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말실수 땜에 해외여행 취소 고민중이에요

공지사항 25.03.07
안녕하세요
오랜 친구와의 해외여행을 취소할지 고민되어 글 남기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직접 글을 쓰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하더라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십오년 넘게 나름 가깝게 지낸 친구가 있습니다. 긴 시간 알고지내면서 생일도 잊지 않고 서로 챙기는 등 친한 사이이긴 합니다. 다만 이친구가 행동이 경솔하고 말실수가 있는 편입니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부분들로 인해 화가 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풀리고는 했는데요,

최근에 이친구의 말실수?로 인해 같이 가기로 한 해외여행마저도 취소할까 고민중입니다.


이친구와 제가 근처 나라로 3,4일 정도 패키지여행을 가기로 예약 및 결제까지 다 한상태이고, 출발날짜까지 열흘 남짓 임박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저희 집안에 심각한 일이 터졌습니다. 온가족이 머리 싸매고 고민하고 고통받을 정도의 일이고 단시간에 해결하기 힘든 일인데, 사실 이것때문에라도 가족을 두고 저만 맘편히 여행다녀올 기분이 안납니다.
그래도 부모님은 흔쾌히 저에게 여행다녀와도 된다고, 그 며칠 자리비우는 것은 괜찮다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십니다.

그런데 친구에게 어쩌다가 위 집안문제 얘기를 했습니다. 가까운 친구이기도 하고, 위 집안문제라는게 심각하기는해도 저희 가족에게 흉되는 사건은 아니라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저에게 대뜸 '너 사주 믿어?' 라고 묻기에 저는 '아니 안믿어. 근데 안믿는 이유가 괜히 신경쓰거나 과하게 의존하게 될까봐'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사주 안믿는다는 저에게 굳이굳이 그친구는 아주 밝은 목소리로 '올해부터 OO띠(저의 띠)가 삼재래~ 나는 ㅁㅁ띠(그친구의 띠)니까 상관 없지만! 내 OO띠 친구들 안좋은 소식 들려오는데 시작된거같더라~ 너도 그런거 아니야? 근데 너는 사주 안믿는다니까 하는 얘기야!'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tmi : 참고로 저희 시대? 세대?에는 1,2월에 태어난 이른바 빠른 년생은 바로 앞의 해에 태어난 사람들과 같은 학년을 다녔습니다. 예를 들어, 1989년 1,2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빨리 입학하여 1988년생과 같은 학년을 다닌 것입니다. 그래서 한 학년에도 두 해에 걸쳐 태어난 학생들이 섞여있었습니다. 그친구와 제가 동년배임에도 저는 OO띠, 빠른 년생인 그친구는 ㅁㅁ띠로, 띠가 다른 이유입니다.)

물론 저는 사주 안믿고 사주가 맞은적도 없어서 그부분은 개의치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처한 상황이나 제 기분을 뻔히 알면서 약올리는 듯한 친구의 태도가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걱정해주는 말투도 아니고..
친구들이 겪는 힘든 일을 저렇게 재밌어하며 얘기소재 삼는 것도 불편했습니다.

그러고서 본인도 말실수 무마하려고 '너는 어차피 사주 안믿으니까 해본 얘기야!'라고 하는데, 상대방이 사주 안믿는다고 하면 보통 사주 관련된 얘기를 아예 안하지 않나요? 좋은 사주 얘기도 아니고 나쁜 사주 얘기를 꾸역꾸역 하는 것이 정말로 단순한 말실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뜩이나 집안 문제로 속상한데 저런 말을 밝고 명랑하게 얘기한 것도 싫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 친구와 웃는 얼굴로 함께 여행하고싶은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이대로 제가 그냥 여행간다면 그친구의 말실수는 없는 일이 되는 것이고 저만 혼자서 속상하다 끝나버리게 되는 셈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여행을 파토내는 것이 맞지만,
저의 여행취소를 고민하게 하는 몇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1. 여행지 자체는 제가 가보고싶던 곳이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국내.국외 불문 여행 자체를 엄청 오랜만에 가보는 겁니다. 그친구만 없다면 저혼자 여행을 갈거 같습니다. 그런 곳을, 제 잘못도 아니고 친구의 실수 때문에 안가게 되면 너무 아쉬울거 같습니다.

2. 패키지여행이라서 취소수수료가 15~20만원 정도 발생합니다. 이 돈 아까워서라도 가야하나 싶습니다.

3. 패키지여행의 특성상, 저 혼자 여행을 취소하면 그 친구는 상당한 숙박비를 추가부담하게될 것입니다. 일행이 없어 단독 숙박을 하는 경우, 객실을 1인이 독사용하게돼서 그런지 추가비용을 납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부분은, 지금 글을 쓰면서도 느낀게...어차피 그친구 사정이니 제가 신경쓸 부분이 아닌거같기도 하네요)


어찌보면 별거 아닌 고민일수 있는데 개인적인 집안사정으로 인한 속상함과 겹쳐져서 생각이 많아지네요. 덩달아 글도 길어졌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저와 같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실것 같나요? 친구의 저런 언행에 화나는 제가 예민한 걸까요? 기탄없는 의견이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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