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바람

공지사항 25.10.14
안녕하세요.
혼란스러워 두서없이 얘기 할 수 있지만 이해부탁드립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저도 이래저래 생각은 하고 있지만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이실지 의논할 사람이 없어 글을 올립니다.

우선 몇일 전,
지나가다가 아빠께서 문자로 어떤 여자?사진을 보고 있는 걸 목격했습니다. 급하게 폰을 끄시더라구요. 느낌이 싸했습니다.
폰을 너무 들고 다니셔서 훔쳐볼 틈도 없어요.
근데 어쩌다 잠깐 볼 틈이 생겨 보니 여자분 사진이 맞았고,
글은 없고 여자분 얼굴 사진만 하루에 한번 3일동안 매일 와 있더라구요. 사진문자는 쓰레기통에서 발견했습니다. 바로바로 지우시는 것 같았죠.

그때부터 주의해서 아빠를 지켜보니
갑자기 뜬금없이 은행을 다녀오시더라구요.
경제권을 거의 엄마께서 관리하셔서 은행 가실 일이 없거든요.
물음표를 가지고 있던 그날 찰나처럼 딱 한번 폰을 볼 타이밍이 생겼어요. 그래서 들어가보니 지우다만 문자가 남아있었어요.

거기엔 '돈을 조금 보내서 미안하다, 뭐하고있냐'는 문자와 '조금도 괜찮다, 고맙다,누워서 티비시청 중'이라는 문자를 주고 받으셨더군요.

근데 중요한 건 사진을 3일 연속 보낸 분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 사람은 또 누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아빠께선 사업을 하고 계신데 상황이 좋지않아요.
엄마께서 하시는 가게자금과 대출, 카드론까지 끌어다 쓰실 정도로요.
급하게 회사분께 보내신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갑자기 스친 생각이 있었죠.

어느 날 아빠랑 같이 앉아있는데 제가 봤다고 생각하셨는지 무슨의미인건지 "어떤 여자가 나한테 사진보냈다?" 하면서 문자를 보여주시는 거예요. 그날이 생각났어요.
그때 그 상황이 너무 이상해서
그분이 보낸 사진을 몰래 찍어뒀거든요.
번호를 맞춰보니 그 분이 맞았어요.
손이 떨리고 가슴이 떨리고 그렇게 혼란스러운 밤이 지났어요.

그날 이후 저도 모르게 틈이 날 때 얼른 아빠 폰을 보는데 하루에 많아야 2번?정도 볼 수 있어요. 그 다음 날은 매일 사진을 보내던 처음 얘기드린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주고 받으시더군요.
전화로 사랑한다고 하셨나봐요.
그렇게 누군가가 사랑해준다고하니 가슴이 떨린다고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가슴이 떨릴 수 없었어요.
저는 시도때도 없이 일상생활을 할 때도 아빠일만 생각하면
심장도 손도 몸도 덜덜 떨려요.
아빠가 사업이 힘들어 대학도 못가게 되고 일하고,
어렵다고 하셔서 제 이름으로 신용대출에,카드론,친구에게 돈 빌려서 드릴 만큼 정말 다정하시고 바르게 사시는 분인 줄 알았거든요. 저의 세상이 흔들리고 있어요.
밤에 눈을 뜨면 잠이 안와요.
그나마 의논 할 수 있는 동생은 취직한지 일주일도 안되어
자기도 적응하는 중이고, 출퇴근도 어색할 텐데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이젠 사업하시는 것도 다 거짓인가? 근데 회사분들을 표현하시는게 그렇게 세세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건지, 언제부터 속인건지 뭐가 뭔지 너무 혼란스러워요. 지금도 손이 떨리고 새벽에 잠도 안 오고 눈물만 나요.

아빠를 맹신?하고있는 엄마는 아빠때문에 여기저기 돈도 빌려서 사업을 밀어주셨거든요. 그래서 더 속상해요. 바보같아 보이면서도 안쓰러웠다가.....제가 조울증같이 오락가락해요.

집 자금을 많이 가져가셔서 한달살이처럼 한달벌어 빚 갚고 돌려막기하며 사니 가족들은 옷도 제대로 못 사입고 밥도 먹고싶은거 안 먹으며 최대한의 절제를 하며 살고있어요. 자기 옷도 못 사고 가족들이 힘들어하는데도 모르는 여성분께 없는돈 탙탈 털어 이체해주시는 그 모습을 생각하면 미치겠어요.

저한테까지 돈을 가져다 쓰시니 엄마도 속이 뒤집히시는지 아빠한테 화를 많이 내세요. 아빠는 삐지시면 집을 안들어오시거든요. 그때 만나기 시작하신 건지 아니면 예전부터 이미 그래온건지 어지러워요. 만약 회사자금으로 쓰신게 아니면 저도 제 친구한테까지 손 벌린게 미쳐버릴 것 같은데, 엄마가 괜찮으실지 무서워요.
다 갚진 못했는데 기다려주고 있는 친구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그 친구를 생각하면 속상하고 자꾸 눈물이 납니다.

그나마 아빠가 물려받으신 작은 건물에서 가게하며 돈 벌고 있는데 이 문제가 가족들이 다 알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회사 일도 보시고 가게도 아빠가 손을 넣어주시고 계시거든요.
가게를 안하면 당장에 돈은 어디서 벌고 어떻게 빚을 갚을지도 걱정이예요.
모른 척하며 돈만 안 가져가시게 해야할 지..말을 해야할지..하면 언제 해야할 지.. 정말 알 길이 없습니다.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뭔가 울고 표현하니 좀 숨이 쉬어지는 것 같습니다.
행복하자가 소원인데.. 참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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