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새어머니 이야기

공지사항 25.07.14

 10년만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마주하게 된 것은  아직 갓 돌도 채 되지 않은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있는  젊은 새어머니였다  사실 충격받거나 놀라진 않았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이혼한 것이 내가 중학교때  이후 10년 이상을 혼자 쓸쓸하게 사신 아버지이기 때문에  재혼에 대해 내가 이해못하거나  반발할 상황은 아니었다   10년동안 집을 떠나있던것도  그런 문제와는 상관없는  순전히 내 개인적 사정이었다  난 고등학교를 졸업한뒤 대학을 경남지역에 있는  지방대에 진학을 했기 때문에  대학은 하숙을 하며 그곳에서 다닐 수밖에 없었고  그후 군대에서 3년  그리고 그 뒤에는  실은 군대에 있을 때 나보다 상사였던 병장인분이  실은 제대후에 부산에서 작은 사업을 하셨는데  아마 현역때 날 그런대로 좋게 보셨는지  나 제대할떄쯤 연락을 취해와  부산의 자기 일터에서 일해볼 생각 없냐고 하시기에  솔직히 대학 졸업하고 군대 갔다와서도  마땅히 취직할길이 막막했던 나로선   O병장님의 제안에 솔깃했고 사실 고맙게 느껴져서  제대후에는 O병장님이 하시는 사업장에 가서  그곳에서 3년을 일했으니까   다만 공교롭게도 그렇다고 O병장님 사업이  그렇게 오래가진 못해서  사실 경제도 그리 좋지 않은 시절이다보니  3년만에 문을 닫고말았다  하는수없이 난 그때  서울의 집으로 돌아오려고 했던 것이다    O병장...아니 사장님은 그런 내게  거듭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서울 집으로 돌아가곘다는 나를  나름 딱하고 걱정된다는 듯  ‘괜찮냐’고 물으시더군    그러고보니 아버지가 재혼하신게  내가 군대 갔다와서 그렇게 부산에 취직할 무렵  그런 집안사에 대해선 O병장님께 살짝 귀띰도 했기 때문에  아버지와 젊은 새어머니가 산다는  서울집으로 올라간다는 나를  걱정된다는 듯 그렇게 물어보신게지  치잇...  솔직히 그렇다고 날 다시 다른 직장같은데  취직시켜줄만한 처지도 못되면서   그렇게  아버지가 재혼하시고 젊은 새어머니와 아이생기고 할떄는  내가 다른지역에 있어 집에 돌아올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런거지  절대 아버지의 재혼이나 젊은 새어머니가  불편해서 집을 떠나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상황이 그렇게 되다보니  10년만에 돌아온 집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있는 새어머니는  - 그래도 최소한 아버지에게서 내 이야기 정도는 들었을테고  하다못해 사진같은걸로라도  얼굴을 익힐 기회는 있었을텐데  여하튼 그렇게 날 인지하고 계셨던것인지  아니면 내 얼굴을 알고는 계셨던건지  일단  어느정도 불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새어머니의 첫 인상은...  글쎄요...사실 새어머니의 외모를 논하는 것 자체가  뭔가 문제가 있는 발상이라는  생각정도는 하고 있습니다만  일단 새어머니의 외모는  뭐...딱히 이쁘다,안 이쁘다 그렇게  단순한 이분법으로 언급할수 있을만한  그런분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딱히 제가 여자보는 눈이  그렇게 특이한 사람도 아닌데  다만 굳이 제 부족한 표현력으로 언급하자면   (* 연예인에 비유한다는것도 뭔가 좀 적절치 못한거 같고...)  그냥...길가다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20대 중반의 여성 정도 느낌 ?  아니면 또는  관공서나 은행 혹은 백화점 같은데서 종종 볼 수 있는  정장입고 차분하고 묵묵히  자기할일 다 하고 있는  그런곳에 종사하는 20대 직장여성 같은 느낌  그 정도의 인상이었습니다  - 뭐 일단...저의 아버지와 결혼 아이까지 낳았으니  더 이상 미혼의 아가씨는 아니지만요  - 그렇다고 결혼후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직업여성 같지도 않았고   아버지는 일단 퇴근해 들어오셔서는   젊은 새어머니와 행여 불편하게 지내면 어떨까  걱정되어서인지  새어머니한테 잘해드려라 그리고  새어머니한테도...저에대해  ‘알고보면 착한아이’라면서  그런대로 저에대한 칭찬을 공연히 민망해질정도로  늘어놓으면서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뭐 자기자식에 대해 남앞에서  나쁘게 말할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습니까만  아버지가 새어머니 보는 앞에서 저에대해  굳이 그렇게 말씀하신건  확실히 저를 배려하신듯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아버지는 원래 운영하시는 중소기업이 있었는데  하지만 이땐 나이 50이 넘어 60을 바라보는때라  경영일선에선 물러나 일종의 ‘명예사장’ 같은 지위에 있었고  다만 아버지 명의로 되어있는 4층짜리 건물이 지방에 있어서  그 건물을 관리하기위해  일주일에 절반 정도는 지방에 내려ᄀᆞᆻ다  일주일에 반은 돌아와 집에 계시는  그런 일상을 지내고 계실때였습니다  저야 여하튼 부산의 일하던 업체가 문을 닫아  서울로 올라온거니  이곳에서 다시 새 직장을 구해야할 판이었고  저희집 구조를 굳이 말하자면 2층집으로  2층에 원레 제가 사용하는 방이 있고  1층에는 아버지와 새어머니가 쓰시는 안방과  그 외 여분의 방이 한두개정도 더 있는  대충 그런 구조였습니다   처음 한동안의 일상은  뭐 솔직히...평일 낮에 젊은 새어머니와  대화나눌만한 일이 뭐 얼마나 있을까요  가령 뭐...식사하셨느냐...방에 청소좀 해야할 것 같은데  이런식의 일상에서 흔히 나눌법한 그 정도 수준 대회외엔  처음 한두달 정도는 그렇게  사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좀 데면데면하면서도 어색한   젊은 새어머니와의 관계  그 정도 수준으로 지냈습니다   다만...한번은  좀 뜻밖에  새어머니가 아버지와  관계를 나누는...신음소리를 들은일이 있었습니다  우연찮게...  한밤중에 목이 말라 물을 마시기위해  1층 거실로 내려왔을때의 일이죠  그러고보면 제가  일상을 살아오면서  남녀간에 실제 관계가질 때 신음소리를  들어본 경험이 없는 것 같은데  뭐...이 나이 되기까지 가령 성인영화 같은것도  한편도 안 보았냐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런 영화에서 보는 것 말고  실제 남녀간 교접할때의 신음소리는  - 그러고보니 무슨 진짜 변태나 스토커가 아닌 다음에야  남녀간 관계 가질 때 나는 신음소리를  일부러든 우연히든 듣게될 사람이  뭐 얼마나 될까요  다만...막상 방에서 새어나오는 새어머니의 신음소리는  글쎄요...그 소리 자체도 당혹스러웠지만  제가 평소 인지하고(?) 있는 신음소리와도  뭔가 좀 달라서...당혹스러웠습니다   그래봤자...성인영화에서 몇 번 본게 경험(?)의 전부인 저는  그렇게 뭔가 흥분에 차고 희열감을 느끼는  그런 여인의 신음소리  그게 성관계 가질떄의 정상적인 여인의 신음소리인가  막연히 그렇게 짐작하고 있었죠  헌데  새어머니의 신음소리는  그런 영화에서 본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뭔가...고통스럽게 울부짖는다고나 할까요 ?  그러고보면 막상 그렇게 관계를 갖고나서도  뭔가 숨죽여 흐느끼는 것 같기도하고  뭔가 성인영화에서 들었을 때 느낌과는  확실히 뭔가 달라서  그게 영화(?) 현실(?)의 차이인건가...  뭐 그런 생각도 들고...  여하튼 그렇게  다소 충격적인 당혹스러움과 혼란스러움을 느낀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이런일도 있었습니다  가끔 그리 늦지는 않은 밤  그러니까...혹시 TV라도 보다 늦게 잠드시는분은  아직은 깨어있을수도 있는 시간  한 밤 10-11시 정도쯤 ?  가끔은 새어머니가 그 시간에 1층 거실에서  혼자 술을 드시는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리고...그러고나면 뭔가 무척 힘들고 괴로운일이 있는 듯  울기도 하시더군요  뭐...술취해서 우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저도 몇 번 본적이 있습니다만  그런 단순한 술주정 버릇이라 보기에는  뭔가 좀 심상찮음이  느껴지더라구요  아버지랑 무슨 힘든일이 있으신가  아니면...관계가 마음에 안 드시는건가  혼자 별의별 생각을 다 해보았습니다   아버지는...지방에 있는 4층 건물 관리문제 때문에  일주일에 반 정도는 내려가 계신다는말  앞에서 했고  그렇게 아버지가 안 계신 밤엔 그 정도 늦은시간에  혼자 거실에서  술을 드시며 울면서 힘겨워 하시는 모습을  몇 번 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다 새어머니와 눈이 마주치기도 했습니다  그럼 전 민망하고 무안해서  바로 2층 제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때 새어머니가 절 부르시더군요  전 순간 당황하기도하고...  솔직히...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새어머니가 제 이름을 부르시더니  잠깐만 와 달라고  어지럽고 힘들어서 그러니  방에까지만 좀 부축해달라  그러시더군요  전 뭐 처음엔 술에 많이 취해서 그러신가보다 하고  대수롭지않게  술에 취한 새어머니를 부축해서   방에까지 데려가 침대에 눕혀드렸습니다  가끔 그렇게 침대에 풀썩 쓰러지시면  혼잣말로 뭔가 중얼거시리던 것 같은데  언뜻...어떤 사람 이름을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무슨...누구를 가만 안둘거라느니...죽여버릴거라느니  그런말을 술주정인지 혼잣말인지  내뱉기도 하셨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전  새어머니가 혹시 성*행 피해가 있는 그런분이신가  그 짐작을 좀 해봤습니다  요즘은 어떨지몰라도 그렇게 오래전도 아닌  한 20-30년전까지만 해도  그런일은 종종 있었던걸로 압니다  가령...아직은 성*행 피해여성에 대한 세상의 편견이 많고  그래서 이후 견디며 살기 힘든시절에  그렇다고 앞날이 창창한 젊은 여성이  아주 죽게 내버려둘수는 없는일이니  나이많거나 돈많은 사람의 재취나 첩실자리로라도  들어가게해서  밥이라도 먹고 살며 여생을 보낼수 있게  그렇게 처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은 나이많은 남자랑 결혼하면  꽃뱀 아닌가...그런식으로들 의심하는 사회분위기였는데  이전에는 보통 성*행 피해여성이나  소녀가장이나 이런식이라 집안에 돌봐야할 식솔이 있다거나  또는 빚에 몰려서...빚을 대신 갚아주는 조건으로  돈많고 나이많은 사람에게 재취나 첩실자리로 보내는 경우가  한 30년전까지만해도  종종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뭐...저희집을 그렇게 돈많은 갑부집이라고까지  볼수는 없지만  그런대로 중산층은 넘어서는 중상층정도의 집안  게다가 이미 60이 다 되어가는 아버지에게  20대 중반 여성이...부득이하게 그런 선택을 했다면  그런 경우일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사는게 힘들어  어떻게...죽을용기는 안 나고 살기는 해야겠기에  돈많고 나이많은 아버지를 택한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새어머니와 그래도 조금씩은 가까워지고 있을 때  한번 그렇게 여쭤보긴 했어요  ‘어쩌다 아버지하고 결혼하게 되신거냐고 ?’  새어머니는 그때 뭔가 미묘하고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이시더니  ‘사랑해서 결혼했지...무슨 다른 이유가 있겠냐’고  대답하시더이다  하지만 전 그때 최소한  정직한 대답은 아닌 것 같다고  짐작했지요  다만 그렇다고  그런걸 뭐 노골적으로 물어볼수도 없는일이니까  - 혹시 성*행 피해같은걸 입어서  나이많은 아버지랑 어쩔수없이 결혼한거냐는식으로  다만...그렇게 지레짐작하고  새어머니한테 조금은 잘해드려야겠다  그런 생각을 한게  그때부터였습니다  솔직히 숫기도 없고 대인관계도 원활하지 못한 제가  - 게다가 말도 그리 잘하는 편도 아니고  그런 제가 새어머니한테 잘해드려봐야  잘해드릴수 있는게 뭐 얼마나 있겠냐만  그래도 작고 사소한거 하나라도  조금이라도 챙겨드리고 조금이라도 도와드리려하고  조금이라도 더 배려해드리고  그렇게살면서  젊은 새어마니와는  차츰 가까워져갔습니다   충격적인 비보를 접한 것은  그렇게 새어머니와 함께 살게된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때의 일입니다  그러고보니 아버지 연세가 어느덧 50대 후반  아직 환갑은 아슬아슬하게 되지 않으셨지만  사실 저도 사람은 나이들어  나이 한 50-60되면 그때부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  이따금 들어보기도 했고  사실 제 주변 친구,지인중에도  아직 연세 한 50-60정도 되셔서  그래도 평균수명이 한 70-80쯤 된다는 시대에  아직은 정정하게 더 사실수 있는 부모님이  어느날 갑자기 쓰러지셔서  영원히 못일어나게 되셨다는 식의 일을  많이는 아니더라도 한 몇건  접해보지 못한게 아닌데...  그래도 막상 어느날 갑자기 쓰러지신 아버지가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게 되시자  정말...망연자실...무슨 할말이 생각나지 않고  정말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더이다   헌데 저보다 더 기가막힌 처지는  아버지와 결혼하신 젊은 새어머니죠  그러고보면 어느덧 돌이 좀 지난 아이를  품에 안은채  이렇게 남편을 떠나보낸 여인  사실 무슨 사연이나 사정이 있었던것인지는 몰라도  그래도 한 서른살 가까이 차이나는 남자를 선택했을진대  그분 입장에서도 그래도 요즘은 사람이  한 70-80까지 사니까  그래도 50대 후반의 남편과 한 20년 가까이는  최소한 아이를 낳아도 이 아이가  성인될때까지는 함께할수 있겠구나  막연히 그런 생각을 하고...아버지에 대한 기대(?)로  나이많은 아버지를 선택한것일수도 있는데  아이가 스무살이 되기는커녕 열 살도 아니고  이제 겨우 갓 돌을 좀 넘긴 아이를 남긴채  이대로 세상을 떠나버렸으니  그 막막한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함께 아버지 장례를 치르면서   아니...아버지 장례를 다 치루고나서도  한참을 서럽게 울더이다  제가 곁에서 지켜드리지 않을수 없게끔말이죠  곁에서 위로라도 해드리던가 해야지 뭐  저도 저지만...세상 서럽게 우는 젊은 새어머니를 두고  발걸음이 도저히 떨어지지 않더군요   사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일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새어머니가 임신을 하셨던거에요 실은  그러니까...임신 사실을 안게  아버지 장례를 치른지 3주가 채 안 지났을때의 일입니다  병원에선 6주째 된다고 했고  그러니까...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는 분명히 아닌거고 -.-;;;;  확실하게 아버지와 관계를 가져 생긴 아이인거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에  그 임신 사실을 안거죠  그게...아버지 떠나보낸지 3주도 채 지나지 않았을때니  아직 감정도 채 추스르기도전에  이런 청천벽력같은 일을 겪게 되었으니  새어머니 심정은 또 어떻겠습니다  병원에서 임신사실을 알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제 팔다리를 붙잡고 매달리며  ‘난 이제 어떻게 하면 좋냐 ?’고  ‘제발 좀 살려달라’고  그야말로 애걸복걸을 하더이다   제가 뭐 그렇게까지  성품이 착하거나 너그러운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솔직히  일일연속극이나 주말연속극 같은데 나오는  소위 말하는 훈남이랄까...  여자한테 잘해주는 남자주인공  그렇게 해보고 싶은 생각도 종종 들었던적 있고  새어머니고 뭐고를 떠나서  임신까지 한 젊은 여자가  게다가...어쨌든 지금까지 한 몇 달동안이라도  한 집에서 함께 지냈는데  그런 여인이 이제 어떡해 하냐며  살려달라고 울며불며 하는데  야박하게 내쫏을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일단 조용히 새어머니에게 다가가서  말했습니다  ‘일단...함께...살자...고;  이 상황에서 ’함깨(?) 살자‘는게 어감이 좀 이상하긴 한데...  여하튼 아버지의 아이까지 가졌다니까  일단 그 아이가 태어날때까지만이라도  함께 지내보는걸로  합의를 본거죠  사실 막상 그렇게 시작한게  앞으로 10년을 가게될지...20년을 가게될지  그런 걱정도 안 든 것은 아니었지만  일단 임신까지 한 새어머니를  야멸차게 내쫏을수만도 없어서  아이가 태어날때까지만이라도  일단 같이 있자는 제안을  제가 먼저 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태에서  이제 돌이 막 지난 아기와  임신까지 한 상태의 새어머니와  함께 사는 모습  일단 그런식으로 시간이 다시 흘렀습니다  전 새어머니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어서  - 일종의 측은지심이랄까  조금이라도 더 챙겨드리고 잘해드리려 하면서  그렇게 시간이 흐른거죠    그러다 이따금  새어머니가 밤에 혼자 방에서  흐느끼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일전에는 거실에서 종종  술을마시며...힘들다...갑갑하다 그러더니  뭐...아이를 가졌으니까 지금은 술을 삼가는걸로 이해할수야 있지만  이전에는 거실로 나와서 그러던게  방에서 혼자 흐느끼는걸로  바뀌어 있거든요  아버지도 안 계신 상황에서 저와 함께 사는 집안  그래서...거실로 나와 그러는건 좀 민망해서 그러는건지  사실 가끔 그런 새어머니를 지켜보면  혼자 뭔가...알아들을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기도 하고  밤에 슬몃 깨어나서는  뭔가 뜻모를 비명이나 외마디소리 같은 것을  지르기도 하더군요  혹시...실성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생길정도로 말이죠   걱정되어서  새어머니께 한번은 밤에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여쭤보았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처음엔 이런 자신의 모습을 들킨게  무안하고 민망해서인지  손을 내저으며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새어머니가  천천히 입을 열더군요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더이다   사실 전 앞서 말씀드렸듯이  혹시 새어머니가 성*행 피해를 입은적이 있는 여성인가  그래서 하는수없이 나이많은 아버지와 결혼한거고  - 이전엔 그런일이 많이 있었다니까요  하지만 그러고나서도 이전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러는것인가...  그쪽으로만 이해해왔습니다  헌데 새어머니의 사연은  좀 뜻밖이더군요   실은 새어머니는 직장생활할 때  상사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한  상처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직장내에서 상사,선배들의 괴롭힘  대충 정리해 요약하면 이렇더군요  일단...사실 학창시절에도 숫기가 없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었고  그래서 놀림도 많이 받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뒤 대학은 진학하지 못하고  한 2-3년은 정상적인 직장에 취직을 하지못해  방황을 좀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그래도 생각보다 공부는 좀 하는편이었는지  중소기업은 아니고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의  한 중간쯤 되는 중간기업이랄까  그런데...인턴이라고 하나요...이른바 비정규직  그렇게 들어가 일할 기회가  있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막상 그렇게 직장생활이 시작되어선  자신보다 한 몇 년이라도 먼저 입사한 선배들의  갑질인지 텃세인지  또는 자신의 업무처리 미숙을 탓하는것인지  아니면 그 외 다른 이유에서 나오는  어떤 시기심이나 질투인지  선배들이 참 갖은 방법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또는 심지어 어떨땐 없는 소문까지 지어내어  자신을 힘들게 하거나 다른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오해까지 받게 만들어  한 3-4년 직장생활을 어떻게든 처음엔 견뎌보려 했으나  3-4년 정도의 시간...그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한동안은 술로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다...일종의 술친구랄까...  그렇게 만난게 아버지와의  인연이었다는겁니다  직장내 집단괴롭힘으로 퇴사한 여성과  중소기업 사장인 아버지의 만남  그렇게 이어진거죠  그러고보면 새어머니는 고등학교 졸업한뒤  한 2-3년은 백수로 이후 3-4년은  고졸 인턴이든 뭐든 그렇게  집단괴롭힘을 당하는 가운데서도  겪어낸 직장생활  퇴사후 아버지와의 만남 그리고  첫 아이를 출산하고 지금은  아버지를 잃은 상태에서 둘째 임신중  대충 계산해보니  새어머니도 고등학교 졸업후로는  대략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거네요  새어머니가 그럼 나이는  저랑 비슷한 연배...  아니면 일단 연상은 아닌듯하고  한 살이나 두 살정도 어릴수도 있겠다  그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고보면 그래도 한 반년 가까이를 함께 살면서도  나이도 한번 안 물어보았으니  저도 참 어지간한놈이다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뭐...이래저래  젊은 새어머니한테 나이 물어보는게 실례일 것 같기도 하고  또...웬지 정직하게 답해주지 않을 것 같아서   묻지 않은면도 있었으니까요   저는 자신도 모르게  새어머니의 발을 부둥켜 안았습니다   ’뜬금없이 웬 발 ?‘하면서  어리둥절해하실지 모르곘는데  그 순간엔 저 자신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싸안아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요  새어머니의 두 발을  - 가령 삼국지연의에도 이런 장면이 있어요  장비가 관우가 죽자 유비를 찾아가   ’발을 부둥켜안고 울면서‘  둘째형님(관우) 복수 안하러갈거나교  거짓말 같으면 직접 한번 삼국지 원판 찾아서  확인해봐요 !!! 그런장면 나오나 안 나오나  가령...무슨 최훈의 ’삼국전투기‘니 변지민의 ’삼국지톡‘이니 하는  이딴거 말고  오리지널 삼국지에 그런 장면 나옵니다  둘째형님 복수 하러가자며  장비가 유비의 발을 부둥켜안는 장면  어떤 심리요인의 작동인지는 모르곘지만  저도 그 순간에는  새어머니의 발을 부둥켜안고  위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머리도 한번 쓰다듬어드리고  안아보았습니다  미안한 마음에서라도  한번은 그러고 싶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새어머니를  성*행 피해여성인가 그리 지레짐작했었잖아요  하지만 일단 그런건 아니고  상처가 있어...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못하다  살기는 해야겠기에  하는수없이 나이많은 남자와의 결혼을  선택한여자  그런면에선 공통점이 있잖아요  다만 성*행 피해여성이 아니라  실은 직장에서 상사,선배들의  집단괴롭힘을 당한 상처가 있는 여인인데  그런 새어머니를 다른쪽으로 오해했던게 죄송해서라도  한번은 감싸안아드렸습니다  미안한 마음에서  한참을 그녀를 품에안고  흐느끼는 그녀를  위로해드렸습니다  ’이제 제가 곁에 있으니  걱정마시라‘는 말도 했지요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단...새어머니가 아이를 낳을때까지만이라도  같이 살기로 했으니까요  이후에도 그런 시간이 지속될지를  지금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일단 지금은 그렇게  상처있고 외로운 새어머니를 위로해 드리면서  함께 살기로 결심한것입니다   그래도 밤에는 혼자 있게 배려해 드리고 싶었는데  오히려 새어머니가 쓸쓸하고 무섭다면서  가끔씩은 저보고  곁에 있어달라고 하더군요  그 애처로운 눈빛에  저는 응해드렸습니다  그렇다고 차마...  침대에서 함께 잘수는 없는일이기에  옆에 바닥에 대충 자리를 깔고 누워서는  그렇게 새어머니의 잠자리를  지켜드린거죠  헌데 그런일이 몇 번 있고나니까  ’이건 좀 아니다‘ 싶었는지  자신은 침대에서 자고 저는 바닥에서 자는  모양새가 좀 그럤는지  한번은 이제 막 자리를 깔고 누우려는 저를  부르며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괜찮으니 그냥 제 옆에서 주무시라고‘  저는 순간 놀라기도 하고 당혹스러워서  또 한편으론 죄송스럽게도 해서  ’정말 그래도 되냐 ?‘고 물어보았고  새어머니는 싱긋이 웃으며  ’괜찮다‘고 말씀하시더이다  ’아...그...귀여움...‘   시간이 차츰 흘렀습니다  새어머니와는 그런식으로  한집에서 지내는 일상이 계속되었고  가끔씩 새어머니와 장이라도 보거나  산책이라도 하러 나가면  동네에선 저희를 영낙없는  아이 키우는 젊은 부부인줄로 알더군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새어머니의 배는 차츰 불러왔고  마침내 출산을 해야하는때가 되었습니다  병원으로 새어머니를 데리고 갔죠  그곳에서도  보호자는 영락없는 제가 될 수밖에 없는터  여하튼 제가 지금은 새어머니의 보호자 처지인게 맞지만  그렇다고...병원에서까지 제가  새어머니의 남편(...)인양... -_-;’;  할 수는 없으니까  간호사들에게 귀띰은 해 주었어요  보호자이긴 하지만...남편은 아니라고  간호사들이 뭔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 이상은 묻지 않더군요  어떻게보면 병원 간호사,의사들은  새어머니를...미혼모로 안 것은 아닌지  그걸 생각해보면 되려 새어머니에게  미안해지기까지 하네요  정식으로 결혼해 남편과의 사이에  정상적으로 아이를 가진것인데  (* 다만 나이많은 남편이 그것도 자기 아내가  아이를 가진 것을 모른채 세상을 떠난것일뿐)  졸지에 병원 관계자들에겐  미혼모라도 되는양 비치게 된것이니까말이죠   아들이었습니다  새어머니가 낳은 첫 번쨰 아이도 아들이었는데  둘쨰도 아들인거죠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그렇게 슬하에  총 3형제가 되는거고  제게는 서른살 가까이 차이나는  동생이 둘씩이나 생긴셈이네요  아이를 무사히 순산하고 함께 병원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지속되는 일상  동네에서야 뭐 저희 두 사람을  그렇게 아이 둘 키우는 젊은 부부로 인식하게 되는거고  그렇게 아버지의 아이를 둘 낳은 젊은 새어머니와  함께사는 일상이  지속되어갔습니다   시간이 다시 흘렀습니다  저는 그 사이 새 직장을 구했고  집에서는 여전히 새어머니와 함깨  새어머니가 낳은 아이 둘을 키우며  그렇게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동네에서야 뭐 제가 이따금  새어머니와 아이들을 데리고  장을 보러가든 나들이를 가든 그렇게 나오면  저희를 그냥 아이 둘 키우는 젊은 부부 정도로  막연히 그렇게 지레짐작하는 분위기가 되어갔고  저도 뭐 저희집 복잡한 가정사를 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아  그냥 그러려니...하고 체념한채로  그렇게 살아온것입니다   하루는 새어머니가 제게 묻더군요  ‘혹시...여자친구는 없는거냐’고  그 질문을 들었을 때 전 당혹스러웠다기보단  좀 난감했다고나 할까...혼란스러웠다고나 할까요  그러고보면 지방에서 대학을 다닌 4년  이후 군대 3년...그리고 부산에서의 직장생활 3년  그 10년 생활동안  뭐...바빠서 그랬는지...솔직히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고  그냥 뭐 살면서 어찌어찌하다보니  그래도 간간이 일이나 학교생활 과정에서  잠시나마 제가 좀 짝사랑을 했다던가  약간 가까운 사이가 되었던 여자가 없었다고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깊이있게 사귀거나  그런 여인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 10년동안의 일을 일일이 다 이야기하자면  그것만으로도 장편소설 단행본 한권 분량 될것같긴 하지만  지금 그 복잡한 이야기를 일일이 다 하긴 그렇고  그저 그렇게...10년 세월이 가고 제 나이도 어느덧  서른이 되다보니  그냥 ‘제 인생에 여자는 인연이 없나보다’  그렇게 체념한 상태가 되었고  그런 가운데 이렇게 집에서 아버지까지 돌아가신 상황에서  젊은 새어머니와 아이 둘 키우는게  그냥 이것도 제 운명이고 팔자고 인연일수도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 따름입니다  새어머니의 그와같은 물음에는  그냥 한번 씨익 웃어보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할뿐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루는...휴일날  제가 문득 새어머니께  마당 테이블 의자에 앉아  이렇게 권했습니다  ‘제 무릎에 한번 앉아보시라’고...  좀 당혹스러운 요구일수도 있는데  그간 그런대로 친해지고 익숙해져서인지  새어머니는 별다른 거리낌이나 망설임없이  살포시 다가와 제 무릎위에  조용히 앉았습니다  저는 새어머니의 허리를 감싸안고  잠시 하늘을 우러르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께 간구한다는건 좀 뻔뻔스럽거나  난감한일이 될것같고  살며시 새어머니의 머리를 쓰다듬어보기도 하고  어깨며 허리 등을...어루만져보기도 하면서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습니다  만약 이 여인과 이렇게 지내는 것이  이것도 제 나름대로의 어떤 운명이라면  다음생이 혹시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이 여인과 이런 애매하고 이상한관계로 만나게 하지 말고  정상적인 남녀관계로  그렇게 인연을 지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다만 그렇게 말입니다...  새어머니의 허리를 조용히 감싸안자  새어머니는 제게  입맞춤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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