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믿어지지가 않아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어제저녁,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8시반 KTX 안에서 겪었던 일이에요.
제 바로 뒷좌석에 어린 아기가 탄 가족분이 앉으셨습니다. 처음엔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지만, 간간이 아기 말소리가 들릴 때마다 '아이고, 애기가 참 말을 잘하네' 생각했습니다. 사실 아기는요, 뽀로로 영상을 보면서 화면에 나오는 문장을 또박또박 읽는 정도였어요. 뛰어다니거나 소리를 빼액 지르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정말이지 어른인 제가 봐도 너무 조용하고 얌전한 아기였습니다.
그런데 글쎄, 목적지에 거의 다 와갈 때쯤 갑자기 승무원분이 오시더니 한다는 말씀이... "아이가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왔으니 조용히 시켜달라"는 겁니다.
제 귀를 의심했어요. 네? 시끄럽다구요? 그 조용했던 아기가요?? 너무 황당해서 말문이 막혔습니다. 아이 부모님은 또 얼마나 당황하시고 어이없을까요. 그런데 더 미치겠는 건, 바로 앞에 앉아있던 제가 마치 그 민원을 넣은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부모님의 시선이었습니다. 제가 괜히 민원범이라도 된 것 같아 너무너무 불편하고 억울했습니다.이 상황에서 제가 아기 전혀 안 시끄러웠다고 변명하는 것도 웃기고, 괜히 끼어들었다가 더 큰 소란이 될까 싶어... 그리고 조금있다가 목적지에 도착해서 저는 짐을 챙겨 내렸습니다.
아이고 두야... 정말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아이 데리고 잠깐의 나들이도 이렇게 눈치를 보고 황당한 일을 겪어야 하는 부모님들이 너무 안쓰러웠고, 무엇보다! 가만히 조용히 영상보던 애기한테까지 민원을 넣은 그 인간! 정말 괘씸해서 잠이 안 옵니다.
세상에, 어떻게 그렇게 매정할 수가 있나요? 남 일이라고 막말하고 민원 넣으면 그만인 건가요? 부디 꼭 본인도 똑같이 당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이지 너무너무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잠이 안와서 분노의 타자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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