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아빠란...아빠에게 나란 딸이란...

공지사항 25.10.06
우리 아빠는요...어릴때부터 외소한체격에 성격도 할머니께 보호만받아와서인지...쩜 남자답지 않은 사람이였어요
내 기억속에 아빤 나한테 무섭기도했고
항상 엄마를 고생시키고 힘들게 하는 무능한 사람으로 보였구
첫딸인 나보다 아들인 남동생만 예뻐했었던거 같아요~
과자사먹게 용돈쩜 달라하면 나는 안주고 남동생만주고
어떤날은 회사 야유회갔던거 같은데 난 빼놓고 남동생만 데리구 갔었구...
엄마는 어린나를 손잡고 애기인 남동생을 업고 냄비장사를 다니고...내 어린기억속에 아빤 날 이뻐하지 않는 무능력한 남편이란존재...그랬습니다
그래서 미웠고 그래서 더 모른척 살았던거 같은데...
그래서 말한마디 따뜻하게 해본적 없구 미안하다고해도 못들은척 외면했던거 같은데...
그렇게 외소한 아빠는 일을 하루도 안쉬셨습니다...
70세가 넘으셨어도 경비일을 다니시고 지하철퀵을 하시고...
비가와도 태풍이와도 새벽4시에 나가셨어요...
성실했고 내성적이면서도 착했고
사람들은 아빠보고 법없이도 사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저는 그말이 아빠가 바보같다는 말같아서 더 싫었습니다...
젊을때 엄마한테나 잘하지 이제와서 저런다구...
이런 생각하는 딸래미 참 못됐죠?...
제 칭구들은 제가 엄마만있고 아빠는 안계신줄 알았데요
제가 아빠말은 거의 하지않아서...
이렇게 밉고 원망스러운 아빠가...챙피하다고 내가 스스로 피했던 아빠가...
이제 몇일 안남으셨다고 합니다
아빠한테 잘하란말 들을때마다 후회할꺼 아는데 어떻게 안된다구 후회해두 어쩔수없다구 그렇게 말했던 나인데...
그땐...아빠가 평생 내옆에 있을줄 알았나봅니다...이렇게 후회하고 가슴에 사무칠일이 없을줄 알았나봐요...
하나하나 내가 했던 모진말들이 그대로 가슴에 박히네요...
아빠가 오늘 저보구 "우리착한이쁜딸..."이래요...
숨이차서 말도 못하며서 귀도 잘안들리며서 내목소리에 반응하는 아빠를 보며
이제야 알았습니다...아빠에 세상은 나였다는걸요...
못되처먹은 딸인데 그렇게 외롭고 고달프게 했는데..
그런 딸이 아빠한테 전부였다니 ...
어리석게도 저는 마지막인 이제야 알았습니다...

항상 아빠랑 친한 친구들 보면 부러웠는데
오늘 평생 처음으로 "아빠 사랑해 미안해" 란 말은 했습니다...
이런 말이 뭐라구...이까짓게 뭐라구 못했을까요?
그렇게 미워해놓구 눈물은 왜 자꾸나는지...

우리아빠가 아직 세상에 계실때
우리아빠가 세상에 듬직하게 존재했다는걸 남기고싶다는 마음으로
아님 나같은 아이가 나같은 후회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몬가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두서 없는 긴글 읽어주신분들께 감사합니다

이렇게 힘겹고 외롭게 살다가시는 우리아빠
너무 미안해 고마워
나두 아빠 사랑해
그리고 다음에는 이런 못된딸 말고 이쁘고 사랑스러운 그런딸 만나
내가 아빠한테 너무 잘못한게 많아서 아빠한테 다시 우리아빠로 태어나달라고 못하겠어...내 아빠여서 고마워
이번생에 너무 일만하구 고생많으셨어요~
다음생이 있다면 부자집 도련님으로 태어나서 쩜 멋있고 행복하게 꼭 외롭지않은 삶이 되길 바랄께
꼭...이것만은 이루어지길 간절이 바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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