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위의 로맨스

공지사항 25.03.17

차분하게 제 지난날 있었던 일을 좀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뭐 그렇다고 그저 그런 꼰대 아줌마의 따분한 넋두리는 아니고요 그저 한떄 제가 겪은 좀 특이하면서도 소름돋았던 이야기입니다  우선 전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후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다 대학은 들어가지 못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뒤 중소업체를 경영하는 한 사장님 밑에서 비서겸 경리일을 하며 살았었어요 그때 제 나이 20대 초반 사장님 나이 30대 중반 그러니까 15살 좀 넘는 차이였는데 어찌어찌하다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실은 그때 사장님은 아들이 둘 있는 이혼남이었고 제가 사장님과 결혼할 때 초등학교 5학년, 2학년 그렇게 되었습니다  뭐 어차피 사장님하고 결혼하기 전부터 애들이 눈치로 저하고 사장님 관계를 대충 아는듯했으니 제가 사장님하고 결혼하는데 아이들이 크게 걸림돌이 되진 않았고요 결혼식을 올릴때쯤엔 이미 아이들과 친밀감도 어느정도 형성되었습니다  다만 복병은 다른곳에 있었습니다 사장님 운영하시던 업체가...그러니까 그때쯤엔 이미 사장님이 아니라 제 남편인데 남편이 운영하는 업체가 부도가 난거에요 사장님...아니 남편은 한동안 어떻게든 재기를 해보려고 갖은 노력을 해보았지만 쉽지 않자 포기하고 결국 저를 설득 차라리 시골에 전원주택이라도 짓고 함께 농사나 지으며 살자고 해서 시골로 내려왔습니다  처음부터... 시골생활을 너무 만만하게 봤었나봅니다. 따지고보면 저나 저희 신랑은 물론 아이들도 모두 시골생활 경험이 없는 도시출신들이니까요 처음엔 그저 시골이라 당연히 집값은 쌀테니 집 구하는건 뭐 그리 어렵지 않을거라 막연히 기대했어요 근데...일단 집값,땅값 같은 문제는 둘째 치고라도 저희 네식구가 조금이라도 편안한 공간에서 함께 텃밭 일구며 그렇게 살만한 공간 구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집은 일단 천신만고 끝에 충청도의 한 농촌지역 마을에서 그곳 나이많은 어르신들이 저기 언덕빼기에 있는 집 한 채를 추천해 주시더이다 대충 그 마을 주인들 말로는 예전에는 사람이 살았는데 식구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고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은지  10년이 좀 넘는다 하더라구요 그러니 일종의 폐가인 셈인데  하지만 대충 와서 살펴보니 적당히 수리하고 청소하고 하면 그런대로 저희 네식구 살기에 그리 불편하진 않겠다 그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은 일단 시골집 구조가 대개 그렇듯 안채로 쓰이는듯한 공간에 안방으로 쓸법한 큰 방과 다른 식구들이 쓰기 좋안 상대적으로 작은방 두 개 그게 양 옆으로 있고 별채에도 방 하나가 더 있어 방은 모두 네 개였습니다 그 외에도 부엌...거실...욕실... 쓸만한 공간은 다 갖춰져있어서 저희 네식구 한...한달쯤 고생하며 청소하고 수리하고 하니 곧 말끔한 새집이 만들어졌습니다 화장실의 경우엔 아이들은 물론 솔직히 저도 시골 재래식 화장실은 불편해서 남편 설득해서 수세식 화장실로 새로 만들고 그렇게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언덕빼기에서 내려와 좀 떨어진 공간에  한 100평이 채 안되는 밭을 사서 거기서 야채나 이런거 심으면서  재배해팔고 그러기로 하고 다만 아이들 학교 보내는게 문제이긴 했는데 학교는 제가 등,하교 시간에 아이들 데려다주고 오는걸로해서 그렇게 아이들 학교 보내고나면 남편과 함께 밭 일구고 또 낮에는 나름대로 가내수공업 같은거라도 좀 하면서 그야말로 옛날 시골생활 같은 생활을 시작하게 된것입니다  솔직히 막상 그래도...근본적으로 시골인데다 마을 주택가에선 좀 떨어진 외진곳에 있는 언덕위의 집... 외딴집이라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도 그 생각은 다르지 않은지 사실 제 딴에는 아이들 한참 커갈떄니 둘 다 배려해준답시고 각기 방 하나씩 자기방 쓸수있게 그래서 저희 부부쓰는 안방까지 포함 최소한 방은 세 개이상은 되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렇게 안채에 방 세 개외에도 별채의 방 하나까지 더 있는 그런집을 샀건만... 아이들이 무섭다면서 밤에...저랑 자고싶다고 하더군요  뭐 어차피 어린아이들이고 저도 아직 시골생활 처음이라 많이 외롭고 호젓하다보니 고민을 좀 했지만 일단 아이들 이해하기로 하고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솔직히...둘쨰는 2학년이지만 그래도 첫쨰는 어느덧 5학년이라 좀 꺼림칙하기도 했지만 - 솔직히 국민 학교 5학년 정도면 그래도 조금씩은 성에 눈떠가는 나이인거잖아요  하지만 여하튼 아직은 열두살 어린아이 그리고 설마...아무리 새엄마라도 엄마인 저한테 몹쓸짓이야 하겠나 싶어 ^^;; 일단 안심하고...그래도 나름 좀 꺼림칙하게도 해서 2학년 둘쨰는 품에안고 자고 5학년 첫째는 한 30cm정도라도 거리를 두고 옆에 이불을 따로펴줘 재우는 그렇게 아이둘과 함께자는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뜻밖에도 문제는 2학년 둘쨰보다 5학년 첫쨰에게서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도 둘쨰는 엄마품에서 잠들어 그런지 새근새근 잘 자는데 30cm정도 거리를 떨어뜨려놓고 재운 5학년 첫째가 언제부터인가 말없이 방을 나가서 혼자 댓돌마루에서 허공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던가 혼자 한밤중에 한참을 마당을 서성이다 들어오곤 했습니다 처음엔 애가 화장실이 가고싶어 그러나 혹은 밤에 잠은 안오고 심심해서 그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그러다 한 두어번은 밤에 혼자 깨서 소리내어 흐느끼고 있더군요 전 결국 아이한테 물어보았죠 왜 그러냐구요  그러자 아이가 답하더이다 이 방에서 자면서부터 자꾸 이상한 꿈을 꾼다구요 오...맙소사 !!! 도대체 무슨 뜻으로 이해한건지 아이가 꾼다는 이상한 꿈을 전 그런(?)꿈이 아닌 그런쪽(?)의 꿈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혼자 조용한 곳으로 - 방엔 아직 2학년인 제 동생도 있으니까요 은밀히 불러서 타이르듯 가르쳤습니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니 너무 무서워할 것 없다 네가 이제 슬슬 거쳐가야하는 과정 하지만 그런쪽에 너무 집착하거나 하면 안돼... 아이를 너무 조숙하게(?)이해한 제 불찰인건가요 ? 그렇게 국민 학교 5학년 열두살 어린아이를 한밤중에 1:1로 불러 앉혀놓고 스물여섯살 젊은 새엄마의 성교육을 했던것인데 아이는 그 후에도 계속 이상한 꿈을 꾼다면서 어떡하면 좋겠냐구 말하더군요 그러자 전 차라리 자기전에 운동을 한번 해보던가 그래도 정 안되겠으면 그런 생각이 들떄 OO를 세게 한번 흔들어보면 괜찮을것이라 가르쳤습니다 대신...그거 흔들떄 나 보지 말고 벽 보고 하라고 했죠  -_-;;;;  설마... 그게 처음부터 뭔가 요지가 잘못 어긋난 시작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타이르고(?) 난뒤 한동안은 별 문제가 없어서 이제 더 이상 그런(?)꿈을 안 꾸나 싶었는데 이번엔 둘쨰가 제 가슴속으로 파고들며 울면서 그러더라구요 이상한꿈을 꾼다고... 설마... ??? 아직 국민 학교 2학년밖에 되지 않은애가 벌써 ??? 그렇게 조숙할수도 있다는 말인가... 라고 생각한건 그야말로 저만의 착각이었습니다 꿈 내용을 물어보니...귀신 나오는 꿈이라 하더라구요 대충 형상은 기억이 안나는데 굉장히 무시무시하게 생긴 젊은 여자가 여러명 막 산발을 한 채 자신을 쫏아온다던가 피눈물을 흘린다던가 심지어 어떨떄는 (꿈에서) 방구석 저쪽에서 나타나 손짓을 하면서 ‘자기랑 같이가자’ 그런다네요  저는 그래서 역시 아직 어린아이로구나 하며 안도(?)하고... 아직 어리고 겁도 많고...아마 시골생활이 처음이라 그런거 같다고... 엄마가 곁에 있으니 걱정말라고 그렇게 위로했습니다 혹시 마음에 걸려서... 친엄마가 그립거나 그런건 아니냐 물었더니 일단 그런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전 아이에게... 앞으로 만화책 같은거 그만보고 전설의 고향 같은 무서운 귀신 나오고 하는거 그만보고 하라고 타일렀지요 행여 낮에 TV에서 그런걸 본게 귀신나오는 꿈으로 영향을 미칠수도 있는거니까요  그리고 얼마후 이번엔 다시 첫쨰에게 문제가 왔어요 자신도 이상한 꿈을 꾼다...며... 꿈 내용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오오...맙소사... 그제서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제가 두 아이들...특히 아직 열두살 오학년에 불과한 아이를 너무 조숙하게 평가했다구요 실은 5학년 첫쨰가 꾸는 꿈도 무슨 성적으로 그런 이상야릇한 꿈이 아니라 귀신 나오는 꿈이었다는겁니다... 그리고는 말하더라구요 새엄마라 한 대로...거기를 세게 흔들어보았는데도 해결이 안되더라구요 오오...맙소사 그런 당연할 수밖에 없는일을. -.- 그 문제와 그런꿈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니 그야말로 헛다리 짚은 계모 때문에 가엾은 아이만 혼자 한밤중에 고생(?)하고 있었네요 –.-;;;;  다만 그제서야 슬슬 마음에 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리 아이들이 어려서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낮에 이상한 만화책이나 전살의 고향 같은거 자꾸 봐도 그렇지 ...참고로 실제로 저희 두 애는 일부러라도 그런 전설의 고향 같은 프로는 잘 안보는 그런 아이들이었습니다 TV 만화영화 같은건 그 또래 아이들이 대개 그렇듯이 좋아하는 것 같긴 하지만 무슨 일부러 전설의 고향류 귀신 나오는 그런 프로를  일부러 챙겨본다거나 하는 아이는 아니에요 5학년 첫째는 가끔 ‘고교생 일기’나 ‘지금 평양에선’ 같은 드라마 제 딴에는 재미있다고 느끼는지 가끔 보는 것 같기도 했지만요  사실 처음엔 아이들 꾸는 귀신나오는 꿈이 다 거기서 거기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두 아이가 번갈아가며 그런 꿈을 꾼다기에 구체적으로 다시 꿈 내용을 물어보기도 했어요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건 두 아이 꿈내용이 대체로 흡사하다는것이었죠 그러니까 대체로 10대-20대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 입장에서야 누나뻘은 되는) 그런 처녀귀신 3-4명 정도가 때론 피눈물을 흘리며 울기도 하고 또는 괜시리 씨익 웃어보이기도 하고 어떨땐 방구석 같은데 숨어서 자신을 향해 손짓하면서 ‘같이가자’ 이런다는거죠  그저 단순히 어릴떄 한두번쯤 꿀법한 귀신 나오는 꿈으로 여기고 넘어가도 될련지 남편한테 진지하게 이 문제를 상의했더니 남편은 아이들 기가 허해서 그런가보다며 읍내에 가선 보약 한첩을 지어오더이다. -.- 그리고 저보곤 아이들을 좀 더 사랑으로 감싸안으라고 타이르기까지 하면서 글쎄요 뭐... 제 기가 세서 귀신들이 더 접근을 못하는건지 아니면 아이들을 제가 계속 품에 안고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한동안 아이들이 귀신꿈은 안꾸는 듯 했어요  헌데 그러다 이번엔 저한테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잠결에 어떤 이상한 여인의 흐느낌 같은게 들려왔습니다 전 처음엔 잠결에 뭘 잘못들었나 아니면 이웃집에서 누가 우나 -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민가에선 다소 떨어진 ‘언덕위의 집’이라 그렇게까지 가까이서 흐느낌 소리가 들릴만한 이웃집은 없습니다 아니면 또 애들이 귀신꿈을 꾸고 그러는가 싶어 살펴봤는데 아이들이 흐느끼는건 분명 아니었습니다 전 한동안 그래서 대충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 의아해하면서도 별다른 단서를 찾을수 없어 그렇게 의아함속에 며칠을 보냈어요  그러다 한번은 기겁할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화장실을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저만치 별채쪽 그리고 대문 사이에 어떤 시커먼 물체 같은게 언뜻 보이더라구요 전 어둠속이라 언뜻 뭘 잘못본거려니 하고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한번은 가까이 다가가보았어요 순간 기겁했습니다 시커먼 옷차림의 어떤 이상한 여자가 꾀죄죄한 모습으로 그 구석에 앉아 흐느끼고 있는거에요 눈빛도 뭔가 심상찮아보였으며 저를 한참 멍하니 쳐다보더이다 한밤중의 그 눈빛...얼마나 소름돋던지...  귀신인가 싶어서 얼른 부엌으로 가서 소금과 팥까지 꺼내와서 던지고 그랬는데도 귀신(?)은 안 꺼지더라구요 너무 놀라서 남편까지 깨우고 경찰서에 신고까지 했는데 일단...다행이 귀신은 아니었습니다 귀신은 아니고 날이 밝아서 이웃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좀 나이많은 어른 몇분이 제게 와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실은 동네에 어릴 때 성폭행 피해를 입은 여자애 하나가 살고있고 그때부터 정신이 반쯤 나가 종종 밤이나 낮에 집을 나와 헤벌레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얼마전까지는 그래도 그 여자를 돌봐주는 어머니가 있어서 밖에 나와 돌아다니고 그러면 붙잡아서 집에 데리고 가기도 했는데 그러다 얼마전 돌봐주던 친엄마까지 돌아가시고는 혼자 집에 멍하니 있다가 밖으로 나와 낮이건 밤이건 가리지 않고 그렇게 혼자 쏘다닌다고 하더라구요 여자는 일단 경찰에 넘겨졌고 경찰서 입장에선 실성한채 혼자사는 여자를 그냥 방치해둘수도 없었는지 마을 이장님과 상의해서 시설로 보낸다던가... 대충 그렇게 일을 마무리하는 듯 보였습니다  실성한 여인을 시설로 보낸뒤 한동안은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을줄 알았습니다 헌데 한 두어주는 좀 잠잠하다 싶더니 다시 밤에 이상한 흐느낌소리가 나기도 하고 어떨땐 심지어 부엌에서 무슨 달그락거리는 소리나 뭔가가 깨지는듯한 소리가 나기도 하더라구요 설마... 시설로 보낸 그 여자가 다시 돌아왔나 아니면 그 여자 말고도 다른 실성한이나 부랑자가있나 싶어서 놀라 나가보았습니다 하지만 주위에는 그 누구도 발견되지 않았고 달그락거리는 소리나 깨지는 소리가 난 부엌에 가보아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만 부엌에서 깨지는 소리가 났을떄 날이 밝으면 접시나 그릇같은게 한두개쯤 깨지는일이 이따금 있더라구요 아이들이야 둘 다 저랑 함께 자니까 분명히 아니고 남편한테 물어봐도 원인을 모르겠다 하더라구요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번엔 제가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한 2-3일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그러고보니 아이들 꿈엔 젊은 누나 서너명 정도가 나타나 눈물을 흘린다던가 손짓을 하며 자기들보고 같이가자 그런다더니 저의 꿈엔 웬 나이많은 여자가 나타나서 ‘이곳은 우리집인데 웬 도적,오랑캐 따위가 들어와 살고 있느냐 ? 이 집에서 나가지 않을시 너희집안 3대가 저주받을줄 알아라’  사실 꿈속에서 하는말이라 생생한 기억은 아니고 게다가 생각보다 꿈속여인의 대사(?)가 길어서 세세하게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깨어나고나서 대충 기억나는 꿈속 단어들을 조합해보면 대충 그런식의 대사였습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몇 번씩 그런꿈을 연거푸 꾸다보니 저도 꺼림칙해지더라구요 전 혹시나해서 아이들한테도 물어보았습니다 너희들도 혹시 이상한 꿈을 꾸냐고 그러니까...둘쨰는 아직도 가끔 이상한 젊은누나들이 나타나 흐느끼거나 같이가자고 하는 그런 꿈을 꾼다고 하고 첫째는 그런 꿈을 꾼 것 같기도하고 안 꾼 것 같기도하고 최근에 꾼 꿈에 대해선 기억이 정확치 않은듯합니다  아무래도 꺼림칙해서 전 남편에게 꿈 이야기와 그간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아이들과 자는 방도 다른 방으로 바꾸었구요 여전히 이젠 제가 되려 아이들이 걱정되오 5학년,2학년 두 아이를 품에 꼭 안고 잤습니다 하지만 방을 바꾼뒤에도 아이들은 몰라도 제 꿈에는 이상한 나이많은 여자가 나타나 ‘빨리 이집을 떠나라. 떠나지 않으면 저주받을 것이다’ 그런식의 말을 계속하더이다 이따금씩 한밤중에 부엌에서 달그락거리거나 깨지는소리가 다시 들려오기도 했구요  남편은 제가 이야기를 하니까 신경쇠약인 것 같다며 읍내가서 이번엔 제가 먹을약 한첩을 지어주더이다 뭐...어차피 남편이나 저 또 아이들 둘 네식구 모두 다 도시에서 나고자란 사람이라 시골생활 경험이 처음이다보니 여러 가지로 적응이 안돼 정신적 스트레스가 어느정도 있는건 사실이니 그런쪽으로 해석하자면 일리있는 분석이 아니진 않지만 전 여전히 꺼림칙함을 떨쳐낼수가 없었습니다  또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이번엔 밤은 아니고 한낮에 아이들 학교보내놓고 돌아와서 밭일좀 하다가 점심떄 되어 집에 들어와 쉬고있던 대낮이었습니다 잠시 대충마루에 앉아 졸았단 것 같은데 ‘OO아 !!!’ 하며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에 깜짝놀라 화들짝 깼습니다 전 잠결에 뭘 잘못들었나 싶었고 어차피 주변에는 아무도 없기에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하지만 밤에 가끔씩 꾸던 그 이상한 꿈하며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꺼림칙함을 여전히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후우... 그런일이 몇 번 더 있었어요 낮에 잠깐 밭일 마치고 집에 들어와 쉬는데 잠결에 누가 그것도 결코 작지않은 소리로 ‘OO아 !!!’ 하며 부르는 소리 확실히 제 이름을 부르는건 아니고 다른 제가 모르는 제3자를 부르는 것 같은데 한번은 심지어 ‘OO아 !!! 뭐해 !!! 거기있으면 죽어 !!! 빨리 빠져나와 !!!’ 잠결에 들은 환청치고는 제법 장문(?)으로 누가 그러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다시 이상해서 밖으로 나가 집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역시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제 인생에서 무당을 찾아가는일은 없을줄 알았는데 사실 원래 전 종교문제 같은건 별 관심이 없었고 어릴떄 학교친구따라 이웃 교회에 잠깐 가본적은 있지만 어릴때는 몰라도(대략 초등 5-6학년때쯤) 한 중학생쯤 되었을떄부터는 더 이상 흥미도 느껴지지 않아 나가지도 않았고 그 외엔 대체로 무신론자에 가까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하물며 무속이니 뭐니 그런건 더 관심가질 이유가 없는 사람이죠 하지만 꺼림칙한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무당이라도 찾아가 원인을 알아보려 했습니다 다행히 읍내에 그런대로 용한 무당이 하나 산다기에 찾아가보았죠  무당을 찾아가 사주를 적어내고 자초지종 사연을 말하니 무당은 일단 한번 제 집을 가보겠다고 하더라구요 저야 뭐...이렇게 무당 찾아가 상담(?)하는건 처음이니 일단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원래 그렇게 하는건가보다 생각하고 무당은 저희집 주변을 살펴보고 마치 터나 풍수라도 보듯 한바퀴 휙 돌아보더니 ‘억울하게 죽은 원귀의 한이 한가득 쌓여있다’며 굿이라도 하는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더라구요 그리고 부적도 하나 써주더이다  저는 거액을 지불하고 굿도 보고 부적도 받고 그랬습니다 사기라도 당하는 기분이라 좀 꺼림칙하긴 했지만 이런 상황에선 굿이건 부적이건 무당이 어떤 거액을 지불하더라도 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되더이다 남편은 그런 절 나무라더군요 우리가 예전같은 갑부인줄 아느냐고 도대체 왜 쓸데없는데 돈을 쓰냐며 절 한참 나무랐습니다  칫~~~!!! 무당 불러들이고 굿하는데 돈쓴건 그렇다치더라도 솔직히 남편 사업 망하기 전까지도 그렇게 부자는 아니었어요 그저...수도권에 한 30평 정도되는 아파트 한 채 보유하고 있어면서 애 둘 키우면서 생계걱정,학비걱정 안하고 그 두 아이 대학졸업때까진 무사히 공부시킬수 있겠구나 막연히 짐직할수 있을정도로 그냥 중산층보다 약간 낮은 그저 생계나 학비걱정은 그리 크게 안하고 사는 그 정도 규모의 살림이었지 무슨 재벌가쯤 되는 갑부는 아니었거든요 뭐 지금 그런거 따지는게 별 의미는 없지만 남편이 사업 망하기전이나 지금이나 ‘갑부’가 아닌건 마찬가지에요 !!! 그냥 좀 생계걱정이나 별로 안하고 사는 그 정도 수준인거지 여하튼 중요한건 결국 왜 쓸데없이 부적쓰고 굿하고 하는데 돈쓰냐 그 문제인데 댁들같으면 이런일 겪으면 그런거라도 해봐야겠다 하는 생각 안 들겠냐구요 !!!  일단 다행히 무당불러 굿하고나서 한동안은 이상한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효험이 그리 좋지 못한 무당이었는지 한 한두달정도는 아무일없다가 마침 제가 밭일을 하다 팔을 좀 다쳐서 운전을 할 수가 없어서 아이 둘이 자전거를 타고 통학을 하였습니다 그 사이 해가 바뀌어 애들도 어느덧 6학년,3학년이 되긴 했지만 뭐 혼자 자전거타고 학교다닐수 있는 그 정도 능력까진 될수있을지 몰라도 어란아이긴 별반 달라진거 없죠  하지만 그러다 한번은 큰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할뻔한일이 생기고 둘째는 이상한 피부염같은게 걸려 한동안 고생을 했습니다 그것 참... 무당불러 굿하고나선 그래도 집안에 무슨 한밤중에 이상한 흐느낌소리가 나고 이상한 악몽을 쓰고 그런건 더 일어나지 않더니 이건 또 무슨일이 연달아 이렇게 벌어지는것인지...  무당을 다시 불러 또 굿을 해야햐는건지 아니면 다른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하는건지 그러고보면 이 시골마을 언덕빼기집으로 이사와 1년 조금 넘는시간 사실상 바람잘날이 없었던것같네요 이상한 할아버지를 만난게 그 무렵이었습니다 더 정확히는 이상한 할아버지라기보단 원래 예전에 이 동네 사셨던분인데 어떤 사정으로 다른동네로 이주해가 사시다가 문득 생각이나 오랜만에 방문을 하셨다네요 일단 마을 원래 토박이 주민들이야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온 옛 주민에 다들 반가와하는 분위기였고 다만 그분이 궁금해했나봅니다 저 언덕빼기 집에 지금 누가 사냐고 그러고보니 저희가 이곳에 이사온지가 1년이 조금 넘엇고 원래는 그전에 10년 넘게 빈집이었다니 궁금해 하실만도 하죠  처음엔 그 노인분이 자꾸 저희집을 기웃거리길래 그동안 있었던 일련의 일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서 꺼림칙해서 쫏아낼까 아니면 경찰서에 신고를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만 그때 아마 걱정이라도 되었는지 따라온 다른 이웃주민이 계셔서 원래 예전에 이 동네 사시던분이라 설명을 해주셔서 오해는 풀렸습니다 하지만 그러고나니 그분이 저한테 더 심각하고 진지하게 물어보시더군요 ‘언제부터 이 집에 들어와 살기 시작했느냐’고...  아...!!! 정말 이 세상에 무슨 귀신이나 원혼같은게 존재하긴 하는건지 그거야 뭐 죽기전까진 확인해볼수 없는 문제고 그분이 말씀해주신 이 집과 관련된 사연은 대략 이와같았습니다 원래 이 집에는 오래전에 아버지는 집을 나가고 여자 혼자 딸 셋을 키우는 그런 가족이 살고 있었다 나이는 대략 첫째가 20대 초반 그리고 나머지 둘쨰와 셋째가 고등학생,중학생 그런 아이들이었는데 화재로 일가가 다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군요 네식구는 모두 불에탄 시신으로 발견이되었고 그런 나변이 있은 흉가다보니 한 10년넘게 아무도 와서 살지 않으려 했다네요 그러면서 어르신이 저희에게 걱정되고 딱하다는 듯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거 도대체 무슨 사연과 사정이 있어 여기까지 와서 살게된 가족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하필 그런 사연으로 흉가가된 집에 들어와 사느냐’고...  제가 진짜 소름끼쳤던 것은 화재사고와 그 가족에 대한일 자체보단 그 가족구성원 때문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대충...그 가족구성원이 제 꿈속...그리고 아이들 꿈속 그 꿈속의 귀신들과 대충 숫자와 상황이 맞아떨어졌거든요 아이들은 꿈속에서 3-4명 정도되는 젊은여성(누나뻘 되는)이 자기들한테 같이가자느니 어쩌자느니 그러면서 손짓을 한다던가 울음소리를 낸다던가 그랬고 제 꿈속에선 웬 나이많은 여자가 절 짓누르며 ‘원래 우리집인데 니들이 뭔데 여기 들어와서 사느냐 ?’ 대충 그런식으로 말하곤 했었다니까요 아...그러니까... 아이들 꿈속에 나온 젊은여저 서너명은 딱 화재로 불에탄 자녀들 (정확히 딸 세명) 그리고 절 꿈속에서 짓누른 나이든 여자는 아이들 엄마 그러고보니 숫자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더군요  소름이 끼쳤습니다 이 세상에 정말 귀신이 존재하는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불에타서 죽은 가족들이 원통함에 자기들  생전에 살던집을 잊지 못하고 못떠나면서 그렇게 맴돌다 급기야 그렇게 10년넘게 폐가가 되어있던집에 들어와 살려고한 저희들을 괴롭히려한건 아닐지 최소한 꿈속에 나타났던 여인들의 상황과 숫자가 불에타죽은 일가족의 경우와 정확히 맞아떨여저 소름끼쳤습니다 결국... 무당을 불러 진혼제를 지내고 남편을 설득해 이 집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다소 흘렀습니다. 아이들은 어느덧 자라 고등학생,중학생이 되었고 남편을 거듭 설득해  그 이상한 언덕위의 집을 떠나 읍내에 새로 생긴 빌라로 이사한 것은 그런 우여곡절을 겪고 한 반년쯤 지난뒤의 일입니다 그러고보면 그 ‘귀신 나오는 집’에선 대략 한 2년 가까이 산 셈이네요  남편과 저는 읍내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며 살고있고요 아이들은 별 탈없이 무난히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2년 가까이 살았던 그 귀신나오는 언덕위의 집은 그 사이 철거가 되어있더군요 가끔 생각나서 그곳을 찾아가보기도 한답니다 그러고보면 저희가 그 집에서 산 시간이 대략 2년 가까이가 되어가는데 지금은 더 이상 이상한 악몽도 꾸지않고 밤에 이상한 여인의 흐느낌이나 달그락거리는 소리나 비명소리 같은 것을 듣는다던가 그런일은 더 이상 없지만 그 집에 잠시 머물렀을 때 겪은일과 나중에 그 집에 깃든 사연을 알게되었을떄의 일이 가끔씩 떠올라져 착잡한 감회에 젖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정말 천당이나 지옥 혹은 사후세계나 귀신 이런게 정말 존재하는지 죽기전에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여하튼 그렇게 한 10여년전 화재로 남편없이 아이 셋 키우며 사는 아주머니와 딸 셋이 한꺼번에 세상을 떠나는 참변을 겪었다는 그곳 정말 혼백이 있다면 그 원통한 한 때문에 자신들이 사는 옛 집을 떠나지 못하고 맴돌다가 급기야 저희들의 꿈속에까지 나타나 그런 것은 아닐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답니다 어차피 사람이 태어나 한번은 죽는것이라면 저도 언젠가는 죽어 귀신이 될수도 있는몸이고 그네들도 다 생전에는 저희와 똑같은 숨쉬며 살아가는 인간이었을것이란 것을 생각하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들지 않을수 없게 만들더군요. 가끔 착잡한 감회에 섞여 그곳을 한두번쯤 안 찾을수 없었던 저는 한번은 수소문 끝에 어떤 스님과 연이 닿아서 그곳에 작은 진혼제를 열어 혼백을 위로해주기로 했답니다 정녕 다음생이나 이런게 존재한다면 그곳에선 더 좋은 인연을 만나 잘 살기를 기도하며 그렇게 원혼들을 위로해주고는 그곳을 떠났답니다.     
  • 이전글
  • 다음글

댓글쓰기

0/200자

(댓글은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입니다. 비방 및 악성댓글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동방지 코드 4217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