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소에 한국 결혼식 문화가 너무 불편했어. 난 남한테 민폐끼치는거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이야.
뭔가.. 내가 잘살아 볼건데 다들 돈 좀 보태고 내 자랑좀 보러 와줘. 이게 한국 결혼식의 무드같아서. 외국에서는 결혼식은 내돈으로 여는 파티라 손님이 와서 같이 즐기는 느낌이거든 이게 취지에 가장 맞지 않나 싶어..(근데 돈이 너무 많이 들긴 하지)
너무 냉정하게 보여도 '결혼식'하면 솔직히 나랑 내 가족 빼고 진심으로 기뻐할 사람 거의 없지 않나 싶거든. 친구들이야 뭐 축하해 잘살아라 정도 마음이지.. 결혼하고 가정생기면 좀씩 거리도 두게 되기도 하고 친구가 결혼하는게 너무 행복한 이벤트는 아니고 그냥 도리상 축하해주러 간다 정도잖아. 근데 남들 불러서 돈내게 만들고 먼걸음 시간.. 이런 행사만큼 완벽한 민폐는 없다고 생각해와서 나는 내돈100으로 하는 거 아닌 이상 안하고 싶다 생각해왔어. 다행이 부모님도 평소 내 결정 존중해주는 편이고 돈 욕심 없으셔. 그리고 결정적으로 더 부정적 이미지가 생긴건 주변인들 때문이었는데
- 취직한지 한달됐는데(심지어 평생직장 아니고 보통 1-2년 정도 하고 장소도 바꾸는 계약직 프리랜서형이었음) 상사 결혼식 초대받았고 불이익 당할까봐 축의금 냈어
- 전혀 친하지도 않던 전 직장 동료가 몇년만에 연락오더니 청첩장 줌. 잘살라고 축하만해주니 답장 씹힘
- 몇년간 내가 보낸 문자 답장도 제대로 안하고 나한테 안부 한번을 안 묻던 옛날 친구 그냥 맘속으로 정리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청모를 한다며 연락이 옴.
- 안친한 동기 결혼식 대신 참석 권유받고 못간다고 하니 이유 계속 캐묻고 그쪽에게 이간질하며 이상하게 소문낸 친구가 있어서 손절한 경험이 있음.
-평생 얼굴도 한번 못본 자기 언니 결혼식을 오라고 하더니 못간다니까 와줬던 친구가 얼마를 냈니 하면서 참석 안한 난 돌려서 비교당함.
+아버지장례식에 동생네 지인이 몇명 내 지인 몇명 각 지인이 얼마씩 냈다 다 얘기하면서 많이 왔다 자랑하고 돈 얼마 모았다 이런말 들은 적도 있음.
등 등 이해할 수 없는 돈벌이용 행사 초청을 몇 번 받고 인식이 더욱 안좋아지고 돈을 얼마를 내야 할지 고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어가지고 나는 그런 고민 남한테 안겨주면서 맘 불편하게 해서 까지 억지 축하 받고 싶지 않다 생각이 강했어.
친구 중 결혼 한 친구 딱 한명이고 그 친구는 결혼식을 해서 가서 축의했었어. 그 친구는 친해서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줬어. 축의금은 개인 카톡으로 편지랑 함께 보냈었고.
내가 식을 안하니까 그 친구가 일단 축의금 얘기 꺼내긴 했는데 그걸.. 미혼(모솔,결혼안할것 같은)친구 하나 있는 단톡방에 하더라고.. 축의금 어떻게 줄까 하는데 톡방에 그 미혼친구까지 축의금 부담 느낄까봐 됐다고 했거든. 그냥 갠톡으로 똑같이 줬으면 고맙다고 하고 받았을건데 왜 그걸 굳이 톡방에 올렸나 싶어. 그 후 돈은 못 받았고 선물이나 축하한단 얘기 조차 제대로 없었어. 식을 안하니 어물쩡 넘어가는거더라고 그게..(돈은 애초에 미혼친구들이면 받을 생각이 없기도 한데 이미 준건.. 나였으면 어떻게든 돌려 줬을거라)
누군가는 내가 짜다 할 수 있지만 평소에는 항상 하나라도 더 상대보다 베푸는 쪽이고 친구들 맨날 차태워주고 선물도 자주 줘..
말했다시피 나는 축하를 하는데 돈을 주는 문화 자체가 너무 이해가 안가. 축의금은 딱 품앗이니까 그렇게 이해하고 있거든. 내가 됐다고 했지만 톡방에서 그래그래 줘 이렇게 하는것도 너무 웃기잖아 돈거래 같고..
그친구가 나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단톡방에 그렇게 쓴게 약간 노린것 같아서 뭐지 싶기도 하고 내가 됐다 했으니 그냥 잊자 하다가도 가끔씩 생각이 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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