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첫사랑을 못잊겠다 ㅎ

공지사항 25.04.04
내가 고등학교 때 되게 좋아하던 선배가 있었거든
신입생 되고 동아리를 들어갔는데 거기 선배였어

키 170 후반에 안경 끼고 머리는 항상 단정하고
슬렌더?한 체형인데 어깨도 넓고 얼굴도 작아서
교복 핏이 되게 예뻤어 무슨 느낌인지 알려나? ㅋㅋ
되게 공부 잘할 거 같은 (대학 간거 보니까 실제로 잘하셨더라)도련님 스타일. 근데 이제 너드남은 아닌••
잘생기진 않았는데 되게 단정하고 모난 곳 없어서 훈훈했어 ㅎ

근데 성격도 외모같음. 차분하신데
또 말 하는 거 들어보면 센스가 있었어.
그래서 은근 남자 여자 모두한테 인기가 많았던 거 같아.
실제로 되게 인싸였어 ㅋㅋ

내가 동아리에서 친해진 애들 몇명한테
그 오빠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알고보니 같은 동아리에
그 오빠 좋아하는 애가 두명이나 더 있었음
1학년 여자애들 나포함 7명 있었나 그랬는데
여기서도 벌써 세 명이 좋아함 ㅋㅋ
그러고 보니 학교 전체로 보면
그 분 좋아했던 애들이 몇 명이었을까 짐작이 안되네 ㅎ

하여튼 그때 처음으로 내 이상형을 알게 됐던 거 같음.
첫사랑 이었지. 보자마자 반했으니까

근데 알고 보니 그 오빠가 나랑 같은 학교 출신인거야
그래서 그걸 껀덕지로 무작정 선톡을 했어.
우리 고등학교에 나랑 같은 동네 살던 애들이 많이 없었거든.
그래서 막 너무 반갑다고 이야기 하고 같이 다녔던 학교 얘기 꺼내면서 처음으로 톡을 하는데!! 그때 그 설렘은
다시 느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황홀 했던 거 같애

근데 나도 좋아하는 거 너무 티내고 싶진 않고
부끄럽고 하니까 적당히 톡을 끝냈는데
그 뒤에도 계속 생각이 나는 거야

그래서 막 동아리 일정 물어 보고
학교 일정 물어 보는 척하면서 몇번 더 선톡을 해봤어ㅋㅋ
그러다 보니까 어느순간부터 톡이 안 끊기고
자연스럽게 사담 주고받는 사이 된거야.
막 독서실 가기 싫다. 학원 가기 싫다. 서로 그런 얘기 하는데 그땐 그런 별 얘기 아닌게 되게 설렜징.

그리고 또 조금 기대했던게
나랑 같은 동아리에 그 오빠 좋아하는 애들이 있다고 했잖아.
그중 한명이 나랑 되게 친한 친구여서
서로 막 오빠 덕질? (고딩때니까 가능했다 ㅋㅋ)
하면서 그 오빠 얘기 엄청 했는데
알고보니 그 오빠가 내 연락에는 답장을 빨리 하구
막 썸타듯이? 성의있게 하는데
내 친구한테는 톡 답장을 잘 안하시더라구.

난 말투가 되게 다정하시길래
원래 그런줄 알았는데 모두한테 그런건 아니었어.
그래서 혹시 나한테 관심 있나 하고 엄청 기대함 ㅋㅋㅋㅋ

근데 뭐 계속 연락하다보니 알겠더라고
나한테 관심 있었던건 아니었던 거 같애
관심은 아니고 호기심? 정도일 순 있겠다.
그냥 처음 본 후배가 막 말 거니까 받아 준 거겠지

그러다 어느 날은 나랑도 친하고
그 오빠랑도 친한 선배가 있어서
사실 그 오빠 좋아하는데
이게 썸인지 뭔지 모르겠다고
다 털어놓고 고민 상담 하는데..

선배가 걔한테 마음을 너무 많이 주지 말라는 거야
그래서 무슨 얘긴지 계속 캐물었는데
알고보니 그 오빠가 여자가 되게 많았더라고
한 번에 연락하는 사람도 많았고
뭐 선배 몇 명이랑도 동시에 썸 타고
뭐 스킨십도 하고 했다고 하더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양다리 걸치면서 연애 한 것도 아닌데
인기 많으면 그냥 그럴 수도 있는거 아닌가 싶은데
그때는 그게 너무 충격적이고 배신감이 들어가지고
그냥 마음 접고 그렇게 서서히 멀어졌던 거 같아

이 생각이 갑자기 왜 나냐면
며칠 전에 폭삭 속았수다를 보는데
영범이가 그 오빠랑 너무 비슷한 거야 느낌이
외모나 성격이나 분위기는 전혀 다른데
약간 그 착하고 바른 도련님 같은 느낌이 비슷해 ㅋㅋㅋ
그리고 클라우드에 백업 해 둔 사진을 보는데
내가 그 오빠랑 했던 카톡을 다 캡처 해놨더라고
그냥 새벽에 심심해서 그걸 다 읽어 버렸어 ㅋㅋㅋ

근데 읽으니까 그때 생각도 나고
그 오빠도 나도 약간 말투가 썸 같은 느낌이 들어서
되게 설레더라고.. 그거 읽고 난 다음에
그 오빠 인스타도 몰래 가서 염탐 하고 옛날 생각 막 하는데
그게 몇 주째 안 잊혀지네. 그 떨림이 너무 그립고
안 이어져서 더 아련한듯..ㅎ

솔직히 연락해 보고 싶은데 지금 갑자기 하면.. 너무 주책이지
지금 거의 8년 지났는데. 그 오빤 이미 대학도 졸업했을거야
뭐가 있었던 사이도 아니고 고작 한 달 연락한 건데...
첫사랑이어서 그런지 그게 뭐라구
한번만 다시 만나보고싶고 그럼ㅋㅋ

그 뒤로 대학 와서 썸도 타보고 연애도 몇 번 해 봤지만
이렇게까지 지나간 사람이 그리운 적은 없었음.
첫사랑이 원래 이런 거야?
너희는 지금 첫사랑 떠올려 보면 어때??

나는 이뤄지진 않았지만
그냥 내 마음 속에 이런 추억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되게 행운인 것 같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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