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참스승과 더글로리 찍고 싶은 사람 둘

공지사항 25.05.15
오늘은 5월 15일 스승의 날.
교권이 어쩌네저쩌네 말은 많지만 초중고 12년 통틀어 내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딱 세 분이야.
한 분은 좋은 기억으로, 나머지 두 명은 솔직히 불쾌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
좋은 기억으로 남은 선생님은 고등학교 때 내 단짝 친구 반 담임이셨는데 정말 따뜻한 분이셨어. 그 친구가 하숙을 했는데 축구하다 다리가 부러져서 깁스를 했거든. 그랬더니 선생님이 거의 매일 아침저녁으로 차로 직접 데려다주셨어. 나는 그 반이 아니라서 수업 때만 뵀지만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진심으로 아끼고 존중해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지. 그 시절엔 체벌이 일상처럼 여겨지던 야만의 시대였고 우리 학교는 사립이라 그런 분위기가 더 심했거든. 그런 와중에 따뜻한 시선으로 아이들을 대하던 그 선생님은 진짜 귀한 존재였던 것 같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교에 계셨는데 친구랑 같이 연락드려서 점심 대접해드린 적이 있어. 그때도 여전히 아이들 생각이 먼저인 분이셨고 주말마다 학생들을 이끌고 봉사활동이나 산행도 다니신다더라. 지금은 은퇴하셨겠지만 선생님이 따뜻하고 평온한 노후를 보내고 계셨으면 좋겠어.
반대로,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선생도 둘이나 있어.
한 명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는데 내 담임도 아닌 사람이었어. 근데 날 볼 때마다 예쁘다면서 갑자기 뽀뽀하거나 볼을 깨물곤 했지. 어릴 때도 무섭고 싫어서 피해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면 죽이고 싶도록 밉고 만나서 사과 받고 싶어.
고등학교 때 담임이었던 또 다른 선생도 귀를 깨물고 장난친다며 스킨십을 했었지. 그 사람들은 지금 손자 키우면서 잘살고 있겠지만 내겐 불쾌함만 남은 기억이야. 스승의 날이라고 모두가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그래도 그 따뜻했던 한 분의 존재 덕분에 '좋은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 있어.
  • 이전글
  • 다음글

댓글쓰기

0/200자

(댓글은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입니다. 비방 및 악성댓글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동방지 코드 4725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