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중반을 접어든 대학생입니다. 1남1녀중 첫째입니다.
먼저, 군대는 작년에 현역 병장만기 전역을 하였고, 올해 3월에 복학할 예정입니다.
제목을 보셨겠지만, 저는 아버지와 의절해야 하나 매우 고민중입니다.
제 가정사부터 훑어보자면.. 솔직히 화목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가정들보다도 친근하고, 친구같고 그렇습니다.
부모님과 장난도 많이치고, 말도 많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아, 물론 어렸을적에 부모님에게 많이 맞으면서 자라왔습니다.(가정폭력X, 제가 장난끼가 많아 훈육겸 많이 맞을짓을 했습니다.)
이 배경으로는 대체 왜? 의절까지 생각하냐 라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만... 제가 가진 불만들도 꽤 있습니다.
먼저, 저는 부족하게 자라오지는 않았습니다. 배고파 본적도 없고, 반지하나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건 아닙니다. 오히려 풍족?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근데 초등학생 고학년 이후로 저는 제가 사고싶은걸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어렸을때부터 갖고싶었던걸 이야기하면 꼭 부모님은 "돈 없다."란 말씀을 하셨어요.
이게 아직까지 좀 뇌리에 박혀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께 뭘 사달라고 한적이 거의 없습니다.(아마.. 중학교때 컴퓨터 사달라고 했는데, 돈없다, 안된다 란 말씀을 하셔서 고등학생때 용돈?모아서 제 돈으로 샀던 기억이 있네요)
[-물론 용돈은 할머니나 사촌들께 받았던 돈입니다. 따로 용돈을 받진 않았어요.]
그리고 제일 큰 이유는 그냥 언젠가부터 "내가 원하는걸 싸우더라도 갖기 VS 그냥 안싸우고 안갖기" 에서 후자로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왜 이 이야기를 하면, 지금부터가 제가 의절을 생각하게 된 발단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복학을 하면 자취를 하고싶었습니다.(편도로 1시간 30분~2시간)
그런데, 아버지가 극구 반대를 하시더군요. 이유중에는 저의 식습관+돈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너의 식습관 때문에 반대하시는거같다 라고 하셨지만, 저에겐 자꾸 그 "돈, 돈" 이 너무 크게 들어왔어요.
"너가 지금부터 자취를하게되면 이제 3년은 하게될텐데, 그 돈을 생각하면~"
저는 이 "돈"에 대해서 너무너무너무 스트레스 받습니다.
ㄴ 왜냐면,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키워주시는데 드는 비용은 결국 다 부모님께서 지게 되시는거니까요. 제가 그 돈때문에 자취 안시켜준다고하면 제가 그냥 나쁜새끼니까요. 그래서 더 화가납니다.
여튼, 이렇게 사이가 좀 한번 틀어졌습니다.
그리고..
3주전에 아주 큰 일이 있었거든요.
여느때와 같이 아빠가 퇴근하시고 회를 사오셔서 모처럼 어머니와 셋이서 먹고있었습니다.
제 집이 밤에는 꼭 뉴스, 아니 밤이고 낮이고 일단 매일 뉴스(시사)를 틀어놓는데, 그때 막 현 대통령 사태에 관련되어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제 아버지는 완전히 한쪽으로 편향된 시선을 가지고 계셔서 저에게도 막 강요?하고 그래 왔습니다.
근데, 제 친구들은 아버지와 완전히 반대라서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 반대내용을 꽤 듣기도 해요. 그걸 아버지께 이야기하면 또 싸움이 납니다.(사실 그냥 화내시는거죠)
여튼, 그렇게 뉴스를 보면서 이야기를 막 하시다가 자꾸 제 친구들을 들먹이면서
"저 사람들이 딱 저래. 니 친구들처럼."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솔직히 기분이 매우 안좋았어요. 그래도 넘길 수 있었습니다. 매번 그래왔으니까요.(+저는 제 친구들을 욕해서 화가난게 아닙니다. 그냥 자꾸 저를 까내리시는거 같아서 화가났어요. 정치이야기하는 친구들이랑은 그렇게 친하진 않거든요. 제가 느끼기엔 그냥 저 말에서, 너도 딱 그렇겠네 이런 뉘앙스가 담겨있었습니다. 성인이후로 저런 말들 많이 하셨어요)
근데, 또 밥을 먹다가 이 말을 한번 더 하시는겁니다.
이 말을 듣고 어머니가 "OO(제 이름)이 친구들좀 거들먹거리지마. 존중해줘" 라고 하셨고, 엄마가 한 말이 지원군처럼 들렸는지 저도 실수를 범했습니다. 사실 하면 안됐지만..
"아빠, 제발 친구얘기좀 하지마세요. 진짜 ㅈ같아요."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네, 제가 잘못한건 압니다. 부모에게 할 말이 아니죠..
처음엔 아버지도 어안이 벙벙했는지 그냥 넘어가고, 저도 방에 들어가 게임을 하는데 1시간 뒤에 아빠가 엄청 화내시는걸 들어서 거실에 나가서 확인해봤습니다.
이땐 저도 기분이 안좋아서 대충 사과하고 앞으로 그냥 제 앞에서 정치이야기 꺼내지 말아달라고 하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사과 방법도 잘못됐죠)
3일후였나, 아버지가 퇴근하고 오시고 엄마랑 삼자대면을 했습니다.
아버지가 하는 말씀을 정리하면
"너가 한 행동은 매우 잘못됐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 가족관계에서의 나의 지위(?)가 어떤지 확실히 깨달았고, 차라리 지금 일어나서 다행이다. 너가 직장을 갖고 나에게 이런 날이 왔으면 아마 나는 한마디도 못했을거다(이땐, 저도 직장이 있고, 아무래도 제가 부모님을 부양할테니 힘이 더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엄마께 "나는 이렇게는 못산다. 합의의혼 도장 찍어줄테니까 애들데리고 살던지 너 알아서 해라. 내가 희생해서 키운 자식들이 이렇게 대하면 나는 뭐가되는거냐"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걸 듣고 그냥 머리가 띵 했어요. 사실, 이 말을 듣고도 저는 변명을 했습니다.
저는 제가 아버지께 욕한게 잘못이라 생각한거고, 아빠라도 이렇게 대해도 되는건가? 라는 마음으로요.
--우리 집에서 욕은 거의 자주 합니다. 엄마 아빠와 친구사이같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거에요. 그냥 거리낌없이 서로 합니다.(물론, 서로에게 욕을하는건 아니고, 그냥 추임새나 제 3자를 지칭할 때요.)
그래서 저는
"욕한게 아빠가 ㅈ같다는게 아니었다. 그 상황이 너무 그랬다는 말이고, 나는 아빠를 무시하거나 그런 뉘앙스가 아니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너는 여기서 사과를 했어야돼." + "이거는 OO(우리 집에서 맨날 까는 사람이 있습니다.)이 보다 더한새끼야" 라고 하셨어요.
그냥 저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사실 사과를 먼저 해야되는게 맞는데, 내가 왜 자꾸 변명이 나갈까 싶기도 하고..
한 10분을 앉아서 고민하다가 아빠께 가서 말씀드리려는데, 그냥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러고 "제가 사과를 했어야하는데, 그 방법을 몰라서 그런것같다. 죄송하다" 라고 말씀드리고
아버지는
"사과를 바란거였는데, 너가 이렇게까지 보이니 다행이다"라고 하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저 눈물은 아버지에게 대한 죄송함도 있겠지만, 억울함(?)과 서러움이 섞인 눈물 같아요.
여튼, 잘 끝낸거 같지만.. 제가 일주일전에도 아버지가 꿈에 나온적이 있었는데, 너무 불안해서 깼습니다. 식은땀이 났더라구요.
지금 글을 쓰는 이유도 방금 아버지가 꿈에서 제 이름을 부르는 꿈이었는데, 일어나보니 식은땀이 나있고, 심장이 쿵쾅거립니다.
이렇게 글을 적으니 좀 속이 시원하네요.. 사실 저는 이걸 누구에게도 말 하지 못했습니다.
쪽팔리잖아요. 자랑도아니고..
원래 제 이야기를 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인데(고민이든 뭐든) 이건 정말 어디가서 제일 친한친구들에게도 이야기 못하겠더라구요.
말이 길어질까봐 디테일하게 못쓰고, 필력이 좀 낮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도 저에겐 아버지가 말한 OO이보다 못한놈이 제 가슴팍에 있는거 같아요. 하하.. 지금도 아빠에게 장난스레 말을걸긴 하지만 아직 머리로만 이해하고 가슴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나보네요..
이런 상황에선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신과 치료라도 받아보는게 나을까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비하면 그냥 별거 아닐수도 있고, 제가 잘못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저에게 채찍을 주셔도 좋습니다. 아직 제가 많이 어려서 그런가봐요.
다시한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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