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자신에 화 나서

공지사항 25.09.14

오늘 토요일이라 아침 9시부터 수원에서 몸쓰는 일을 시작해서 저녁 9시 30분에야 일이 끝났습니다. 평소 같으면 4~5시에 끝내고 가족(와이프, 6살 아이)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오늘은 늦게 끝난 거라 너무 힘들더군요. 집에 가는 길에 맥주 한잔이 너무 땡겼습니다.

김포까지 오려면 수원에서 1시간 넘게 걸려 도착은 10시 40분쯤. 가족은 9시면 다 자는 시간이니 집에서 혼자 캔맥주 마시자니 깨울까 싶고, 친구를 부르자니 시간도 늦어서 망설였죠. 그런데 일이 끝나기 5분 전, 22년 지기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상황을 말했더니, 그 늦은 시간에 인천에서 택시를 타고 와주겠다고 하더군요. 진짜 감동했습니다.

11시 반쯤 김포 구래동에서 만나 간단히 먹을 곳을 찾다가, 조용해 보이는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키조개 관자버터구이가 눈에 띄어 들어갔는데, 친구가 연포탕먹자고. 하더라구요 주문하는데 재료소진이라며 안 된다고 하더군요
탕종류는 나가사끼뿐이 안된다하셔서. 키조개관자버터구이는 가능하냐물어보니 가능하다고해 맥주소주도 같이 주문했습니다. 먼저소주맥주나와 시원하게 소맥을 한잔씩 마셧고 1분2분후 갑자기 관자버터구이가 재료소진이라고 하는겁니다.. 그럼머머 되냐물어보니
회, 전어, 튀김뿐이었는데 저는 회를 안 먹고, 전어는 가시가 많아 싫고, 튀김은 전혀 땡기지 않았습니다. 결국 술 한잔만 하고 나가야 했죠.

계산하러 가면서 ‘이 정도면 미안하다는 말 정도는 하겠지’ 했는데, 알바생이 사과는 없고 그냥 웃기만 했습니다. 민망해서 웃은 건지 모르지만, 괜히 기분이 상하더군요. 아무 말도 못 하고 나온 제 자신한테도 화가 났습니다.

친구랑 다른 고깃집 가서 잘 마무리하긴 했지만, 집에 와서 누워있다 보니 자꾸 그 순간이 생각납니다. 처음부터 관자버터구이가 안 된다고 했으면 괜히 기대 안 하고 기분 상할 일도 없었을 텐데… 누어서 오늘 힘들었다 생각하고 자려는데!!!갑자기 이 장면이 떠올라 잠을 못자고 , .. 내자신이 너무화가나서ㅜㅜ결국 오늘 하루 종일 뼈 빠지게 일하고 마지막에 스트레스만 안고 잠자리에 드는 것 같아 너무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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