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음이 참 복잡해.
이제 조금만 지나면 어른이 된대.
책임지는 나이가 된다고, “이제 다 컸다”며
아무렇지 않게 말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어깨가 무거워지는 기분이야.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세상은 벌써 나를 준비된 사람처럼 대하려 하니까.
사실 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겠어.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시간이 훅 지나가 있고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인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은 무언가를 시작하고 계획을 세우고 꿈을 말하는데 그 속에 있는 나는 텅 빈 느낌이야.
뭘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르겠어.
이런 내가 너무 부족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
‘남들보다 뒤처진 건 아닐까?’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어른이 되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들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온몸이 무거워져.
그럴 때마다 괜히 더 무기력해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더라.
사람들은 쉽게 말해.
“다 그런 시기가 있는 거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 말이 틀린 건 아니겠지만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가는 건 나니까, 그 말들이 위로로 와닿지는 않아.
오히려 나는 아직 너무 어리고 여린데
세상은 나에게 너무 빠르게 어른이 되라고 재촉하는 느낌이 들어.
이런 속마음을 말할 데가 없어서, 그냥 꾹꾹 눌러 담아버릴 때가 많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별거 아닌 고민’처럼 여겨질까 봐 두렵기도 했고.
근데 이 마음을 계속 안고 있기만 하면, 나만 점점 지쳐가는 것 같아.
그래서 이렇게라도 조심스럽게 꺼내고 싶었어.
너희는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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