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학교 폭력을 당했던 사람의 글

공지사항 25.11.08
안녕하세요
한 번씩 판을 보는 사람입니다
오늘은 십여 년도 더 된 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때 학교 폭력을 당했었습니다
과목은 기술이었고 조별로 수행평가를 내주셨고 남자 넷 여자는 저 포함 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같이 이래저래 해보다가 점점 저에게 다 떠넘겼고
그러다가 제가 실수를 하니까 남자애 두명이 되게 뭐라했고
욕까지 했었습니다
그 애들도 몰라서 떠넘긴거였고 욕까지 먹었던 저는 진정도 집중도 안됐었습니다
수행평가라 선생님께 여쭐 수도 없었고 
견디던 어느 날 선생님께만 살짝 말씀을 드렸는데
조원들이 뭐라해서 같이 못할 것 같다고 조원을 바꿀 수 없냐고 했는데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그래도 잘해봐 라는 답변을 받았고 조도 바꾸지 못했었습니다
그날부터 소리지르고 뭐라하고 욕하고 반복이 됐었어요
기술 시간이 너무 싫어졌었고
그 당시 느꼈던 제 감정을 지금에 와서 표현하면
가슴이 옥죄여 오는거같고 답답하고 숨이 막혔던 것 같아요
시간표에 기술이 들어갔던 날은 심장이 두근거리고
다음날을 걱정하며 잠이 들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 두명은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고 
여자애도 실수한 저를 원망하는건지 마음은 알 수 없었으나
같이 웃고 떠들고 저를 째려보기도 하고 방관했었습니다
그 여파로 저는 거의 혼자다니게 되었고
같이 다니던 여자애들도 의식을 했던건지
저를 멀리했었고
참고 참다가 결국 wee클래스부터 담임선생님께 알리고 
등교해서 교실을 바로 안가고 기다리다가 
학폭위가 열릴 수도 있다고 해서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되고
교실에 갔더니
남자애 두명이 다가와 사과를 했었어요
지금의 저도 아직 그때가 가끔 떠오르고
괴롭고 용서가 안되는데 왜 괜찮다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번 사과하길래 괜찮다고 했어요
그렇게 사과를 받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아니였고
그날 이후로도 계속 괴롭혔었어요
크게크게 기억나는게
수학여행이였나 단체 레크레이션 게임을 하는데
커다란 보자기 위로 공을 띄워서 더 많이 띄우는 쪽이 이기는 거였는데
아무래도 앞에 일들 때문에 많이 주눅들었고
자존감도 바닥쳤었고 혼자였다보니 보자기를 못잡고 동떨어져 있었는데 
그 당시 반장이 저를 챙겨주었고 보자기를 잡았더니
그 남자애들이 제 옆에 잡았던 애들보고
와 oo(제 이름)이 옆에 잡았네 불쌍하다는 둥 더럽다는 둥 말했었고
반장이 하지말라고 해서 관뒀었고
예체능 같은 이동 수업시간에도 수학여행처럼 들으라는 듯이
대놓고 말로 집요하게도 괴롭혔었습니다
그렇게 반복되다 졸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졸업식 날도 제가 정근상을 대표로 받게 되어
강당 단상에 올라갔었는데
그 두명이 옆반 친한 친구들에게 까지 제 얘기를 한건지
옆반 남자애들과도 대놓고 비웃으면서 다 들리도록
제 사복이 보세옷 같다니 거지같다니 하면서 
졸업식까지도 저를 괴롭혔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20대 초반이 되었고
그 당시 남자친구 면회를 가려고 군부대로 가고 있었는데
역도 기억이 납니다 경의중앙선 수색역
내려서 개찰구에서 카드를 찍는데
어떤 남자애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저를 쳐다보다가 안녕이라고 하길래
어딘가 익숙한 얼굴에 어 그래 안녕 하고 와버렸는데
알고보니 중학교 3학년 때 반장이었고
거짓말처럼 남자친구랑 같은 부대 같은 소속이더라고요
그 애를 마주하자 중학교 때 기억이 또 떠올랐고
손이 떨리고 가슴이 답답해졌었습니다
그 뒤로도 정말 믿기지 않지만 남자친구가 전역을 하고
원래 사는 곳.. 동네에서 데이트를 하는데
동네 역에서 반장을 또 만났습니다 확률이 정말 말도 안되는데
지금 생각해도 두 번이나 우연히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때처럼 인사를 건네오는데
반장이 두 번 마주쳤었을 때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장 속마음도 중학교 때 당시 생각도 모르겠었어서
저를 챙겨줬던 거 같은 기억이 남아있는데도
반가워하면서 인사를 건네기가 힘들었었습니다
그 뒤로는 이십대 후반인 지금까지 실제로 마주친 적은 없지만
반장을 포함한 중학교 때 몇몇 카톡이 남아있더라구요
그 둘이랑 아직도 연락을 하는지 연락을 하면 
제게 지옥이였던 그 시간처럼 불행한 시간을 보내고 있기를 바라는건지
이십대 후반인 지금도 제가 나약한건지
아직도 그 당시 일이 떠오를 때가 있고
그 기억들이 너무 선명해서 손이 떨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이 글을 써내려가는 지금도 마찬가지네요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마음처럼 잘 안되고 
이제 그만 잊고 싶습니다
잘 사는게 최고의 복수라고 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그 애들은 다 잊고 행복하게 살고 있을 확률도 존재하니까

커뮤니티고 혹시나 정말 만약에라도 정말 낮은 확률로 
본인들이 이 글을 어떠한 형태로든 닿게 되고 보게 된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하ㅊㅇ 황ㅈㅇ 정ㅇㅈ 
제발 행복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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