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친구는 영원히 싫은듯

공지사항 25.09.07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초중반까지 남녀 합쳐 4명이 아주 친하게 지냈습니다 
학교 다닐 때보다 졸업 후 더 자주 만나면서 펜션 여행도 가고 서로 자취방에 놀러가며 가족처럼 지냈습니다 

그 중 특히 제가 더 가까웠던 친구가 남자 1명 여자 1명이 있었고 같은 동네에 살아서 셋이 자주 어울렸습니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도 늘 만나 술도 마시고 연애나 고민을 나누며 더 친해졌습니다 
하지만 친구와는 집안 환경이 달라 고민을 나눠도 공감대가 잘 맞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금전적으론 여유로웠지만 부모님의 이혼으로 힘들어했고 
그 친구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동생들을 돌보며 하루에 알바를 두세 개씩 뛰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서로 자주 만나 얘기를 나눴고 저는 그 친구가 필요로 하는 걸 기억해 생일마다 챙기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친구가 이유도 없이 단톡방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이 “너희 둘이 싸웠어?”라고 묻곤 했습니다 
저는 아무 일 없는데 괜히 저 때문에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를 제외하고 술자리를 갖게 됐는데 친구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물었고 
저는 “나도 모르겠다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러다 그 친구 생일이 되어 다 같이 모여 놀고 선물도 챙겨주며 다시 예전처럼 지내게 되나 싶었는데 
제 생일이 됐을 때 그 친구는 잠적했고 며칠이 지나도 연락 한 통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스타에는 클럽에서 제가 모르는 다른 친구들과 술 마시고 노는 사진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속으로 서운했지만 참아왔던 게 터져서 이유를 물었더니 
그 친구는 “엄마가 아파 병원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스타에는 계속 클럽 사진이 올라오고 있었고 저는 더 황당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쌓였던 서운함을 말했는데 돌아온 답은 
“너랑 연락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혼자 정리하고 싶었다 나에대해 그렇게 얘기할줄 몰랐다”였습니다 
전 그친구에 대해 헌담을 한적도 없는데 대체 누구에게 무슨말을 듣고 저랑은 얘기도 안해보고 저를 단정짓고 선을 그은건지 황당했어요

그 뒤로 저는 그 친구와 완전히 끊겼고 나머지 친구들과만 지냈습니다 무리 친구들도 제가 이렇다더라 말을하니 "너가 우리한테 걔에대해 뭔 얘기한적도 없잖아 우리도 너랑 친하니까 같이 친해진던데" 라고 했구요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동네 술집에서 그 친구가 남자친구와 함께 저희 무리를 발견했는지 
우리 무리 중 한 명에게 대뜸 “합석해도 되냐”고 연락을 했다고 했습니다 
친구들이 저에게 괜찮냐고 물었지만 저는 너무 불쾌하고 불편했어요 그래서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렸습니다 
친구가 합석하지 않고 인사만 하고 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제가 그 친구를 불편해해서 다른 친구들도 못 어울리는 상황을 만든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했던것 같아요 그땐 왜그리 우정이 중요했는지..

그래서 저는 친구들에게 “내가 질투가 많아서 너희가 걔랑 지내는 걸 좋게 못 받아들이겠다 
당분간은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으니 나 때문에 너희가 걔랑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안하지만 난 그냥 걔가 싫다 너희가 지내고 싶으면 지내라”라고 말하고 스스로 선을 그었습니다 
뭔가 그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배려이자 제 마음도 지키는? 선택 이었던것 같아요

이후 20대 후반쯤 친한 남자 친구가 결혼을 하면서 저랑 아무래도 학창시절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라 꼭 와줬으면 좋겠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도 함께 온다고 했고 저는 어차피 마주해야 하니 오랜만에 연락을 해보려 했습니다 
(뭔가 그때 당시에는 조금 풀고싶은 마음도 있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돌아온 건 “연락하지 말라”는 통보와 
제가 그 친구에게 안 좋게 말했다는 식으로 친구 무리들 에게 이상하게 왜곡된 말들이었습니다  그일이 있고 결혼식은 갈생각도 못했고 그 일을 계기로 저는 완전히 번호도 바꾸고 그 무리와의 인연을 끊었습니다 
현재까지도 한 명만 제외하고는 모두와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30대 중반이 된 지금 저는 결혼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친구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아직도 불쾌하고 혐오스러운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한 번 싫어진 사람은 시간이 흘러도 영원히 싫은가 봅니다 
가식적이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사회에서도 충분히 겪는데  돈을 벌어야하니 참고 버티지만 굳이 사적으로까지 얽히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만 이런 걸까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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