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봉고차

공지사항 25.10.20
저는 야근이 잦은 직장인이에요. 혼자 자취를 하는데, 야근하고 나면 집에 갈 때 어두운 골목을 지나야 돼요. 맨날 다니는 길인데도 요즘은 해도 빨리 지고, 중국인이다, 납치다 해서 퇴근길이 조금 무서울 때가 있더라고요. 
어제도 저녁 9시쯤, 평소처럼 지하철을 타고 집 근처 역에 내렸어요. 골목 입구에 들어서는데, 가로등이 몇 개 꺼져 있었고 멀리서 시동이 켜진 검은 봉고차 한 대가 주차 돼 있더라고요. 그냥 주차된 차겠지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겁이 좀 나더라고요. 
평소 저는 밤에 다니는일이 많다보니까 혹시 몰라 호신용 스프레이를 늘 가방에 넣어 다녀요. 집에 갈라면 그 봉고차 옆을 지나가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봉고차 옆을 지나갔는데 그 검은 봉고차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속으로 진짜 다행이다 했어요. 그렇게 긴장이 조금 풀리려는 순간, 철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뒤에서 제 쪽으로 오는 두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어요.
그 순간 너무 무서워서 머리가 멍해지고, 순간적으로 숨이 막혔어요. 본능적으로 스프레이를 꺼내 들었어요. 뒤를 돌아 보니까 그 사람들이 나한테 달려오고 있어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쪽을 향해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미친듯이 도망쳤어요. 다행히 스프레이 덕분에 그 사람들이 저를 쫓아오지는 못하더라고요. 그런데도 너무 무서워서 다리가 풀려서 힘이 하나도 안들어갔는데 무슨정신으로 어떻게 집까지 뛰어 왔는지 모르겠어요. 
진짜로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도 안 나요. 집에와서 문 다 잠구고 나니까 다리가 풀려서 그대로 주저앉았어요. 너무 무서워서 눈물도 계속 나고 손까지 덜덜 떨리더라고요. 정신차리고 보니까 손에 호신용 스프레이가 들려있더라고요. 진짜 호신용 스프레이 아니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해도 무서워요. 경찰에 신고는 했는데 이제 무서워서 밖에 나가지도 못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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