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출신에 대해서

공지사항 25.10.23
나한테는 살면서 그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어.
약점이 되는 게 싫어서 그냥 묻고 살았어.

사실 부모님이 조선족 출신이시고, 젊으실 때 귀화하셨어.
난 여기서 어릴 때부터 자라서 그런지 한 번도 내가 조선족이거나 중국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 당연히 국적도 대한민국이야

근데 알다시피 조선족 인식이 워낙 안 좋잖아…
나는 솔직히 중국도 싫고, 조선족들도 진심을 다해 싫어해.
이러면 안 된다는 거 알면서도, 가끔 부모님이 원망스러워질 때가 많아

친구들한테 말하면 나를 다르게 볼까 봐, 단 한 번도 내 속얘기를 해본 적이 없어.
연애할 때도 전남친들이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떠날까 봐, 늘 그런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왔고.

사실 부모님은 범죄 저지른 것도 없고, 평생 일만 열심히 하셨고, 나한텐 좋은 부모님이지만
남들한테 소개하기가 부끄러워서 불효한 짓 많이 했어
남친이나 친구들이랑 놀다가 엄마 전화 오면 일부러 안 받고, 그걸로 엄마가 서운해해서 싸운 적도 있었어

엄마는 “그럴 거면 내 곁을 떠나든지, 평생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아라” 하셨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으면서도 너무 아프더라.
떳떳하지 못한 내가 한심해서 울었던 적도 많아.

그래도 난 결혼은 하고 싶고, 누군가랑 평범하게 사랑하고 싶어서
결혼정보회사에도 가입해서 다 까고 시작할까 싶었는데
막상 현실을 보니까, 거기선 다들 너무 완벽하고 조건 좋은 사람들뿐이라
나 같은 사람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야

이래저래 우울하다
그냥 평범하게 사랑받고 싶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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