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형제들에게, 제 아픈손가락 우리딸을 맡겼더니… 돌아온건 상처뿐이네요

공지사항 25.11.11
방금… 딸애랑 술마시고 들어와 글 씁니다…
저는 사남매중 큰딸로, 밑으로 두 여동생과 막내 남동생이 있어요.
저는 딸 하나 낳고, 딸애5살때 사별했고 처음엔 두 여동생도 막내 남동생도 혼자된 저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조카를 딸처럼 생각해주고 해서 고마웠어요.
저는 혼자 닥치는데로 일을했고, 집에와서 집안일에 딸내미 먹을 반찬 해놓고, 잠깐 눈붙이고 다시 일하러 가곤 했어요. 유치원때까진 유치원 종일반 보내고 초등학생땐 항상 학교에 학원뺑뺑이 돌렸어요
초등학생 이던 딸의 방학때가 가장 두려웠어요. 늘 혼자 두는것도 미안해서… 그래서 방학 시작하면 여동생 집에 2-3주씩, 남동생집에2-3주 씩 보내고 나면 방학이 끝났어요. 여동생들도, 남동생도 조카한테 잘 해준다고 믿고 맡겼었어요. 왜냐면 어릴때부터 저랑 워낙 잘지내던 동생들이였고 막냇남동생은 제가 업어키웠거든요.제딸이 태어났을무렵 동생들 셋다 너무 애정어린 사랑으로 조카를 생각했기에 사별후 가장의지하며 믿았어요. 아이가 어릴땐 싫은내색안하고 늘 웃는얼굴로 이모들 삼촌네에 갔었기에 저는 아무것도 몰랐었어요…초등 저학년땐 잘만 가더니 오히려 크면서 자꾸 안가려고 해서, 이모들 삼촌한테 미안해서 저러나 싶어 대견하기도 했어요.11살 12살 아직 제 눈엔 애기라서, 혼자 두는것 보다 안심되니까 울고불고 하는 딸을 억지로 동생들 집에 맡겼어요. 중학교 올라가서도 그러길래 사춘기라 혼자 있고 싶어서 그러나 보다고 동생들과 그런 이야기로 의논했고, 동생들도 사춘기땐 혼자있고싶다할땐 혼자만의 시간을 줘야한다고 그래서
조카의 마음을 엄마인 나 보다 더 잘 알고 조언해준거라 믿고,
그쯤 방학때부턴 혼자 뒀어요… 중3때까지요. 그 어린애를 혼자 둔게 너무 미안하네요.
그리고 고등학생땐 방학때 보충수업으로 바빴고, 이번해 딸이 스무살 되었고 몇달전까지 제가 일이 바빠 딸애랑 같이 술한잔 할 시간도 없다가 몇일전 딸 생일인데 그날은 바빠서 오늘 같이 처음으로 딸과 함께 술한잔 했는데,
스무살이 되고 1년이 다되가도록 딸 술 주량도 몰랐네요…
딸이 취해선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 엄마, 난 사실, 초등학생때 방학이 그렇게 싫었다고, 왜냐면 이모들 삼촌집에가면, 난 항상 찬밥신세였다고, 눈치밥 먹고 살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 하고 처음엔 “너가 엄마떨어져있으니 괜히 그런마음 들수있어 이모들 그런사람 아니야” 했더니,
“00이모네(여동생1) 가면 나는 눈치껏 이모한테 사랑받으려고 식탁에 반찬도 놓고, 수저도 챙겨놓고, 이모 청소기돌리면, 쇼파정리도 하고, 그랬는데, 처음엔 예뻐하셨어 근데 나중엔 이것저것 이모가 시키시더라. 나중엔 사촌동생들이 어질러 놓은 장난감 내가 정리했는데, 사촌동생들이 또 어질러서 이모는 내가 앞에 정리한거 못보고 (이모부는 보셨는데) 이모가 나를 혼내서 나는 정리했다고 했는데 이모는 내가 슬슬 거짓말하고 반항한다고 혼내고, 옆에서 이모부는 내가 정리한걸 봤는데도 아무 말도 안해주시고, 사촌들도 처음엔 내가 오는더 싫어하진 않다가 간식이든 맛있는 음식이든 한사람 더 끼였으니 자기들 먹을거 한입이라도 못 먹게되니 눈치주고… 같은 식탁에 앉아서 피자 먹을때 내가 한조각이라도 더 먹을까봐 형제들끼리 서로 한조각 미리 덜어주고, 그게 어쩌면 당연한걸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럴때마다 서러웠다고… 이모랑 엄마랑 자매니까, 나한테도 가족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거같았다고… 근데 그때 엄마한테 말을 못한 이유는 이야기하면 엄마가 마음아플거같고, 작은이모가 그때 그러더라고…“너 행복한줄 알아라고,이모들 삼촌이 맡아 준다고 하니 그래도 엄마가 너를 우리한테 맡기는거지, 아니면 진작에 고아원 갔을거라고,”
“그리고 이모들과 삼촌과 방학때 캠핑갔을때, 엄마가 잠깐 들리기로 했다가 퇴근후 몸이안좋아서 집에서 쉰다고 했던 그 캠핑때, 소고기랑 돼지고기 닭고기를 이모들이 준비해와서 구워먹는데… 내 앞접시엔 돼지고기랑,닭고기만 구워서 덜어주고, 많이 먹으라고 하더니 사촌들 앞접시엔 소고기 가득 줬다고…이모들 삼촌들이 비싼 소고기 샀으니 조카인 내가 먹기엔 아까우니 그럴수있다고 지금 생각하면 어쩜 당연하다고 이해는 되지만 그게 겨우 초등학교 2학년때일이라고…그 어린애한테 그랬다고…
그리고…“작은이모네 애들과 놀다가 내 머리에 7바늘 꼬맨거 엄마 기억하지?… 이모랑 이모부는 나랑 애들이랑 놀다가 애들도 다쳤고, 나도 다친거라고 했지? 근데 그거, 걔네들끼리 쇼파위에서 장난감 칼싸움하다가, 작은애가 쇼파에서 굴러떨어졌는데, 애가 자지러지며 울길래 달려가서 안아준것 뿐인데 애 울렸다고 이모부가 장난감 자동차로 내머리친거라고…”
하는데 눈이돌아버릴거같더라구요.
제가 오열하며 엄마가 미안하다고 하며 마주보고 있던 딸의 옆자리에 가서 안아주니 그제서야 16년 묵은 울분을 토하듯 오열하더라구요…
서로 껴안고 펑펑 한참을 울었네요…
사실 직업특성상 일요일 하루쉬고, 이틀을 뺄수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늘 형제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생각하며 애를 맡겼는데….
그리고 공짜로 애를 맡긴건 아니였거든요. 형제들은 명품가방 들고 다닐 형편이였지만 저는 제 옷하나 변변한거 사입을 돈 대신,
방학내내 우리딸 잘부탁한다는 뜻에서 조카들 용돈으로 주라고, 여동생들 남동생에게 조카 한애당5만원씩 보내주고 (물론 저희애 생활비로 보태라고 그 돈도 따로 월 70만원 보냈구요) 캠핑간다할때도…
우리딸 소고기 좋아할텐데… 먹이고싶어서 그리고 형제들, 조카들도 많이 먹으라고 소고기 제가 사서 보낸건데… 저희딸은 빼고 먹였다는 생각에 너무 괴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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