진짜 아니라고 아니라고 엄청 열심히 부정하고 다녔는데 솔직히 애들이 걔랑 나랑 엮을 때마다 입꼬리 올라가는 거 억지로 눌렀음
그리고 나 올해 다른 애를 좋아하게 되더라도 진짜 걔만큼 좋아하진 않을 듯 해
짝사랑 할 때 제발 얘도 나를 좋아했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생각까지 한 게 처음이었던 것 같아
그리고 걔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도 처음 해봤어
지금도 이거 쓰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 계속 찌릿찌릿하고 어딘가 아려오는 것 같아
전학가면 나는 걔의 작년에 좋았던 기억 중의 한 장면에 있는 배경일 뿐일거고 더 시간이 지나면 그마저도 기억하지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나는 평생 걔를 기억하고 살아갈 것 같네
지금도 너무 좋은데 어떡해..ㅎ
방학 하고 나서 한 번도 연락 안했던 거 보니까 걔는 진짜 나 친구로만 생각했던 거 같은데
난 아직도 걔가 너무 좋다


응 그냥 여기까지 내 썰 좀 풀어봤어..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구 너네는 나같은아픈 짝사랑 말고 좀 좋은 사랑 했으면 좋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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