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생각나는 시절인연

공지사항 25.04.16
판 글은 처음 써봐서 어떻게 써야하는지 모르겠네요
20대 중반 좀 늦게 유흥에 발을 디디고
새벽 첫 차를 타러 전철에 내려갔을 때
어떤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술을 꽤 하셨는지 얼굴이 벌겋게 달아있었는데 그 와중에 책을 읽고 계셨던 게
그 분의 첫인상입니다.
전철이 언제 오려나 기다리면서 흘끔흘끔 봤는데 먼저 말을 거시더라구요.
본인 폰이 배터리가 없어 타는 전철이 몇시쯤 오는지 알려주실 수 있냐고
저도 배터리가 2%라 잠깐 보고 이런저런 얘기 하는데 택시 비슷한 얘길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아마 카카오 택시가 시작되었을때였나 해서 해외에 우버택시 얘길 하셨는데
전 사실 그 때 해외도, 우버도 모를때라 그냥 그쵸 그쵸 하고 맞장구 쳤었네요 ㅋㅋ
본인은 친구랑 오랜만에 봐서 신논현역? 에서 오징어회를 먹고 오는 길이라며,
이렇게 멀리는 평소에 안오는데 간만에 좀 힘들었다고 하시다가
보통 편하게 "클럽 다녀오셨나봐요" 하실법도 한데
"아유 힘드시겠네요 오래 서계셨을텐데" 이렇게 얘기하시는 게 
좀 웃기기도 하고 말을 배려있게 하셔서 지금도 기억에 오래 남네요.
그러다 알고보니 그 분 전철은 반대편이라 서둘러 가셨는데 마침 전철이 동시에 왔고
저희는 유리창 너머로 서로를 보다 그 분이 손가락으로 바깥을 가리켰는데
그땐 무슨 생각이었는지 다음에 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오늘은 너무 늦었다고 고개를 저었고
그 분은 목례를 하시더라구요.
막상 문이 닫히니 저도 뭔가 얘기라도 더 하고싶어서 그 다음역에 내려서 여기저기 봤는데
다시 전 전 역으로 갔으면 만났을려나 싶기도 하고..그렇게 보내드렸습니다 ㅋㅋ
뭘 믿고 따라가려고 했나 하실수도 있지만 얘기라도 더 해보고싶다는 느낌을 받기가
살면서 마주하기 쉽지는 않기에 아직 아쉬움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넋두리 하듯 판에 찾아와서 남겨보게 되네요 허허..잘 지내시는지..
그 분도 절 기억하실라나 모르겠지만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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