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규 이렇게 힘들었던 이유는 단지 너하나 때문이야.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난 참으로 마음이 많이 병들었었어. 우울증약으로 하루하루를 버텼으니까. 얼마나 힘이 들던지 매일 죽을 생각만 했으니까. 너가 나한테 했던 만행은 다 일일히 나열하진 못해. 그러기엔 너무 나쁜짓을 많이 했거든. 넌 사람이 아닌것 같았어. 날 사람 아니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 지나가는 개나 고양이정도로나 여겼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난 처음 너만날 때 볼건 없었지만 마음 하나는 착한것 같아서 만났어. 툭하면 눈물 흘리는 모습에 여린 사람이라 생각했거든. 그리고 그런 행동에 측은지심을 가지게 되었어. 지금 돌이켜보면 누가 누굴 안타깝게 여겼는지 참 어리석네.
나한테 평생 웃게 해준다는 말에 결혼을 했고 근데 눈에 눈물 마를날이 없었어. 툭하면 별거 아닌일에 트집을 잡아서 끝까지 괴롭히고 기분 수틀린다고 우리 부모님의 약속도 거절한 인간이니까. 너가 싫다는거, 고쳐달라는거 안하려고, 진짜 노력 많이했다. 근데 이미 날 잡으려고 작정한 사람은 당해낼 재간이 없더라. 얼마나 숨이 막히게 하는지 아파서 누워있는데 쫓아와서 잔소리하는게 솔직히 정상으로 보이진 않았어. 그렇게 지적하는 당신은 하자투성이 였는데 말이야. 난 자다가도 당신 생각만 하면 눈이 떠졌어. 그동안 당했던게 또 생각나서 잠을 설쳤지. 공부하면서도 떠올라 어금니를 꽉 깨물고 집중할만큼 나에겐 그 기억이 가혹했다. 난 하루라도 허투루 보낸적이 없었어. 너가 너무 미워서 견딜수가 없을 때는 그저 미친듯이 바쁘게 지내는게 그나마 버틸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었던 것 같아.
아이만 없었다면 난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닌지도 몰라. 근데 내가 사라지면 또 아이들에게 그 전차를 밟게 할까봐 그게 뻔히 보이니까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그냥 산지옥을 경험하고 있어.
니가 툭하면 말했던 병신 또라이 같다는 말 말이야.
너의 입방정으로 병신이 된다면 누가 그 수발을 들어줄까라고 생각했어. 난 절대 그렇게 안할거거든. 솔직히 새벽마다 니가 크게 다쳐서 몸을 쓸 수 없거나 죽게 되기만을 얼마나 간절하고 절박하게 기도하기도 했는지 모를거다.
너만 내 앞에서 사라져 달라고 말이야. 내가 전생에 무슨 대역죄라도 저지른 모양이야. 참 살다 살다 이런 개차반은 처음이라 널 선택한 내 자신에 대해 엄청나게 자책도 많이했다.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나한테 가혹하게 굴었니? 너의 틱으로 인한 킁킁거리는 소음도 다 안고 갔는데 넌 진심으로 나에게 같이 살아줘서 애썼다고 한적이나 있니.
이젠 너한테 가스라이팅을 하도 당해놔서 놀랍지도 않아. 참 이런 인간이 다 있나 싶다가도 만나도 겨우 이런사람을 만났다는게 그렇게 후회가 될 수가 없었어. 너랑 살면서 예쁜 백하나도 사주지 않았으면서 그렇게 동분서주하면서 치열하게 살았던 나한테 그럴수가 있는지.
다른 여자 임신했을 때는 본인이 먹고 싶은거 온갖 챙김 다 했으면서 정작 니 자식 임신한 나한테는 왜 그렇게 눈에 눈물이 마르지 않게 한거야?
난 먹고 싶은것도 너 귀찮을까봐 말 안했었는데
엄마는 나만 보면 너무 속상하다 하셨어. 나만 고생하는것 같다고.
결혼 전 일용직인데 허리 안좋은 것도 말 안해서 지금 벌써 세 번이나 디스크 시술을 했었지. 참 대단하다.
몸 쓰는 직업인데 허리가 선천적으로 안좋은 것도 알고 있으면서 나한테 떠넘기려 하다니.
처음엔 나 임신했을 때였어. 두번째는 그로부터 삼년 뒤 또 아프다고 입원했다. 휴식을 취해야 한대서 열흘가량 쉬었어.
세번째 아이 5살 때 이사오고 나서였지. 어느 누가 아프다고 보름 가까이 쉬는데 아무말 안할 수가 있을까. 이번이 세번째인데.
물론 직장 다니는 사람이면 유급이니 그건 포용이 가능했겠지. 넌 아니잖아. 보름인데 한달의 반을 쉬면서 돈도 벌지 못하고 내가 일하는 알바비로 충당해야 했는데 화가 나서 뭐라고 하니까 너가 뭐랬어.
미친년 쉬는거 가지고 더럽게 뭐라고 하네. 내가 한달을 쉬었냐 두달을 쉬었냐. 보름 쉰거가지고 그러네. 신발년. 이러면서 밖에 계단을 내려가면서 얘기하더라. 어느 누가 아픈데 쉬는걸로 뭐라고 하는 여자가 어딨냐면서.
남들한테는 그러겠지. 아파서 쉬는데 그런 꼴도 못보고 잔소리 한다고.
너 일용직인건 얘기도 안하면서 나 또 미친 여자로 몰겠지. 하늘이나 알아 주실까.
너 그렇게 일 빠질 때마다 난 몸이 닳도록 뛰어 다니며 메꾸러 다녔어. 미안해 한 적이나 있니.
아이가 둘인데 기본적인 책임감도 없이 미친년 신발년이라니 참.
내가 머리가 그렇게 좋은 것 같지 않은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디테일하게 다 기억이 나는걸까. 너무 괴롭고 힘이 들었어.
넌 하늘이 무섭지 않구나.
우리 둘째 아파서 입원했을 때 내가 아마 열흘 가까이 병원에 같이 있었을거야. 힘에 부쳐서 하루만 좀 쉬고 교대 좀 해줄 수 있냐고 했을 때 너가 짜증내면서 바쁜데 어떻게 하냐고 했잖아 사실 나 당신 일용직이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라 정말 어지간하면 쉬란 소리 안하고 나 혼자 다해 나갔거든. 병원도 내가 항상 둘 데리고 다녔고 말이야. 아마 그 때는 처음으로 간곡히 부탁했을거다.
니가 바쁘다 해서 역시 내가 다 했고 너 며칠 뒤에 벌초하러 간다고 미리 일정 빼놨더라. 그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내가 어찌 그걸 잊을 수 있겠어.
그냥 너만 생각하면 너를 죽이고 나도 죽을까 이 생각을 수십번했어. 그래야 우리 관계가 끝날 것 같았거든. 원래 악연이 공교롭게도 참 끊이지 않고 질겨. 너 장기가 녹아내릴 것 같은 미움을 감내해 본 적 있니? 얼마나 미운지 장기가 녹아내려 위액이 올라오는것 같은 고통으로 버티고 또 버텼어.
하도 울어서 이젠 눈물도 나오지 않아.
신이 있긴 한걸까 정말 신이 있다면 이렇게 절박하고 아슬아슬 지냈는데 너하나를 데려가지 않았을까.
난 니가 환멸이 나게 싫어. 소름이 끼치게 싫다.
너무너무 싫어. 이젠 내 인생에서 제발 사라져 줘. 이 싸이코패스야. 너에게 있어서 두려운건 뭔줄알아?
너의 실체가 모든 사람에게 드러나는거. 너의 소름끼치는 내면이 만천하에 공개되는거.
이 메모? 언젠가는 세상에 드러날 일이 있을거야. 나와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나쁜짓을 많이 했으면서 왜 어머님한테는 하극처럼 아부를 했어? 왜 그렇게 눈치만 보면서 온갖 비유 다 맞춰 준거야? 어떤게 니 본모습인데?
내가 너때문에 죽고 싶을 때 한번 말한적 있을거야. 번개탄 자살법. 목맴 자살. 네이버에는 다양한 자살법 검색으로 가득 차 있었어. 우울증 약을 그렇게 먹는데도 너가 했던 행동은 지워지지가 않고 분노가 가라앉지를 않더라. 그러니 물론 신경안정제 강도는 세지는데도 와 진짜 안정이 안되더라. 너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가득차 있어서 약으로도 제어가 안됬나봐. 손을 떨면서 정신과 약을 먹는데도 너는 그 와중에도 정신나간 사람처럼 지적을 하더라. 진심으로 죽을 생각도 했었어. 그 때 너가 뭐라고 했어? 어짜피 안죽을거라고. 그래. 그렇겠지.
그러면서 나중엔 죽어. 이러면서 가지고 있던 귤을 던지고 받으면서 얘기하더라.
남들한테는 그렇게 잘보이고 싶었어? 다른 여자들 있을 때는 우리집 엄청 챙기는 척 하더라. 차 살 때도
우리 부모님 태우려고 7인승으로 산다면서 떠벌리고 다니더라. 참.. 근데 4년차가 다되어가는데도 한번 태워드린적은 있니? 당신 부모님만 그렇게 모시고 다니면서 왜 남들 있을 때는 점수가 따고 싶었어?
난 죽어서도 널 용서 못해.
아마 눈도 못감을거야. 허구헌날 너 친구가 많다고 자랑했었지 나한테.
당신 주변에 하나 둘 떠나게 될거야. 지금도 그러고 있고 앞으로는 하나도 안남겠지. 적어도 너랑 같이 사는 사람 애정이 떨어졌더라도 하나의 인격체로는 생각해줘야하지 않겠니. 기본적으로 같이 사는 사람에 대한 예의는 지켜주지 그랬어.
남들한테는 목소리톤도 달라지고 나긋나긋하면서 집에서는 아이들한테나 나한테나 어떻게 말했는지 아마 하루전에만 생각해도 금방 알 수 있을거야. 나 자존감 떨어뜨린거, 열심히 살아온 나한테 개무시한거, 날 수 없게 말로 날개를 부러뜨린거,
다 갚아줄거야. 필요한 건 나찾고 우리 부모님 찾으면서 좋은거는 당신 부모님 챙기고 아이들 봐달라고 부탁하는거는 우리 부모님몫이고
돈도 아마 갖다 바친거만 해도 기본 천은 넘을거다. 넌 사람 아니야. 악마지. 습관적으로 괴상한 표정 짓는것도, 킁킁 거리는 것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인것도, 비가 오면 비와서 일 못하고, 눈이 오면 눈이 와서 일 못하고, 태풍이 불면 태풍 때문에 일 못하고, 겨울이면 페인트가 얼어 못하고, 그러면서 생색은 얼마나 내는지.
난 너 일 못한다고 하면 얼마나 가슴이 타들어 가는지 끙끙 거리며 잠도 못자고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다 뒤지며 어떤 일이든 했는데.
남들 다 피한다는 물류 센터에서도 일했잖아. 근데 고작 며칠한거 가지고 생색이라고 너가 그러더라. 또 그러겠지. 그런말 한 적 없다고. 뭐 한두번 당하겠니. 이젠 포기했다. 그런식으로 사람 바보 만드는거. 몸 고생, 마음 고생 진짜 많이 시켰는데 고생 했다고 따뜻한 말 한 번 한 적 있어? 넌 그냥 몸종이 필요했던거야. 난 거기에 걸려든 희생자일 뿐이고. 너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날이 얼마나 많은지 아마 헤아리지도 못할거다.
얼마나 큰 벌을 받으려고 그렇게 파렴치한 짓을 많이 한거야?
어느날 아이가 문득 다같이 있는 자리에서 집에서는 욕하면서 남들 있는데서는 왜 욕안하냐고 하니까 짠듯이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나의 아픔보다 당신의 아들 흉이 드러나는게 겁나셨나봐.
그러면서 당신 뭐라고 했어.
앞으로 한번만 더 그런 소리하면 맞아 죽는다고 아이한테 그랬지.
그게 인간이 할 소린지. 반성할 생각은 안하고 드러날까봐 감추기 급급하네. 하늘은 반드시 있어. 너에게 하늘의 벌, 땅의 벌, 모두 다 받게 될거야. 반드시.
내 아픔이나 힘듦에 대해 가늠은 하겠지만 그 크기는 모를거야. 얼마나 고통스러운지에 대한 정도는 헤아릴 수 없지. 겪어보거나 지내보지 못하면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니까. 다들 자기가 제일 힘들다고 말해. 나역시 그런지도 몰라. 참고 견디는게 아닌 그것 조차도 난 너무 버거웠어. 한숨을 쉬어도 풀리지 않는다는게 뭔지 알까.
아이가 어릴 때도 나 그렇게 좋아하는 음식 먹을 때 조금만 후딱 먹고 나 먹으라고 조금의 배려만 해줬어도 이렇게까지 마음에 남아있진 않을 것 같아. 당신은 당신 자신밖에 몰라. 생판 모르는 남은 배려하는 척했겠지. 물론 가장 가까이 있는 나는 이렇게 몸부림치고 있는데 말이야.
넌 정말 천인공노할 짓 많이 한거 맞아. 어머님이 무슨 죽을 죄를 지었냐고 하셨는데 그것도 맞아.
진짜 말로도 담을 수 없을만큼 나에게 나쁜 짓 많이 했어.
다만 이 글로 다 담을 수가 없어서 그게 원통할 뿐이다. 널 용서해보려고 사람 미워하는 것도 큰 죄라 이해하려고 입장 바꿔보려고 원망하지 않으려고 기도도 해보고 절에 가서 108배도 했어.
근데 참 그게 안되더라. 신이 아닌 사람이라 용서하기가 쉽지 않네. 나의 10년. 까무러칠정도로 아프고 너무 힘이 들었어. 마음도 찢어지고 삶이 너덜너덜 해졌다. 그렇게 내가 남들에게도 아프게 했어서 내가 이렇게나 벌을 받는 것일까.
미필적 고의라고 나 아프게 한 사람 너 주변인 하나씩 하나씩 데려갈께. 소름이 끼치도록 무서운게 어떤건지 보여줄께. 이거 너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는것도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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