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싶다는건 너무 어그로일려나

공지사항 25.05.13
요새 난 정말 뭐하는 인간인지, 왜 세상에 살아숨쉬는지 정말 모르겠다
우울증 치료도 받고 유툽 상담영상도 보고 많은 생각을 한다

난 정말 착한아이로 큰 것 같다
엄마아빠가 원하는대로 큰사고 안치고 번듯한 직업에, 직장에 부모님용돈도 선물도 잘 챙겨드리고...
엄마한테 최근까지도 우리딸이 남들이랑 비교해도 제일 낫다는 얘기 들을 정도로 잘 크긴 했다

근데 내 직업, 내 직장 어느하나 내의사가 없었다
멀리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말, 헤어지기 싫다는 말에 집근처 직장에 ... 일할 수 있는 직업을 택했다
이유는 정말 모르겠다... 그냥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
대학조차도 집에서 통학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내가 누군지 왜 사는지... 이런 고민은 부모떠나 내손으로 돈을 벌때부터 시작했다
그동안은 힘없었던 내가 돈을 벌게되니 자아를 찾아가게 되었다
28살에 늦게 찾아온 자아는 나를 굉장히 괴롭히고 있다

연애도, 결혼도, 임신에 대한 생각 조차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본대로 자랐으니 나도 상대를 고르는 기준이 통제와 집착밖에 없는거다... 맞춰간다는건 정말... 상상할 수 없다
싫은 조건이나 한쪽으로 치우친 조건이 하나라도 있으면 마음부터 식는다

이런 내가 사회생활도 못할 것 같지만 작년 친절직원, 우수리더쉽 표창까지 받은 내가 사회생활을 못하리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정말 내 선(애인)안으로 들어온 사람에게만 이상하게 집착하고 통제하려는건 정말 그거밖에 보고배운게 없기 때문이다

> 초등학교 때 부터 시험성적이 안좋으면 우리엄마는 나와 일주일 정도 대화를 안했다
대화만이면 다행이지 아예 눈길조차 주지않았다
초등학생이 전과목 고작 몇개틀렸다고 집가기전에 펑펑울었다 공부못하는 내자신이 싫어서가 아니라.. 엄마가 또 무시할까봐
밥도 안먹고 매일 방문잠그고 있길래.. 시험 망친 기간은 할머니가 내밥을 챙겨주셨다
아빠는 발령때문에 기러기 생활하셔서 내 성적에 신경쓸 시간이 없었다 엄마가 날 무시한 사실조차 모르신다

> 친구들을 모두 통제했다
우리집이 아빠회사 관사라... 관사 사는 애들, 달동네 사는 애들 구분이 심하긴 했다
초등학교는 같이 섞여들어가니 달동네사는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는데 그걸 엄마는 굉장히 싫어했다
같이 놀다 걸리면 그날은 등짝을 맞았고 휴대폰 압수를 당했다
합당한 이유라도 있으면 거리를 두겠지만 오로지 달동네 애들은 험하게 자랐다 는 편견만이다
그걸 6년동안 당했다

> 수학여행가는 날 꿈자리가 안좋다는 이유로 날 집에 감금했다
놀이기구가 불에 탄 꿈을 꾸고... 차마 꿈때문이라곤 할 수 없으니 몸이 너무 안좋아 결석하겠다고... 출발 2시간전에 선생님에게 전화하셨다
며칠전부터 가고싶다 노래불렀던걸 안좋은 꿈때문에 포기하라니... 그당시 초등학생인 나는 이해를 할 수 없어서 굉장히 많이 울었지만 절대 봐주지않았다
그리고 그날 집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다

> 친구집 가는걸 이해못하셨다
이유는 그집 아빠가 잠정적 예비 성범죄자일 수 있다는것... 남들 친구네 생일파티가고 즐거운 시간만들 때 나는 그런거 하나도 못했다
집안살림 보여주기싫다고 집에도 절대 못데려오게 하셨다

> 남자친구가 있다는걸 극도로 싫어했다
고등학생 때 낌새만 보이면 바로 폰압수와 폰검사를 당했다
이때부터 아슬아슬하던 내 자아가 제대로 망가지기 시작한 것 같다
삼촌이 통신사를 하는데 내 폰 연락목록이 이상하게 깨끗하니 삼촌통해 연락처 조회까지 하셨다
알아낸 연락처로 남자친구를 불러내거나 전화로 헤어지라고 했다
난 뒤로 몰래 만났다 엄마와 좁힐 수 없는 틈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엄마보단 남자친구가 더 편하고 안심되고... 이때부터 돈만벌면 엄마와 끝낼 수 있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어느순간부터 엄마와 거짓말로 대화하는게 편해졌다

> 엄마가 결핵을 앓았을 때 기침을 굉장히 많이하셔서 기침이 너무 무섭다고 한다
나도 기관지가 약해 감기에 걸리면 순식간에 며칠씩 고생하는데
엄마는 기침소리가 너무나도 싫다며 병원가라고 화를내고 방문을 닫아버린다
귀를 막는 모션도 봤고 잠도못자고 기침하는 날엔 닫힌 방안에서 욕설도 들렸다
기침 시작하는 당일에 병원을 갔는데 어찌 하루아침에 낫겠는가...
그렇게 힘드셨다하니... 수백번을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이런 상황 생길 때 마다 정말 힘들다

> 돈을 버니 엄마를 참아줄 이유가 없어졌다
언제든 독립하고 나갈 자격이 생기니 엄마를 참아줄 수 없다
기존엔 쥐죽은듯 듣기만 하던 내가 지금은 악을쓰며 울고 집을 나가버린다
그냥 좀 내버려두지... 걱정된답시고 경찰연락해서 내폰 위치추적도 한다
이게 벌써 3번째다 경찰분들에겐 정말 죄송하다
엄마와 생각이 조금이라도 안맞으면 문밖으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든다
쫄보라 행동하진 못하지만... 이런 생각 자체도 굉장히 뒤틀려버린 것 같다
엄마아빠에게 죽고싶다는 말을 꽤 많이한다
아빠가 정말 화내려다가 내가 더 엇나갈까봐 참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 사람을 이렇게 뒤틀리게 만들어놓고... 엄마는 이제 행복하다고 한다
아빠도 기업 임원진으로 승진하고, 엄마일도 잘풀리고, 나도 잘 벌어먹고 사니 이제 고민이 없다고 하신다
허탈하다
나를 본인 옛날모습 그대로... 아니 더 심하게 만들어놓고 행복하다니? 엄마 혼자 온갖 고민에서 벗어나버린 것 같다

> 언제나 내편이 되어준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어느 날 직장에 일이생겨 월급이 조금 밀렸었다
엄마가 돈관리해준다며 타이트하게 적금걷어가서 수중에 여윳돈이 하나도 없었다
하필 그때 어버이날이 겹쳐서... 엄마한테 용돈은 못드리고 밥 사겠다고 죄송하다 했는데 정말 실망했다며 내연락을 피했다
나는 이 날 이후로 가족의 뜻을 잃어버린 것 같다

> 부모에게 안정을 받지못해서... 이 결핍이 내 애인한테 표현된다
바람핀 남자를 놓지 못한것도 여기서 비롯된 것 같다
결혼을 처음으로 생각하게 해줬고, 부모보다 더 큰 위안을 받았던 상대를 어찌 쉽게 놓을 수 있나...
최악의 배신을 당했다해도... 그동안 부모에게 불안형으로 키워졌으니 가짜안정이라도 붙잡고 싶었던거다

> 애기들 까짓거 아파봤자 얼마나 아프겠어? 라며 맘편히 생각하고 싶지만 그렇지가 않다
맞벌이하며 아이 병원은 제대로 갈 수 있을지 두렵다
생리통이 너무심해 바닥에 구르며 울다가 아빠한테 전화를 했는데 한숨섞인 거절을 당했다
보통같으면 참아본다거나, 혼자 병원가겠다는 말을 했겠지만 그날은 정말 아파서 무턱대고 엉엉 울었다
결국 아빠가 오셨는데... 병원 대기하는동안 아빠는 회사 들어가야된다며 시계만 보며 발만 동동 구르셨다
아픈것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어느날은 너무 힘들어서 조퇴를 했는데 하필 그날 카드도 돈도 없었다 부모님도 아무도 못오신다길래 택시도 안잡히는 곳이라 걸어서 45분거리를 펑펑울며 걸어갔다
그 기억이 너무강해 “아이가 아프면 어쩌지” 불안감이 굉장히 크다
나도 똑같이 아이한테 한숨쉬며 엄마못가 할 거라서 ... ㅋㅋ
근데 우리엄마는 애가 아플거란 생각부터 한다고 답답하다한다... 그리고 연차를 써서라도 손주 챙겨준다고 했다
... 나 아플 땐 왜 그러지 못했는지 궁금하다
부모조차 잊어버린 나를, 나만 기억하는걸 보고 아이생각은 접어버렸다

> 생각이 많게 키웠으면서... 생각이 많다고 나무란다
위험하다며 대학교4학년까지 통금을 걸렸다
통학이라 시외버스 막차가 밤 9:30에 끊겨서 대학교 술자리에 참여해본적이 거의없다
친구와 술먹고 외박이라도 하는날엔 나를 그밤에 데리러오셨다
어디 놀러간다하면 위험하다고 다 반대부터 했다
세상 온갖걱정 다 심어주고 키웠으면서 이젠 생각 좀 그만하고 살란다
돌다리도 100번 두들기며 건너라고 알려줬으면서 1번 두들기는것도 생각이 많다고 하면 난 어쩌지

그냥 우울 중에서도 굉장히 위험한 단계에 온 것 같다
답답하다
최근엔 엄마한테 늦게 온 사춘기냐고 한소리 들었는데 ...
또 한번 무너진 것 같다
  • 이전글
  • 다음글

댓글쓰기

0/200자

(댓글은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입니다. 비방 및 악성댓글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동방지 코드 9568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