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재혼하신다고 합니다 (10대)

공지사항 25.03.22
안녕하세요 현재 중학생인 사람입니다

우선 저희 부모님은 제가 5-6살 때에 이혼하셨어요 사실 그리 정확히 기억나지도 않고요

근데 이거 하나만은 확실히 기억나요
아빠가 현관에서 캐리어 끌고 나갈 때에 2살 차이나는 남동생과 같이 붙잡고 울었던 거

잡소리는 여기까지만 쓸게요
일단 중요한 건 아버지께서 재혼을 하신다는 건데요,
지금 상황을 설명드리자면 전 어머니를 따라가 지금도 어머니랑 같이 살고 있고 한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아버지를 만나고 있습니다

거의 10년 동안 이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예상은 했다만은

일주일 정도 전에 아버지랑 만났어요 여느때처럼 놀러다니다가 아버지네 집을 들렀고 거기서 저녁을 먹으려 했죠

그런데 갑자기 저와 남동생 둘을 불러 앉히시더니 분위기를 잡으시곤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아빠가 지금 만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랑 결혼을 할 것 같다고요

정말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인 건 예저녁부터 알고 있었는데, 왜 눈물이 나는지...

솔직히 말하자면 저 정말 예전부터 알았어요 아버지께서 만나는 사람이 계시다는 걸

초등학교 3학년 때였나 그 날도 아버지네 집이였을 거예요 아마도

아버지가 잠시 나가신 사이에 아버지 폰에서 전화벨소리가 울리더군요

저는 그 분께 아버지가 잠시 나가셨다고 말씀드리기 위해 아버지 폰 화면을 확인했는데 저장명이 여성분 애칭으로 보이더군요 예를 들어서 이름이 가현이면
혀니♡ 이런식으로요

저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전화를 미처 받지 못했었고 전화는 그대로 툭 끊어지고 말았어요

5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버지가 다시 돌아오셨고 저는 아버지 폰에 전화가 왔었다는 걸 아버지에게 설명드리지도 못하고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아버지도 애인이 있는 걸 최대한 숨기려곤 했나본데 그걸 들켰다는 걸 아시면 충격받으실테니까요

정말 그렇게 저 빼곤 아무도 모르게 이걸 5년이 넘어가도록 숨겼었어요

근데 이게 아버지의 재혼이라는 현실로 되돌아오니 받아들이기가 참 힘들더라고요

2살 터울인 남동생은 아무렇지 않아 하던데 저는 울기나 하고 있고 저만 철이 덜 든 것 같아 수치스럽기도 하고 남동생이 이렇게나 일찍 철이 든게 슬프면서도 다행이다 싶었어요 저만큼이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마음같아선 앞으로 아버지를 만나지 않겠다고 소리치고 나가고 싶었어요 근데 저도 이게 왜 이런지 모르겠고 당연한건데 이거에 왜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조금 울고 조금 대답하고 그렇게 그냥 왔네요

사실 아버지가 저희에게 그닥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동생이 잘 한 일도 칭찬 하나 없이 고작 그걸로 되겠냐 취급이나 하시고 만날 때마다 정치발언이나 어머니 욕을 계속 하세요

이건 좀 쪼잔한 점이긴 한데 웹툰도 불법사이트로 보는 거 다 봤고요 화장실에서 DC같은 커뮤하는 것도 다 봤어요

이런데도 전 아버지라는 점이 좋아서 자꾸 이렇게나 슬픈걸까요? 아버지가 재혼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제가 이기적인 건가요? 아니면 그냥 단순히 제가 사춘기라서 이러는건지, 철이 안 든건지요

제가 문학적으론 딱히 소질이 없기도 하고 지금 많이 흥분한 상태라 글을 되게 횡설수설 적은 것 같은데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그냥 너무 우울해요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갑자기 다 때려치고 없어져버리고 싶기도 해요 이걸 어찌해야 할 지 조언 좀 부탁드릴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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