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엄마와 분조장 아빠

공지사항 25.11.10
안녕하세요 저는 25세 여자입니다.
화력이 제일 좋다고 하여 이곳에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제목대로 저희 엄마는 우울증,
아빠는 분노조절을 못하십니다.

엄마는 우울증을 오래전부터 앓고 있으셨습니다만,
워낙 고집이 세신 터라 절대 인정하거나
치료받으려 하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근 아빠랑 싸우시며 더욱 증세가 심각해졌습니다.

설거지는 매일 산처럼 쌓여있고,
빨래는 거의 격주로 하십니다.
찾아봤는데 ‘다람쥐 증후군’이라는 것처럼
길가에 버려진 가구나 당근 거래를 통해
엄마가 주워온 가구들로 넓었던 집은 이제 여백이 없습니다.
물론 정리되어 있지도 않고,
그 어떤 물건들도 버리려고 하시지도 않습니다.

집안일과 관련한 그 어떤 것도 안하려 하십니다.
그저 식탁에 앉아서 몇 시간 내내 유튜브만 보시면서
집안 음식들을 계속. 계속해서 걱정될 정도로
계속해서 드시기만 합니다.



학원을 차리고 싶어 하시는데
주변에 학교가 없어서, 아파트가 없어서, 애들이 없어서,
동네가 질려서, 멀어서, 너무 가까워서와 같은 이유들로
벌써 네 번째 상가를 구하신 상태입니다.

물론 아빠의 월급과 대출로 구했던 상가입니다.
현재 학원에 등록한 아이들은 0명입니다.
제가 포스터와 홍보 영상 등을 만들어드렸는데
그 어떠한 학원 홍보도 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취미로 성인 미술을 꽤 오랫동안 배우시고 계시며
길고양이 밥을 챙겨 주십니다.
문제는 챙기는 고양이 수가 너무 많습니다.
한 번 따라 나갔던 적이 있는데 15마리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빠는 엄마의 요구를 들어주시느라
늘어가는 빚과 생활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많이 지치셨습니다.

아빠 회사가 어려워져서 월급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되었지만
엄마의 우울증으로 인한 충동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집안 상황이나 저희 의견을 전혀 고려하려 하시지 않고
길고양이 한 마리를 더 데려오시길 원합니다.

크게 싸우셔서 2달 가까이 대화가 근절된 집안 분위기,
이미 감당하고 있는 상가가 많지만 빚을 내서 적자를 메꾸는 상태임에도 제 방에서 꿋꿋이 고양이를 키우려 하십니다.

물론,
이미 저희 집엔 고양이 두마리가 살고 있으며,
저는 제 방에서 키우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분명한 의사를
여러번 전달했지만 엄마는 들으려 하시지 않습니다.
아빠에게 비밀로 하라고만 하십니다.
동생에게 너도 반대해야한다, 아빠가 아시면 더 크게 싸우실거다 해도 남동생은 23살이라 어려서 그런 건지 겁이 나는 지 방문을 닫고 회피만 합니다.




오늘 드디어 사단이 났습니다.

제 의사와 상관없이 엄마는
제 방에 고양이 케이지를 설치하셨고
아빠가 그걸 발견하셨습니다.

아빠는 이제는 어디까지 우울증이라는 것을
감당해주어야 하는 지 모르겠다,
엄마가 집안에 도움되는 그 어떤 노력조차 하지 않으려 하고
집안은 이미 빈 곳이 없을 정도로 엄마가 당근 거래나
주워온 가구들로 꽉 차있어서 개판이다.
주위 가족들, 가정 상황 신경 안쓰고 당장 눈앞에 자신이 하고싶은 일만 찾으려 하고 책임을 지려고도 하지 않는데
아빠도 이제 못참겠고 이혼하거나
죽@여버리고 싶다라는 말까지 하십니다.

하지만 여기서 저와 동생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희 말을 들으려 하시지
않으셨던 분들이거든요.

부당한 것이 있다면 조율하기 위해 대화를 하자고
말씀드리는 것 자체를 예의가 없다고 화를 내시는 분들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 또한
동네 10분 거리조차 나갈 수 없었고
집과 학원 이외에서 친구와 추억을 쌓아본 적도 거의 없으며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지하철 타는 법을 몰랐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통금이 7시였을 정도로
과잉보호 속에 자랐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인간관계가 나쁘거나 성격이 이상한 문제는 딱히 없습니다. 반장도 많이 했었고, 상도 많이 탈 정도로 욕심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엄마와 아빠의 폭력 속에서 자랐습니다.
엄마는 저와 싸우명 누명을 씌워서라도 더 크게 부풀려 악의적으로 아빠에게 전달했고 아빠는 어린 저의 말을 절대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미술을 시작하고 나서는 작두를 꺼내 손가락을 자르겠단 협박을 많이 하셨고, 제가 왼손잡이인 지라 저의 왼팔을 자주 꺾으셨습니다.

아빠는 동생이 제 돈을 훔치거나 물건을 훔쳐도
들으려 하시지 않고 그저 조용히 하라고만 하셔서
문제가 있을 때 해결되었던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그 통금이 7시였던 지라
7시 10분에 귀가했을 때 눈에 피멍이 들 정도로 아빠에게 맞았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사과도 인정도 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엄마는 이 때 다른 데가서 맞았다고 하면 죽는다고 협박하셨습니다.

이 외에도 표정부터 입고나가는 옷까지 철저히 관리하시는 건 물론, 등교하려 현관문을 나설 때 인사를 깜빡하면 싸대기를 맞은 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희 부모님이 불쌍합니다.

저도 이전에 겪어봤기에 우울증을 알고 있으며,
엄마가 그 우울의 안락함 속에서 만족하며
벗어나지 않고 싶어 하시는 건 알지만
이젠 도를 지나친 자기중심적 사고로 이성적 판단이 안되시는 것 같습니다.
잘못을 인정하려 하시지 않고, 고치려 하시지 않고
무조건 자신이 옳다고 고집하시기에
타인의 의견을 절대로 듣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엄마의 우울증엔 아빠도 한 몫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때리셨어도 엄마를 때린 적은 없으시겠지만,
저는 언어도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 속에서도 타인이든 가족이든
깎아내리는 모욕적인 언행을 자주 하시며,
화를 내고 소리치며 말하는 것만이 상대방이 똑바로
듣고 고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십니다.
이건 점점 심해지셔서
이번엔 협박을 해볼까, 이번엔 심한 욕을 섞어볼까라는
방식으로 밖에 대화의 발전이 답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저희 부모님은
이러한 성향으로 인해 종교적, 가정적, 사회적, 돈 그 외 모든 형태의 문제들이 한번도 제대로 된 대화로
해결이란 걸 해본 적이 없었기에

매일매일 소리지르며 싸우고 2-3달 냉전하고 반복입니다.

이젠 이혼을 원하시는 것 같고,
오늘도 동네가 떠나가도록 괴성을 지르시며
주제도 없는 맹목적 비난만 쏟아내시는 걸

제가 집으로 달려와서 말리려다가
눈이 돌아있는 상태로 방에 안들어가면 뭔 짓할 지 모른다고 협박하시길래 제가 부모님 몰래 경찰까지 불렀네요.


어렸을 땐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도
‘부모님이 설마 그러시겠냐’
‘다 널 위한 거겠지’라고
안믿으시니 그럼 어련히 내 탓이겠거니 했습니다만.

엄마와 아빠의 성향, 정신적 문제는
생각보다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부터 뿌리 박혀있는 것 같습니다.
두분께 얼굴에 멍이 들도록 맞았던 것, 친구관계를 직접적으로 관여해 끊어내려 하셨던 것들, 상처받았던 것들, 멀다는 이유로 대학 진학까지 성적보다 하위 지원으로 할수밖에 없었던 것, 자식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부모님께 받은 저의 상처들은 아무래도 상관 없으니

제가 이 상황에서 똑바로 정신을 차리고
뭔 짓을 해서라도 가정을 지키고 싶습니다.

어떻게 설득해야 우리 가족이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정말 이혼숙려캠프라도 제가 대신 신청해야 할까 싶어서
jt*c에 메일창을 열었다 껐다 하는 중입니다.

분명한 건, 두분이 의견을 조율해서 관계가 나아지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받으시거나 이혼 전문 상담같은 걸 하시진 않을겁니다. 그럼 대화를 해야하니까요..

부모님이 원체 고집이 강한 분들이라
저는 부모에 대한 사랑같은 건 일찍이 기대를 버렸긴 하지만
평생 서로 인정하려 하지 않고 무조건 타인을 깎아내리는 그 사고방식이 불쌍해서 부모님을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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