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공지사항 25.03.03

제 이야기를 한번 시작해볼까 합니다 그러고보니 어느덧 40년도 더 지난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네요 대략 1980년대 초,중반쯤에 있었던일이라구요 그렇다고 나이많은 꼰대 할머니의 지나간 시간 넋두리로만 생각하고 피곤하게 여기진 말아주세요 나름 좀 특별하게 한스러웠던 사연을 한번쯤은 말하고 가고싶었던 것 뿐이이까요  사실 전 고아입니다 사실 저희세대...그러니까 1960-70년대에 대략 나이 10대-20대쯤 되는 세대에는 아무래도 전쟁에 가난 이런걸 겪은지 얼마되지 않은 시절이라 이런저런 사연으로 어릴 때 부모잃고 고아원에 맡겨져 자란사람 흔하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저같은 경우엔 여하튼 어릴때부터 고아원에서 쭉 자라 고등학교를 졸업한뒤에 고아원을 나와서는 단칸셋방을 마련한뒤 공장노동자로 취업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한 2-3년쯤 지났을 때 좋은 사람을 만나긴 했어요 사실 요즘이라면 이른 나이라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 시절만 해도 아직 대학까지 가는 여자 흔치 않았던 시절이고 대체로 여자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한 2-3년 직장생활하다 좋은사람 만나 시집가는 그게 보편적이던 때이니 대략 22-23세 정도의 결혼이면 보편적이면 보편적이지 그렇게 흔치 않거나 이른 나이는 분명 아니었던 시절입니다 - 여자나이 25세만 넘어도 ‘노처녀’ 소리 나오던 시절이니까요  여하튼 고아원에서 나고자라 이후 학교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하다 만난 좋은사람 그러니까...사실 그 시절만 해됴 요즘으로 치면 소위 성희롱이나 갑질 이런게 말단 여직원들에게 흔하던 시절이기에 학교 갓 졸업한 나이어린 여자가 직장생활하기 쉽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절 위기에서 여러차례 구해준적도 있는 고맙고 마음씨 좋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한 서너살 위인 ‘오빠’였는데 대충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버지는 대학교수시고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에 사업을 하셨고 그 윗대로 가면 대략 증조,고조할아버지때는 그때면 이미 일제때도 아니고 구한말,조선후기까지 올라가는데 그 시절 말단 관료라도 좀 하시던 그런 그런대로 뼈대있는 양반집안이었나봅니다 그래서인지 그분 그런대로 기품도 느껴지고 아버지나 어머니...솔직히 어린 나이라서 대학교수니 뭐니 그런 직업에 대해 대충은 알아도 구체적인 이해는 없던 나이라 그저...참 좋고 훌륭한 일에 종사하는 그런 부모님을 가진 그런 남자로구나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다만 그러다보니 결국 제 신분이...일가친척 하나 없는 고아신세라는게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전 미안한 마음에 신분을 속이기 시작했지요 일단 최소한 부모,형제는 온전히 다 있는 그런 정상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여자라고 신분을 속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남자와 사이가 차츰 깊어지고 남자가 본격적으로 제안을 하더라구요 결혼하자...그리고 조만간 날잡아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자...구...  그때부터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는 사실대로 밝혀야할...제가 실은 ‘고아출신’이라는걸 아버지가 대학교수고 할아버지도 사업가 출신 그런 뿌리깊은 양반집안 자손에게 제 신분을 어찌 사실대로 밝히고 이런 남자의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간단말인가 처음으로 제게 고민거리이자 난감한 일이 생기기 사작했습니다  고민 끝에 찾아간곳이 흥신소...또는 ‘심부름센터’쯤 되는 역할을 하는곳이었습니다 뭐...흥신소든 심부름 센터든 그 시절에도 그런 개념이 있기는 했지만...보통 그런 개념의 업체들은  그 역할과 성격을 그렇게 혼재시켜 운영하던 것 같더군요 그 시절에도  흥신소...아니 심부름센터는 아마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신규업체였는지 그런대로 사무실 분위기가 깔끔해 보이더군요 다만 막상 접한 제 사연이 생각보다 쉽지않고 들어주기 골치아픈 사연이라 생각했는지 연세가 좀 있어보이는 소장님은 한참을 길게  한숨을 내쉬더이다 그러고보니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업소였는지 대충 소장님과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아주머니도 함께 계셨는데...서로  ‘여보...어쩌면 좋을까...’ 그러면서 자기네들끼리 계속 상의를 하더라구요  한 2-3일쯤 뒤에 다시 오라고 하시길래 전 더 이상 기대는 않고 사무실을 나왔는데 뜻밖에 집으로 전화가 왔어요 전 이미 틀린일인줄 알고 다른 방도를 생각하고 있던중인데 괜찮은 방도가 떠올랐으니 자기네 사무실로 오라는 소장님 전화였습니다 일단 전 찾아가보니 소장님께선 뜻밖에 소장님 내외분 외에도 대략 나이 서른은 되어보이는 남자분 둘... 그렇게 ‘우리가 가짜가족이 되어주겠다. 외뢰인분 약혼식,결혼식날에 그럼 될 것 아니겠느냐 ?’  바로 그거였습니다.  그러니까...소장님 집안 가족 구성원 그대로 소장님 내외분 두분이 제 가짜 부모님이 되어주시는거고 그러고보니 함께 있던 남자분 두분은 소장님 아드님들이었는데 대충 봐도 큰 아드님은 나이 한 40 가까이 둘째 아드님도 서른은 넘어보이는 분이더라구요 뭐 우리때만해도 한 열 살,스무살 차이나는 오빠나 누이는 흔하게 보던 시절이긴 하지만... 복잡하게 할것없이 그냥 그대로 소장님 내외분의 주변 친척들이 제 친가,외가쪽 친척이 되어주면 되는것이고 오라버니 두분의 주변 친구,동료들도 그냥 제 주변 선배나 동료,지인등의 역할을 해주면 되는거니까 또는 오빠 친구쯤 되거나 제 친구들이야 뭐 제 원래 친구,동료들이 그냥 하면 되는거니까 그렇게 가상의 가족구성을 하자는게 소장님 내외분 제안이었습니다  사실 어떻게보면 이런식으로 - 그것도 나름 명문가고 양반가 자손이라 할 수 있는 그분 집안을 전체를 속이는 ‘큰 거짓말’이 되는 셈이라 그 사람에 대한 양심의 가책 떄문에라도 전 좀 망설였지만 그렇다고 다른 방도도 없어서 소장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일단 양가 상견례를 하는날이 왔어요 약속한대로 소장님 내외분이 제 부모님, 소장님 아드님들이 제 오빠...그렇게 가족구성을 하고 남자분 가족들을 만나러 간거죠 첫 상견례자리는 일단 대학교수 출신이라는 그분 아버님 그리고 전업주부이신 어머님 두분이 주변에 가족,친지가 많고 다들 잘나가는 그런 집안이라는걸 좀 장황하게 말씀을 하시더이다 상견례자리에서 그것도 남자쪽 부모가 자기네 가족사항이나 자랑을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는 경우도 있나 전 순간 좀 의아하긴 했지만 (* 그러고보니 그때 ‘이상한 낌새’를 챘어야 하는건데) 어차피 저야 원래 없는 가짜가족을 만든 상태에서 남자 부모님을 만나는 자리이니 별다른 이의제기나 이상하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상견례에 이어 약혼식까지도 무사히 치르고 마침내 그 남자와의 결혼식 날짜가 본격적으로 잡혔습니다  헌데 그러고보니까 대충 그 무렵...그러니까 양가 상견례 자리 갖고 약혼식 거쳐 결혼식 날짜 잡기까지 그동안 남자의 인상이 이전에 비해 어둡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그때라도 진작 이상한 낌새를 좀 눈치챘어야 하는건데 하지만 전 뭐 그 사람도 직장생활 하는 사람이고 그 외에도 뭐 개인적으로 바쁘거나 피곤한일은 많을테니 또 결혼준비도 막상 하다보면 생각보다 피곤한일이 많은법이니 그래서 많이 지치고 힘든가보다 그렇게만 여기고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헌데 그러다 진짜 이상한일이 벌어졌어요 결혼식날 한달도 아니구 두주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남자가 사라진겁니다 그러니까 결혼을 앞둔 제 예비신랑이 사라진거죠 사실 남자가 절더러 뭐 ‘헤어지자’던가 이런식으로 정식으로 통보를 해온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일방적으로 사라져버린거였어요 제게는 아무런 말도없이 전 처음엔 한 2-3일 남자가 연락이 없기에 지금 어차피 결혼을 코앞에 둔 시점이고 그래서 여러 가지로 준비해야할 것 많은 바쁜 시점이라 더 기다릴 시간이 없다싶어 남자 집으로 찾아갔어요  그러고보니 남자는... 부모님은 지방에서 살고있고 학교 졸업하고 서울올라와 자취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자취고 뭐고 어쨌든 남자가 사는집에 가보니 아예 문이 잠겨져있고...집안으로 들어갈수조차 없었던겁니다 전화는 아무리 해도 받지 않고요 전 이상하게 여겨서...아니 그러다보니 이제부터가 진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거에요 그러고보니 제가 지금껏 남자 부모님이든 다른 가족이나 친척이든 연락처나 주소 받아놓은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한마디로 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이런식으로 사라져버리면 전 남자의 행방을 수소문할만한  아무런 단서도 없는거에요 헌데 생각해보니 그 시절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남자친구 부모님 주소나 연락처를 미리 알고 싶다고 알려달라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네요 예전에는 그런게 아무래도 여자 입장에서 결례라 생각했을거고 요즘이라면...뭐 예비시댁 주소,연락처 굳이 그렇게 미리 알고싶은 여자가 세상에 뭐 얼마나 되겠어요 ^^;;  그런데 이게 이렇게 엄청난 허첨이 되어버릴줄이야 그렇게 어느날 갑자기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남자로 인해 전 남자의 연락할만한 가족이나 친척하나 아는 사람이 없고 그래도 혹시나 싶어 남자가 일하는 사무실로 찾아가봤는데 일단 그쪽에서도 ‘갑자기 몸이 아프다며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을 했다’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러고보니...최소한 직장에 대해서만큼은 거짓말은 안한셈인데 하지만 그럼 직장동료들 입장에서도  여하튼 내일모래 곧 결혼한다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사표내고 사라진게 이상하긴 할거 아니에요 하지만 그 사람들도  ‘사표낸 것 외엔 아는게 없다’면서 오히려 제게  ‘혹시 그 남자에 대해 뭐 아는거 있냐 ?’며 물어보더이다  저로선 진짜 혼란스러워 도무지 뭐가뭔지 어질어질해서 답이 안 나오더이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결혼식 날짜 두주도 채 지나지 않아서 제게는 비상시 연락할 연락처 하나 주지않고 심지어 다니던 직장에서조차 갑자기 사표까지 내고 사라진 남자 일이 이러게 되니 심부름 센터 소장님도 ‘뭐가 어떻게 된거냐 ?’며 의아해서 전화를 주시더라구요 저야 뭐...처음엔 적당히 얼버무리다 결혼(?)날짜도 다가오는판에 더 숨길수도 없어 ‘남자가 사라졌다’고 사실대로 자백했습니다  그야말로 모든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린거죠 도대체 낼모래 결혼한다며...그렇게 양가 상견례 약혼식 다 마친 남자가 하루아침에...무슨 휴거라도 되듯 사라질수가 있는건지 아니면 어떤 나쁜사람들에 의해 강제납치되어 몹쓸 봉변이라도 당한것인가 혼자 머릿속으로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결혼앞두고 어느날 갑자기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남자 사라진 행방도 단서도 찾을길이 하나도 없더라는것입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심부름 센터(업체명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소장님도 어떻게 된건지 전화를 주셨습니다 전 모든걸 사실대로 말씀드렸고 그 와중에 결혼식 날짜는 자동적으로 지나가버렸고 이건 뭐...파혼이 된것도 헤어진것도 아닌 약혼남이 실종된 상태에서 그냥 모든게 무산되어버린 이상한 일이 되어버렸죠  심부름 센터 소장님은 자신이 이 업체 개업한지 사실 몇 달 되지도 않지만 이런 경우는 진짜 처음 겪어본다며 대신에 부모님까진 몰라도 아는 삼촌이나 이웃집 아저씨 같은 역할정도는 해줄터이니 힘들 때 가끔 찾아오라며 위로금을 몇푼 얹어주시더이다 뭐 무슨 계약이 파기되어 위약금 같은 것을 물어줄일도 아니고 결혼식 자체가 무산되어서 결혼식 하객으로 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족친지 역할을 대신해줄 소징남내 가족,친지 전체가 동원될 그럴일 자체가 무산된거니까요  참 진심으로 제가 그 사건에서 이해가 안되었던 것은 그 사람이 감쪽같이 사라진 문제는 그렇다치고 어떻게 그 남자의 부모님이며 그 많은 가족,친척 - 그러고보니 정작 저는 물론 소장님 가족들도 남자의 가족에 대해선 상견례때 본 남자의 부모님과 형제들 그리고 약혼식날 본 몇몇 친척분 정도가 전부이네요 - 참고로 그 사람 평상시엔 제게 형제관계가 5남매중 셋쨰로 위로 형,누나가 한명씩 있고 밑으로 남동생,여동생이 한명씩 더 있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여하튼 형이든 누나든 동생이든 부모님까지 포함하여 저로선 연락처든 주소든 알 방도가 하나 없었고 그러고보니 그 남자의 행방이나 정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볼 친구나 동료도 거의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러고보니 고향이 지방이라서 서울에서 따로 산다는 말만한 것 뺴곤 그 남자 고향에도 한번 내려가본적 없는데말이죠 그리고 남자의 직장동료들도 5년동안 자기네 회사에서 같이 일하면서 자신의 개인사나 가정사 같은 것은 한번도 말한적이 없어서 자신들도 그 부분에 대해선 일절 아는 것이 없다고 말하더이다 참 이게 무슨...진짜 어느날 갑자기 휴거라도 된것도 아니고 대체 세상에 무슨 이런일이 다 있는지 결혼식까지 무산되어 날짜만 무의미하게 흘러가버린 상황에서 전 허망하고 허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야기 진행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 순서의 앞뒤를 좀 바꾸어야 할텐데 사실 시간이 한참 지난뒤에 – 대략 한 10년후 쯤 ? 남자의 친구되는이 한 사람을 만나본적이 있어요 사실...가족,친지 문제는 그렇다치고 일단 5년간 같이 일한 직장동료들중엔 그 사람 개인사나 가정사에 대해 알고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다만...그러거보면 친구도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그래도 교제할 때...그 사람 학교친구, 혹은 고향친구라면서 그런식으로 만나본 사람이 몇몇 있긴 했어요 그렇게 만나서 면식정도는 있는 그 남자의 친구 한 사람을 시간이 훨씬 지난뒤에 만났습니다  그 남자로부터 참으로 뜻밖이고...뭐랄까 황당무계한 진상을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보다 전에 그 사람이 제게 묻더군요 ‘얼핏 그때 친구(제게는 결혼을 약속했던 사람)에게 듣기로 위로 나이많은 오빠가 둘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사실이냐 ?’고 뭐...그런이야기까지 주고 받은걸보면 이 사람은 진짜 친구가 맞는 것 같긴 한데 전 뭐 이제와서 숨기고 뭐고 할 것도 없어서 사실대로 다 털어놓았죠 그러자 그 친구는 꽤나 뜻밖인 듯 놀라고 또 한편으론 다소 어이없다는 듯 저를 쳐다보다 서서히 입을 열더군요 ‘뭐하로 그런 쓸데없는 일을 벌였냐 ?’며 특히 뭐하러 쓸데없이 있지도 않은 나이차 많은 오빠를 한명도 아니고 둘씩이나 만들었냐며 절 나무라더이다  그제서야 알게된건데 사실 그 사람...오빠있는 막내는 싫어한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그 친구 말로는 아마...어릴 때 무슨 역사소설이나 사극 그런걸 많이 봤는데... 그런데서 가령 뭐 정략결혼 이런걸로 여동생을 이용해 먹는다던가 또는 여동생과 결혼시켜준다는 구실로 정적을 제거하려 든다던가 이런 이야길 많이봐서 일단 그 친구한테는 평상시에도 이런 이야기를 자주했대요 ‘난 이 다음에 절대 오빠있는 막내와는 결혼 안할거라’고  나 원...진짜 이건 무슨 허무개그도 아니고 아니 세상에...고작 그게 헤어진 사유고 결혼식날 두주도 채 남겨두지 않은채 사라지는 이유가 될수 있나요 ? 무슨 차라리 가정환경이나 경제적 문제...하다못해 제 외모나 성격에 문제가 많아보야 헤어진다...그런다면 이해가 가지만 아니 세상에 나 원... 나이많은 오빠가 둘씩이나 있는...그게 싫어서 그게 결혼식 두주 앞두고 감쪽같이 사라진 이유였다니...  아니 그리고 기왕 말이 났으니 하는 이야기지만 세상에 여자한테 나이많은 오빠가 둘씩이나 된다고 그게 싫어서 결혼식 두주 앞두고 사라지는 그런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남자가 어디있어요 !!! 가령 여자 같은경우엔 나중에 시집살이 하는게 우려되어서 병들거나 나이든 시어머니가 있다던가 시누이가 너무 많아서 싫다던가 그런건 이유가 돼도 남자야...여자한테 오빠가 있건 언니나 동생이 있건 부잣집 막내딸이건...또는 이혼녀건 미혼모건 그런거 안 따지고 그냥 여자가 이쁘고 마음에 들면 결혼하는거지 세상에 남자가...나이많은 오빠가 둘씩이나 된다고 헤어진다고 하는 그런 말도안되는 경우가 세상에 어디있냐구요 !!!   세상에 진짜 사람 황당하게 만드는 경우도 참 가지가지네요...  하지만 어차피 그건 한 10년지나서 알게되는 사건의 진상이고 막상 그런일을 당했을 당시엔 참 뭐라고 말해야할지...그야말로 어떤 허망하고 허탈한 심정에 무슨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차라리 그 사람한테 정식으로 헤어지자고 통보라도 받은 상황이라면 깔끔하게 정리라도 되지 이건 뭐 파혼을 당한것도 아니고 그냥 남자의 행방을 찾느라 저혼자만 바삐 수소문하다가 결혼식 날짜마저 그냥 휙 지나가버린것이니 파혼도 아니고 실연도 아닌 그냥 애매한 어정쩡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전 그 사람과 가족관계도 아니라 실종신고를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어요 어디까지나 양가 상견례와 약혼식까지만 올렸지 정식 혼인신고도 안되어있고 결혼식을 치른것도 아닌 그렇다고 무슨 동거니 뭐니 그런 사실혼 관계도 아니었던 그야말로 연인 사이였을뿐 그 외 어떤 호적상 관계로 이어지는게 없으니 실종신고를 한다거나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그 남자 부모님이든 형제든 그런 사람들은 전부 연락도 안되고 아는바도 없고 심지어 남자의 직장동료들 역시 가정사,개인사는 아는바가 전혀 없다고만하니 이건 뭐 사기를 당한것도 아니고 도대체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그저... 허망하고 허탈한 시간속에 한동안 시간을 보냈답니다  세상 모두가 이대로 끝난 것 같다는 기분이 든게 대략 그때부터였습니다.  남자문제든 직장문제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게 엄두가 안 났거든요 요즘은 몰라도 그 시절은 그래도 여자가 남자한테 줄거 다 주고 심지어 낼모래 결혼한다 어쩐다 한참 그러고 다니는데 그러다 파혼을 당하거나 실연을 당했으면 그야말로 세상 끝이구나...이제 그 어디에도 나 같은 여자 받아줄사람 없겠구나 대충 그런 심정 들때니까요 직장문제도...그 시절은 대개 여자가 시집가면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남편 내조하고 살림에만 전념하던 그런 시절이니까 저 역시 남자랑 결혼하면 남편 내조에만 전념할 생각으로 대략 아마...상견례 갖고 약혼식 치를 그 무렵에 다니던 공장에 사표를 냈어요 그러니까 다시 복직을 한다던가 아니면 다른 직장을 구한다던가 이런 생각이 도저히 들지 않는 그런 심리상태로 한동안을 보냈습니다  차라리 자살을 할까 그 생각을 한게 그 무렵부터입니다 여하튼 고아로 자라서...힘들었다고까진 할수 없어도 외롭게 자란저 그래도 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 한 몇 년 하면서 그래도 하늘이 도우시는지 좋은사람 만나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게 될줄 알았는데 그 꿈이 모두 산산조각 나버린 상황이니까 그냥 모든걸 다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부산에나 한번 내려가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서울 인근에 있는 고아원에서 자라 직장도 대략 경인 공단지역 그쯤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따라서 서울과 수도권 반경 그 밖으로는 거의 가본적이 없는저 - 심지어 여름철 피서 같은것도 꿈꿀만한 여유있는 형편이 아니었기에 죽기전에 세상 만인이 여름철 되면 피서 떠난다는 부산앞바다나 한번 원없이 구경해보고 자살을 하더라도 해야겠다 그 생각을 했어요  부산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난생 처음 가보는 부산 바닷가 그리고 앞으로는 영원히 볼일없을 그곳을 한번 원없이 거닐어보기도 하고 근처 볼거리,즐길거리 열심히 즐기면서 일단 하루를 보냈습니다 기왕 부산까지 온거...그것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단 한번 원없이 즐기다 가려고 마음먹은거죠 시간대가 좀 안 맞지 않나 의혹을 제기하실분들이 계실 것 같아 말씀드리자면 정확히는 전날 오후 늦게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탄거에요 그리고 밤늦게 도착해서 인근 여관해서 하룻밤을 보낸뒤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하루종일을 부산 해운대 앞바다며 그 인근을 실컷 거닐며 놀며 그렇게 시간을 보낸거죠 일단 피서철은 한참지난 늦가을이라서 저혼자 바닷가 모래사장을 거닝어 보기에는 충분히 한적하고 쓸쓸한 분위기였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온거 하룻밤만 더 놀고서 생을 마감할까 그 생각도 해봤지만 그런식으로 미루다 혹시 어렵게 내린 제 결심이 흔들릴거 같아서 이틀쨰 해질무렵이 될 때쯤 결심을 한거죠  그러고보니 때도 때이고 시간도 늦은 그 늦가을 일몰무렵의 시간 사실상 보는사람은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하고 천천히 바닷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양쪽 구두를 한쪽에 살포시 내려놓고 저벅저벅 제 몸을 바다속으로 올믹기 시작했습니다  아...그런데... 사람은...아니 만약 운명의 신이 존재한다면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그렇게 쉽게 허락내리진 않는가봅니다 그러니까 대충 허리까지 물이 차오르는곳까지 들어갔을때쯤 이제 이대로 쭉 들어가면 어느순간 파도에 휩쓸려 그렇게 생을 마감하게 되겠구나 생각할때쯤 그야말로 해탈한 수도자처럼 온 몸에 힘을 뺸채 눈을 딱 감고 조금 더 깊은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려할떄 허겁지겁 달려와서 절 막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지금 뭐하는 거냐 ?’며 그렇게 쉽게 생을 마감하려들면 안된다며 대충 목소리나 얼핏 본 분위기로도 나이는 좀 들어보이는 아저씨가 절 만류하더라고요  이런 장면에서 흔히 있을법한 전 ‘그냥 죽게 내버려두라’며 발버둥치고 남자는 만류하믄 실랑이가 한동안 계속되었고 남자는 나중엔 제 뺨까지 때려가며 정신차리라 하며 어떻게든 뭍으로 끌어내려고 하였죠 그렇게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지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눈을 떴을 때... 진심으로 저승이길 바랐습니다 하지만...아니더군요 담당하는 의사선생님 말로는 어떤 중년의 남자분이 바닷가에 빠지려는 절 구해주었고 정신이 잃은 절 병원까지 데려다 주었다고 하더군요 잠시후 그 문제의 남자가 나타나자 전 더더욱 원망하며 발악을 했습니다 당신이 뭔데 날 함부로 그렇게 하냐고 당신이 뭔데 날 죽지도 못하게 하냐구 어떻게든 절 진정시키고 안정시켜보려는 남자를 마구 물어뜯고 꼬집고 할퀴면서 거칠게 항의를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겨우겨우 저를 진정시킨 남자분이 차분히 저와 대화를 시도하려 들더이다 집은 어디냐 ? 가족은 어떻게 되느냐는등등... 저는 뭐 이 판국에 숨길 것도 없으니 싫은 부모,형제 하나 없는 고아신세란 사실부터 모든 것을 털어놓았습니다 남자분도 생각보다 기가막힌 사연에 한편으론 황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이없게 느껴졌는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래도 절더러 어떻게든 용기내어 살아보라며 설득하더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남자는 부산 해수욕장 인근지역에서 중규모 호텔을 운영하는 중년의 사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갈데가 없는 고아신세인 것을 알고는 일단 자기집에서 식모일이라도 하며 살게 배려해주더군요 그러고보니 그 아저씨는 저보다 스무살 많은 40대의 사별남이고 상처한지는 어느덧 10년이 넘었고 집에는 중학생 장남과 초등학생(당시에는 국민 학생) 5학년, 2학년인 아들까지 그렇게 세 아들이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렇게 절 구해주신(?) 사장님과 결혼을 했습니다 구해줬다기보다는 자살하려던 절 만류했다고 하는게 더 정확하겠지만 실제 전 그렇게 자살하려던 절 말리던때뿐만 아니라 막상 그렇게 병원에서 깨어나서도 한참은 그분을 원망했어요 그냥 죽게 놔두지 왜 살려줬나구 하지만 막상 그렇게 망연자실하게 병원에 누워있고 또 어차피 오갈데도 없는 처지에서 절 설득하며 위로하고 또 심지어 오갈데 없는 절 식모로 거둬주겠다는 제안까지 하신 사장님에게 조금씩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러고보면 나이는 저보다 스무살이나 많지만 제 환경이나 전력,과거 이런거 전혀 따지지않고 모든 것을 다 품어주는 나이만큼이나 가슴 넓은 따뜻한 남자 그분에게 제 마음이 움직여졌습니다 그렇게 사장님의 후처가 되고 한 10년 세월이 흘렀던 것 같네요  그 10년 세월이 행복했는지...불행했는지 솔직히 정직한 감정 그대로 말씀드리자면 딱 한두줄로 간단하게 말씀은 못 드리겠네요 오히려 그 10년동안의 사연과 우여곡절만으로도 별도의 장편소설 한편이 또 나와야할 판이니까요 무엇보다 식모였던 ‘젊은누나’가 새엄마가 되는 상황을 그것도 알고보면 그렇게 자살하려던걸 구해준 그런 인연의 사람을 아이들이 어찌 받아들일지 그것부터가 문제인거고 10년의 시간은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한줄로 간단하게 요약하겠습니다  아, 참 그리고 그렇게 결혼하고 한 2-3년쯤 지나서는 앞서서 그 심부름센터 소장님께 연락은 드렸어요 아무래도 궁금해하실듯해서 물론 그렇게 가짜하객과 가족을 동원하기로 한 결혼식은 무산이되었고 위약금대신 오히려 사장님꼐서 위로금까지 챙겨주신 상황이었고 사장님께선...자기네 가족을 그냥 가족이나 하다못해 이웃삼촌쯤으로 생각하고 언제든 들러줘도 좋다고 말씀하셨지만 생각해보니 소장님네 입장에서도 그런 저조차도 어느날 갑자기 훌쩍 떠나버려 사라진셈이니 아무래도 걱정하고 궁금해하실듯해서 연락한번 드렸습니다 절 거둬주신 사장님...지금의 남편과도 인사를 한번 드렸고요  소장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렇게 결혼식 무산되고 그리고 위로금 챙겨주고 떠나버린뒤로 통 소식을 알길이 없어서 혹시 잘못되거나 한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며 하지만 그래도 부산에서 다시 좋은사람만나 결혼까지 하고 잘살고 있다니 다행이라고 말씀하시더이다  그렇게 10년의 결혼생활 남편과 결혼때 중학생이었던 장남 군대갈때되고 국민 학교 5학년, 2학년이던 둘째와 셋째는 어느덧 둘쨰는 대학생 막내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재수할때쯤...  예전 애인의 친구를 만난게 그 무렵이었습니다. 제게...그 남자가 절 갑자기 떠난 이유가 실은 그 사람이 원래 어릴때부터 오빠있는 여동생은 싫어했는데 그것도 나이많은 오빠가 둘씩이나 된다는 사실 (* 사실은 그것도 실제상황이 아닌  차마 제가 고아라는 사실을 남자와 남자 부모님께 말씀드릴수 없어서 만든 가짜가족이었건만) 그것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사리진것이라는 그 황당한 사유를 알려준 옛날애인의 친구분을 말이죠  그날 전 그분으로부터 남자가 저와 헤어진 진짜 이유와 함께 더 충격적인 반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실은 그 남자의 경우도 모든게 가짜였다고 하네요 그래도 전 차마 그래도 절 좋아하는 사람과 그 집안에 고아출신임을 밝힐수가 없어서 심부름 업체에까지 의뢰 다행히 그 소장님 가족들 도움을 받아 가짜 부모님과 오빠들 역할을 그분들이 해주시게 된것이지만  그 사람은 우선 애초에 아버지가 대학교수니 할아버지가 사업가출신이니 하는게 모두 거짓말이었고 실은 그 사람도 어릴 때 고아원에 맡겨져 자라게된 천애고아 출신에 집도절도 없는 떠돌이라는겁니다 다만 그래도 소망이 기왕이면 결혼은 정상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그런 좋은 여자를 만나 보다 정상적인 가정을 일구고 행복하게 살고싶은 그게 고아출신인 그 남자의 소박한 바램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처음 절 만났을떄는 그 정확한 자신의 신분을 밝힐수가 없어서 자신의 집안 내력을 무슨 5남매중 셋째네 어쩌네 하면서 거짓으로 말했던거고  막상 그렇게 결혼을 약속하고 그 다음부턴 ... 실은 그 사람도 소위 흥신소 내지 심부름업체 그런곳에 의뢰를 했다고 하네요 우선 약혼식과 상견례때 가족,친지 역할을 해줄사람 그리고 결혼식 당일에 참석할 하객들까지 말이죠 그러니까...상견례와 약혼식때 보았던 그분 부모님이며 약혼식날 참석한 형이니 누나니 동생이니 하는 사람들 실은 심부름업체 도움을 받은 엑스트라 조달업체쪽 회원들이었다고 하고 마찬가지로 결혼식 당일에도 엑스트라 조달업체 도움을 받아 약 40-50명 정도의 인원을 하객역할로 섭외할 생각이었다고 하네요  나 원... 듣고보니 참 이런 기가막힌일도 다 있나 게다가 그 심부름업체 업체명은 ‘무엇이든 도와드리겠습니다’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의뢰를 해서 부모님과 가족역할을 해주기로 한 업체명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 남자쪽에서 섭외한 업체는 ‘무엇이든 도와드리겠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VS 무엇이든 도와드리겠습니다 나 원 이건 무슨 요즘애들 말마따니 ‘평행이론’도 아니고 아니면 무슨 라이벌 업체끼리의 경쟁도 아니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와 ‘무엇이든 도와드리겠습니다’라... 차라리 그 두 업체가 손잡고 합병만 하면 그 사업 참 번창하겠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여하튼 의뢰인의 가짜 가족,하객 역할까지 맡아주거나 섭외해줄정도로 일 하나만큼은 성실하게 잘 해주는 업체니까요  하지만 남자의 경우엔 (원래 자신이 싫어하는 가족환경인) 제가 위로 나이많은 오빠가 둘이나 있다는 사실(?)을 알고 (* 사실은 그 가족도 제가 의뢰한 가짜인건데...-.-;;) 차마 제게 헤어진다는 말도 못하고 막상 결혼식 앞두고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자니 그 헤어지는 납득할만한 이유 대기가 쉽지 않아서 그런말조차 하지 않고 어느날 갑자기 심지어 다니던 회사에까지 전격 사표내고 훌쩍 사라져버린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남자가 의뢰한 업체쪽은 애초에 의뢰를 한 당사자가 사라져버렸으니 뭐...약혼식,상견례는 몰라도 이미 남자가 사라진이상 결혼식이고 가짜하객이고 그런걸 일부러 만들필요는 없으니 모든게 다 자연스럽게 무산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저는 실은 남자에게 고아출신임을 차마 밝힐수 없어서 심부름업체에 의뢰까지 해서 가짜가족을 만든건데 남자쪽은 아예 한술더떠...상견례는 물론 약혼식,결혼식 하객까지 그런 치밀한 준비를 했었다니 남자나 여자나 둘 다 알고보니 고아출신인데 그걸 숨기려고 심부름업체에 의뢰해 만든 가짜가족...가짜하객 만약 이런 이야기를 1980년대에 방송국 코미디 콩트로 만들려고 했다면 최소한 방송국 예능국장선에서 ‘아무리 코미디라도 최소한 말은 되게 만들어야 할 것 아니냐 !!! 무슨 세상에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다 있느냐 !!!’며 당장 엎어버렸을 엽기적인 반전 스토리인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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