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이 일하는 매니저님이

공지사항 25.07.19
같이 술 마시다가
나보고 왜 이렇게 사람 눈치를 많이 보냐더라고.

처음으로 이런 말을 들어서 고민해봤는데
그 이유를 알 거 같은 게

고등학생 때 상처를 많이 받았거든

원래는 누가 봐도 인싸다, 모두와 잘 지낸다
그런 사람이었는데

진짜 많은 일이 있었거든..

정말 몇 달간 고민해가며 자율동아리를 만들었는데
담당 선생님의 부탁으로 몇몇 여자애들을 받았는데
걔네가 남혐하는 애들이라 내 믿음과는 반대로
조금 지나자 남자들 다 꺼지라며 여자애들끼리 뭉쳐서
욕을 하고 뭐라 하고, 잘 안 되자 걔네 학년,
그러니까 후배들한테 내 욕을 엄청 하고 다녀서
이미지는 나빠지고

그러고 얼마 안 지나서 코로나가 터져서
인터넷 수업을 했었거든
그렇게 사람에 데인 상처를 회복하기 전에
혼자 있는 생활을 해야 했고

그러다 수능을 망치고 학교에 돌아갔을 때
선생님들은 날 무시했거든

공부를 잘하던 내가, 수능을 망쳐
그냥 지방대로 지원한 걸 알자 인사도 받아주지 않는
그런 선생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렇게 이런저런 일들도 바뀌는 사람들의 태도와
결국 내 옆에 남아있던 사람들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에,

그러니까 주변에 10명이 있다가 남은 건 1명 뿐이니까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눈치보게 되더라구.

내가 했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내 평가가 되고, 날 무시하고 실망할 수 있다 생각하니까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하고,
사람들 눈치를 보고 그렇게 된 거 같아

주변에선 그러거든
그런 걸로 사람 성격이 바뀌냐고.

근데 아마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지 않을까.
나에 대한 수많은 기대의 눈빛들이
순식간에 실망과 무시의 눈빛으로 바뀌는.

지금은 꽤나 나아졌다 생각했는데
어른 분들 눈에는 다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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