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인간이 너무 싫어서 돌아버릴 것 같아요.
저는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고 저에게는 담구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A는 저와 같은 중학교를 나온 친구입니다. 중학교 때는 A와 이야기를 나눠볼 일이 잘 없어서 그냥 그런 사이였습니다. 그러다 졸업하고 어쩌다 보니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이 되었고, 그때까지도 아무 악감정은 없었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학교 축제 때였습니다. 저는 학급 반장이었기 때문에 축제에서 선보일 춤과 노래를 정해야 했습니다. 반 친구들은 하나씩 의견을 내고 열심히 참여해줬습니다. 그런데 A는 모두가 깨어 있는 상황에서도 혼자 숙면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투표 시간이 되어도 자고 있었고요. 그래서 저는 교실 앞에 서서 "자는 사람은 나중에 투표 결과에 불만 가지지 마세요!"라고 크게 말했습니다. A의 짝꿍이 A의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나중에 알아서 얘기해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투표를 다 하고 나서 선정된 춤을 보고 있었는데, A가 그제야 일어나더니 이건 별로다, 저건 별로다 하며 애들 앞에서 궁시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저나 반 친구들 입장에서는 A가 좋게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불만을 직접 말하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데, 옆 반에서 A의 친구가 와서 "축제 심사에서 춤과 합창이 둘 다 있어야 하고, 하나라도 빠지면 점수가 깎인다"고 말해줬습니다.
이미 곡 선정을 다 한 상태라 저희는 급해졌고, 결국 축제를 심사하시는 선생님께 직접 여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내가 심사위원인데 그런 얘긴 처음 듣는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안심하고 반으로 돌아가 잘못된 이야기였다고 반 아이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그 잘못된 정보를 준 친구는 A와 항상 붙어 다녔기 때문에, 저는 A에게 "이거 잘못된 이야기라고 선생님이 그러셨는데, 어떻게 된 일이야?"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A는 갑자기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왜 갑자기 나한테 x랄이야? 걔한테 말해야지. 야, 너 나한테 사과 안 하냐?"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에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걔는 축제 연습한다고 반에서 사라져서는 위층 화장실 앞에서 친구들이랑 수다나 떨고, 정작 하는 것도 없으면서 불만만 토로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에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너한테 사과를 왜 해야 하지? 사과는 네가 해야지. 네가 그렇게 하니까 우리 반 애들이 다 너를 안 좋아하는 거야." 그러자 A는 반을 뛰쳐나가고,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죠. 그런데 저를 가장 화나게 한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A가 옆 반에 가서 울며 "우리 반 애들이 나를 따시켜"라고 이야기했다는 겁니다. 졸지에 저는 한 아이를 따시키고 울게 만든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저희 학교는 특성상 선후배 간 소통이 많고,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문화가 있으며, 친한 선배들이 있으면 도움도 많이 받는 구조입니다.
사실 제가 성격이 성인군자처럼 너그러운 편이 아니라, 이 이야기를 속에 담아두면 화병 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반 친구들은 이 이야기를 하면 ‘뒷담’이라며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너 죽고 나 죽자"는 심정으로 친한 언니들에게 이 이야기를 다 털어놨습니다. 그런데 언니들 앞에서는 저만 쌈닭이 되더군요. 그래서 ‘인생이 부질없고, 인간관계는 스트레스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2학년이 되면서는 반장도 하지 않았습니다.
A와 또 같은 반이 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찢어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살면서 한 번쯤 겪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A가 인간말종이라고 느끼게 된 일이 있습니다.
2탄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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