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리셋하고 싶다

공지사항 25.07.23
나는 21살 여자고 휴학하고 일하고 있어
사실 난 아빠 유전으로 건선이라는 피부병을 앓고 있어
예전엔 너무 심했어서 반팔도 여름에 못 입고 다녔고..
대학병원 다니기 시작하며 점점 나아졌는데
그 때 내 상황과 모든 것들은 다 불행했어
건선은 완치라는 개념이 없거든

평생 가지고 가야하는 병이고 난 그게 너무 싫었어
맨날 잔소리하는 엄마아빠 때문이라고도 말하고 싶었어
엄마아빠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 유전 탓을 했어
병원 한 번 갈 때마다 기본 10만원인 병원비를
이제부터 나보고 내라했던 엄마도 원망스러웠어

매일매일 일하고 집 가서 내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는 엄마도 싫었고,
한 번쯤은 너가 더 힘들겠지 힘들면 말해 병원가자 라며
조금이라도 무덤덤하게 말해주는 게 뭐가 힘들다고
한시간을 소리쳐가며 몸관리 똑바로 안 하냐고
넌 완치 못 한다는 소리를 1년 들으니까 정신 나가겠더라

나보다 더 걱정하고 소리치고 화내는 엄마한테
증상이 심해지더라도 걸리는 한 말하고 싶지 않았어
나 혼자 해결 방법을 찾아 혼자 조용히 해결하고 싶었어
이기적이지만 난 이걸 내가 평생 안고 가야했고
내가 더 힘든데 내가 더 괴로운데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게 티나는 엄마가 싫었어

대학병원을 다니면서 난소에 종양 있다는 진단도 받았다
크기가 사과만하다고, 암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하셨고
아직은 어려서 괜찮지만 언제 재발할 지 모른다고 했어

하루하루가 그지같기 짝이 없고 매일을 엄마랑 싸운다
내가 봐도 내 정신에는 문제가 잔뜩 있는 것 같고
너무 밝은 세상은 나랑 맞지 않는 것 같다
뭘 위해 버티고 있는 지도 모르겠고 행복한 날이 없다
스스로 죽을 용기도 없어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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