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공지사항 25.06.15
제 얘기를 하자면 일단 저는 17살이고 이혼가정에서 살고있어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냥 누군가에게 제 얘기를 말하고 싶었어요. 제 주위에는 이런 얘기를 할 만한 사람도 없고 이런 얘기를 한다고 쳐도 ‘아~ 쟤는 저래서 그래~ 우리가 이해해주자.‘ 이런 반응이 나올까봐 무섭기도 하고요. 뭔가 속 시원하게 다 말하고 싶고 그걸 단지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좀 위로가 될 것 같기도 해서 이런 글을 써봐요.

어쨋든 본론으로 들어가서 저의 가족 구성원은 아빠, 엄마, 큰오빠, 작은오빠, 저 이렇게 있었는데 아빠랑 엄마가 이혼해서 지금은 엄마, 큰오빠, 작은오빠, 저 그리고 아빠 이렇게 나눠서 살고 있어요.

저희 아빠는 불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고 정말 무뚝뚝한 사람이에요. 술 먹으면 엄청 성질부리고 폭력도 휘두르고요. 제가 봐도 정말 못난 사람이에요. 속에 있는 걸 표현을 잘 못하거든요. 근데 아빠도 정말 무뚝뚝한 가정에서 크고 자라며 배운게 없어 할 수 있는게 저런 것 밖에 없어서 저는 아빠가 좀 딱해요. 저희랑도 멀어지게 되어 아빠 곁에 남아있는 사람이 없기도 하고…


그리고 엄마는 음.. 예전에는 한 없이 다정하고 저에게 있어 우주같은 사람이였어요. 근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너무 많이 변했어요. 가끔 회사나 다른 사람한테 스트레스를 받으면 저희에게 짜증내기도 하고 남탓을 엄청 많이 시작하게 되었어요. 또 합리화? 같은 걸 하고 자꾸 저한테 가족 욕을 해요. ’니네 아빠가 저래서 저랬다느니..’ 오빠들은 ‘다 큰 새끼들이 이렇고 저렇고‘… 물론 저희 엄마 너무 어렵고 힘들게 사셨는데.. 그래서 이런 말 하고 들어줄 사람이 저 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저런 말을 계속 듣다 보면 기분이 나빠요. 그래서 요즘은 괜시리 엄마가 저런말을 할 때마다 더 툴툴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큰오빠는 예전에 어떤 사고를 겪게 되었어요. 평소에도 성격이 좀 모난편이라 사고도 좀 많이 치고 다녔고요. 또 어릴 때 부터 엄마랑 아빠랑 싸우는걸 많이 보고 커서 엄마가 되게 안쓰러워하고 아픈 손가락 취급하고 있어요.근데 그런 큰오빠에게 사고까지 생기면서 엄마가 더 큰오빠한테는 누그러워지고 해달라는 걸 다 해주고 있어요. 큰오빠는 그 사고 이후로 정신적으로도 힘들어하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어 했어서 지금까지 일상생활에 지장이 좀 있고..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고 어떤 행위만 꺼려하는 정도입니다!) 다만 큰오빠는 아빠와 좀 비슷한 면이 있어요. 어릴 때 부터 아빠가 큰오빠한테 “아빠가 집에 없으면 네가 가장이야. 동생들 잘 챙겨. 엇나가려고 하면 때려서라도 챙겨.” 이런 말을 계속 해 왔어서 큰오빠는 저와 작은오빠가 말을 조금만 듣지 않아도 때렸어요. 자기마음에 들지않으면 때리고 벌새우고.. 큰오빠는 어릴 때 부터 아빠 다음에 힘을 가지고 있었고 사춘기를 거치며 큰오빠랑 아빠랑 싸우는 날도 많아 졌어요. 결국 오빠랑 아빠가 계속 싸우자 엄마가 이혼한 거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금은 거의 집에서 권력이 제일 세요. 그래서 좀 독제적이고 강압적이 면이 있고요. 그래도 가끔 보면 순박하고 착한데… 조금이라도 기분을 거슬리게 하면 바로 돌변하는 면이 있어요.마지막으로 작은오빠는 활발하고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이에요. 요즘 좀 힘든 저로서는 가장 의지되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오빠는 오빠가 6-7살 될 때부터 저를 챙겨 다녔어요. 엄마 아빠는 둘 다 일을 해야해서 바쁘고 큰오빠는 모든 일(심부름, 집 청소, 동생 돌보기 등등)을 다 작은오빠한테 떠 넘겨 작은오빠가 거의 저를 없어 키웠어요. 친구만날때도 챙겨서 놀러가고 학교 갈 때도 어린이집 등원시키고 학교가고 거의 학원도 같이 다녔죠. 근데 이런 작은오빠도 사춘기 시기를 거치며 큰오빠한테 반항도 하기 시작하고(물론 엄청 맞았지만) 엄마한테도 반항을 하기 시작했어요. 맨날 연락도 안 받고 집에도 새벽 3-4시에 들어오고 친구들이랑 맨날 놀아서 엄마가 많이 힘들어 했었어요. (그러면서 저도 꽤 맞긴 했지만요..ㅎ;) 나중에 오빠가 말해줘서 알았는데, 오빠는 집에 들어오면 돌봐야될 동생있지. 뒤치다꺼리하고 눈치봐야 할 형있지. 맨날 싸우는 부모님있지. 하니 집에 들어오는게 너무나 싫었대요. 어쨋든 이렇게 상황이 되니 엄마가 의지할 곳이 저밖에 남지 않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엄마가 안쓰럽고 나중에 성공해서 남은 가족들한테 잘 해줘야지.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삼남매 중에 제일 잘 하는게 많았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부모님의 기대를 받게 되었고 엄마에게는 항상 “너는 엄마의 꿈이야. 희망이야. 너는 우리집의 기둥이야.” 이런 소리를 듣고 자랐죠. 처음에는 엄마가 저를 많이 신뢰하고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그저 엄마가 저에게 기대하고 의지한다는 사실에 기뻐했죠. 근데 요즘은 제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내가 과연 공부에 재능이 있는 지도 모르겠고,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저희 엄마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잘 난 줄 알아요. 제가 상처받는 줄 몰라요. 제가 아파하는 줄 몰라요. 항상 “할 수 있지?”라는 말만 하고 제가 조금이라도 엄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약간의 일탈(학원빠지기)이라도 하면 “난 너가 공부 안 해도 상관없다. 그게 니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 대학 안 가도 바로 취업해서 돈 버는 것도 좋다. 난 이재부터 너한테 경제적으로 지원 안 해줄거다.”이런식으로 저를 포기하는 듯한 말을 해요. 가끔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져요. 저보다 더 시험을 못 보는 친구가 있어도 그 친구는 엄마가 “괜찮아.. 속상했지? 다음부터 잘하면 되지”이런 말을 해주는 걸 보고 나도 저런 가정에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가끔 하게돼요. 주위에서는 제가 되게 밝은 줄 알아요.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고 힘듬 하나 없이 자란 줄이요. 심지어 가족들 조차도요. 최근에는 겨우 작은오빠한테 고민을 좀 털어놨어요. 꿈에서 엄마가 나와서 공부하라고 화내고 엄마가 큰오빠랑 나랑 자꾸 차별한다고. 나는 쫄쫄 굶었고 큰오빠는 밥을 먹었는데도 내 앞에는 찌끄레기들만 있고 큰오빠 앞에는 칠첩반찬이 차려져 있다고. 작은오빠는 제 어깨에 짐을 알아주거든요. 그러면서 저한테 더 무거운 짐을 지게 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 하는데 너무 서러웠어요. 저희 엄마는요.. 저희보고 큰오빠를 자꾸만 이해하라고 해요. 근데 이해가 잘 안 돼요. 그 사고가 있고 5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나아지려는 노력을 안 하고 있는걱처럼 보이고 그걸 핑계로 자꾸 하고 싶은 걸 노력없이 이루려고 하는것처럼으로만 보여요.근데 엄마는 저희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요. 특히 엄마는 저한테 더 엄격하기도 해서 더 스트레스 받기도 하고요. 그냥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고 아직 작은오빠도 어린데 너무 큰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저희 가족들 한명 한명이 너무 안쓰럽고 불쌍해요. 근데 저는 저도 너무 불쌍하거든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솔직히 저희 집 사정이 널널한건 아니라 좋은 직장을 가져야 하는데(그게 엄마 소원이기도 하고요) 제가 공부를 해야할 의지가 요즘들어 좀 부족해진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이 글에 저희 가족에 모든 걸 포함할 순 없어서 단편적인 것들만 적었거든요? 이 글만 보면 되게 불운한 인생을 산 것 같겠지만 꽤 나름 행복하게 산 것 같기도 해요. 지금 저희 가족은 아빠는 2-3일에 하루꼴로 집에 들려서 밥을 먹고 같이 지내고 있고 엄마는 아빠가 없는 날에는 짜증이 많아지고 화도 많아지면서 신세탓, 팔자탓을 하고 있고 큰오빠는 대학다니고 있고 작은오빠는 더 나은 인생을 살거라고 대학교 다니면서 알바하면서 살고 있어요.요즘 저는 작은오빠가 사춘기 시절 때 했던 말에 공감하고 있어요. 집에 오는게 너무 싫어요. 혼자 있는건 좋은데 다른 사람이랑 있으면 너무 답답해요. 자꾸 엄마 눈치가 보여요. 예전에는 눈물도 나고 엄청 서러웠는데 이제는 익숙해진건지 제가 힘든지도 잘 모르겠고 눈물도 안 나요. 물론 저희 가족들도 다 힘든걸 알고 엄마는 혼자 아이 셋을 키우고 있으니 더 힘들거라는 걸도 알아요. 근데 자꾸 저만 생각하게 돼요. 제가 너무 이기적인 건가요..?ㅠㅠ

그냥 제가 단순히 사춘기라서 그렇게 느끼고 있는 걸까요? 요즘 모든게 다 부정적으로 보이고 뭘 해야할 지 잘 모르겠어요.

여기까지 긴 제 사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두서없게 글을 쓰게 된 점 이해해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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