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면서 겪은 사이비

공지사항 25.11.02




알바하면서 만난 사이비 얘길 쓰겠음
예전에 겪은 일임
내가 2년 반 이상 알바를 했던 매장이 있었음
동네 자체는 크지 않아서 조용했다가
유동인구가 늘어난 곳이었음
사이비가 처음부터 오진 않았음
유동인구가 많아져선지 어느 날부터
매장 주변에서 여럿이서 팜플렛을 돌리기 시작했음
근무 시간엔 밖에 나갈 일이 없으니 한동안 바깥 상황을 몰랐음
그러다가 그들이 매장에 들어와서 오랜 시간 동안 대화하길래 나야 손님들이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어느 날 그 손님 일행 중 한 아줌마가 나한테 홍보물을 주고는 읽어보라고 했음 굉장히 유명한 모 사이비 단체의 홍보물이었음
사이비 포교에 단련이 된 상태라 (대학시절 겪은 사이비들 포교 수법들에서 써놓음https://m.pann.nate.com/talk/374946439)
단호하게 관심없으니까
다음엔 이러지 말아달라고 했음
그러고나서 일 이주 뒤인가 그 중 또다른 아줌마가 같은 홍보물을 내미는 거임 좀 짜증나서 저번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다음엔 이러지 말아달라고 하고 그 뒤론 그런 일이 거의 없었음
나한테 그 사이비 단체 책 던지듯이 주고 나간 사람 있었긴 한데 그 책 바로 버렸음
그 뒤로 그 사이비 단체 신도들이 매장 바로 앞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홍보물을 돌리고 있다는 걸 알았음

내가 뭐라 할 권한은 없었지만
그 사람들이 좋게보이진 않았음
솔직히 남 신세 망치는 거잖음
그래도 그 매장 주변에서 홍보 활동을 하다보니 내가 일하는 매장에 종종 쉬러와서 그 사람들을 보게 됨
보다보니 같은 사람들이 계속 나오는 게 아니라 무슨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구성원이 주기적으로 바뀌었음
나이대는 40대 이상이었음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보였음
처음 봤던 사람들은 그래도 무난했는데 (그 사람들도 여유있어 보이진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오래된 패션을 고수하는 사람들로 바뀜 타지역에서 온 사람들이었음
간헐적으로 매장에 와서 뭔 공부를 하는지 노트에 먼갈 쓰는 할머니 손님이 있었음 난 처음에 만학도인 줄 알았는데
그 할머니도 같은 단체 신도더라고
그래서 속으로 왜 저러고 살까 싶었음
그 종교 믿는다고 생활이 여유로워지는 것도 아닌데
자기 시간, 돈(먹을 거 사려면 자기 돈 써야될테니까 돈 지원도 안해주는지 아껴쓰더라) 써가면서 저러나 생각하고
말았음

그러던 어느 날 매장 주변에 사람들이 엄청 모여 있었음
알고보니 어떤 단체 사람들 몇십명 이상이 모여서 자기들끼리 대화하고 있더라 꽤 많았음 5,6십명은 넘었을 듯 그리고 그 중 일부가 매장에 손님으로 들어왔는데
단체용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냥 조끼없이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음
근데 그 조끼에 특정 사이비 단체 이름과 관련된 문구가 적혀 있더라
즉 매장 주변에 모여 있는 단체가 평소 자주 홍보물을 나눠주던 그 사이비 단체였던 것임
자기들끼리 거기서 무슨 모임이 있었나봄
그런데 그 날 왔던 신도들은 홍보물 돌리러 출몰하는 신도들과는 같은 단체였지만 차이가 있었음
그 사람들은 내가 사는 지역에 거주하는 신도들 같았는데
겉으로 봐선 사이비 믿는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다들 평범하게들 생겼음
오히려 매일 홍보물 돌리러 오는 신도들은 행색에서 티가 나는데 그들은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그냥 일반인이더라고
말투도 지극히 평범했음

그 사이비 손님들 중에 급이 있어보이는 중년 남자가 슬쩍 지나가는 듯이 가볍게 나한테 포교했음 그래서 나는 까칠하게 반응했음
내 입장에선 어쩔 수가 없는 것이 만만하게 보이면 일부러 손님으로 계속 오면서 교묘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포교할 수 있기 때문임
대학 때 포교 여러 번 당해봐서 만만하게 보이면 피곤해진다는 걸 앎 진짜 이 종족들은 끈질김
아무튼 그랬더니 나보고 교회다니시나보다라고 웃으면서 말하더라
난 그렇게 생각해주는 게 편하기 때문에 아무 말도 안했음
이 중년 남자는 슬쩍 찔러보고 안 넘어오겠다 싶었는지 미련없이 자기 일행들과 매장을 나갔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중년 남자는 고위급은 아니겠지만 중간 관리자정돈 되는 것같음 보통 사이비들은 그 특유의 티나는 가식적 표정이란 게 있는데 그 작자는 똑같이 가식적이어도 자연스럽더라
직장 생활도 하는 사람 같았음
그게 사이비중간 관리자로서의 관록?인 건가 봄 ㅋㅋㅋㅋㅋㅋ
그 날 내가 일하는 매장에도 평소 해당 단체 신도들이 정체를 밝히지 않고 손님으로 조용히 오는데 내가 몰랐던 것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음
그러고나서 시간이 지나 이젠 그 매장에 일하지 않아서 그 주변이 요새 어떤지 잘 오르지만 지금도 그 단체 신도들이 열심히 홍보물을 돌리고 있을 듯
정성이긴 함 겨울에도 돌림
그 홍보물을 받고 혹시나 호기심에 그 단체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을까


이건 별 거 아닌 건데 또 에피소드가 하나 있음
여름에 자주 오는 손님들 중에 젊은 남자 두 명이 있었음
둘이서 테이블에 앉아서 대화하는 내용이 가끔 얼핏 들리긴 했는데 무슨 성경 얘기같아서 그냥 교회다니나 했음

그러다가 그 손님들 테이블 주변에 가까이 갈 일이 있어서
의도치 않게 대화를 엿듣게 되었는데
둘 중 나이가 많은 사람이 어린 사람한테 성경 교육하고 있었음
근데 교회나 성당에 대해 모르는 내 귀에도 이건 좀... 사이비가 아닌가 싶은 내용이었음

그땐 에휴 사이비구나하고 말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세뇌당하는 과정을 목격한 거니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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