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싸우는 게 너무 힘들어요

공지사항 25.04.20
안녕하세요
뻔한 말이지만 제가 네이트판에 글을 쓰는 날이 올 줄 몰랐네요.

저는 28살 여자입니다.
한 10대 때부터 부모님 사이가 줄곧 안 좋았어요.
옛날엔 물건 던지고 싸우고 몸싸움 했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고요.
그냥 서로 다정한 말 주고받는 건 본 적 없고, 대화가 거의 없고, 그나마 대화하는 건 엄마가 잔소리 할 때? 그럴 때마다 두분 다 쉽게 언성이 높아져요.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독립도 했는데, 여전히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힘들어요. 왜 그럴까요?
한 달에 1-2번 정도 본가에 가는데, 오늘 또 두 분이 언성 높아지는 걸 보면서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더 내 앞에서 이러면 다시는 본가에 안 오고 가족 여행 같은 것도 안 가겠다고 화를 냈어요.

집에 오면서 계속 울면서 생각했어요.
내가 예민한 건가… 내가 너무 크게 받아들이는 건가?
엄마는 싸운 게 아니래요. 그냥 문제제기를 한 거래요.
근데 저는 두 분이 같이 있으면 늘 싸울까봐 긴장되고 불안해요.
얼마 전에 큰 맘 먹고 효도를 하려고 해외로 짧게 가족 여행을 갔는데, 역시나 많이도 싸웠어요.
뭐랄까 전쟁통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숨이 막히고, 무력하고… 효도는 따로 따로 하고, 다 같이 가는 여행은 절대 안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생각해보면 별 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해요.
신체적 폭력이 있다거나 욕설을 심하게 하는 건 아니거든요.
막 술 먹고 폭력 행사하는 아빠들도 있잖아요.
우리 가족은 참 애매한 것 같아요.
그냥 서로 별로 안 친해요. 가족끼리 시간을 많이 보내거나 대화가 많은 편이 아니여서요.
엄마, 아빠 각각 보면 부족한 점은 많아도 선한 분들이고 저한테 잘해주려고 노력도 많이 하세요.
그런데 그들을 온전히 사랑할 수가 없어요.
같이 있는 모습이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나도 그들과 같이 있는 게 행복하지 않아요.

둘이 같이 잘 놀러다니는 친구 부모님들 보면 참을 수 없을만큼 부러워요.
그 정도는 사실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제 앞에서만큼은 서로 짜증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너무너무 숨 막혀요. 심장이 두근대고 엄마아빠가 미워지고 결혼과 사랑을 믿을 수 없게 돼요…

제가 너무 이상적인 걸 바라는 걸까요?
저는 두 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저도 결혼을 하고 몇 십년 같이 살다보면 그때는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정말 안정적인 남자친구가 곁에 있는데도 저도 똑같은 결혼생활을 하게 될까봐 겁이 나네요.

객관적인 조언 한 마디만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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