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숨긴 나의 과거

공지사항 25.11.24

 좀 시덥잖은  내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한다  사실 난  대학 졸업하고 군대 갔다오고 어느덧  나이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어 직장생활할 때  솔직히 결혼같은거 생각 없었다  왜냐하면 실은 난 20대 초,중반 무렵에  좀 특이한 사연으로 이성에 의해 상처받은 사연이  두어차례 있었고  그로인해 결혼이든 연애든 일절 자신이 없어서  그냥 이대로 결혼은 안하고  혼자살까 그런 궁리중이었지   헌데 서두를 이런식으로 꺼내면  속사정 모르는 남들은 대개 비웃더라  남자든 여자든 젊었을 때 특히 학교 졸업하고  사회나와서 얼마되지 않을 때  이성이나 연애문제로 한두번  상처입지 않은사람 누가 있냐고  알고보면 다들 똑같다구   후우...그래 뭐  내가 무슨 대단한 존재라도 된다고  설마 내게 무슨 그렇게 차마 말못할  대단하고 특별한 사연인들 뭐 있겠냐  다만 어쨌든 중요한건  난 그렇게 20대 초,중반에 입은 상처 때문에  결혼같은건 안하고 그냥 이대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직장생활하고 사회생활하면서  그렇게 여생을 보내다가 자연스럽게  늙어갈 생각이었던거지   헌데...  엄마로부터 선보라는 닦달이  하필 딱 그 무렵부터 시작된거야  내 나이 어느덧 20대 후반  그리고 직장생활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떄부터  천상  우리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짤막하게나마 해야 스토리가 전게되겠군  일단 우리 아버지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서  30년 직장생활을 하신분인데  반면 우리 엄마는 지방출신에 고등학교도 제대로 못 나오고  왜 그 시절(1970-80년대) 흔히 있는 소위 무작정 상경  그런식으로 지방에서 힘들게 살다 돈 좀 벌겠다고  다니던 학교(고등학교)도 그만두고 서울올라온  전형적인 무작장 상경처녀 그런 출신이야   헌데 생각해보면 그 시절에  명문대 나온 남자(우리아빠)와  고등학교도 제대로 안 나온 무작정 상경처녀(우리엄마)  이런식으로 커플이 연결되는 순애보도 있을수있나  좀 신기하고 의아해했고  자라면서 엄마,아빠 만나고 결혼한 사연을 알게되었을때는  와...우리 아빠,엄마도 알고보면 대단한 순정파구나  괜시리 감탄도 하고 감동(?)도 먹었는데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엄마,아빠도 한참 젊었던  혈기왕성하던 시절의 일이고  이미 그 무렵 내 나이 20대 후반때는  이미 30년 넘게 강남에서 산  전형적인 강남 아줌마...이미 그렇게 되어있었던거지   그러니까...어쨌든 하나밖에 없는 아들  어느덧 좋은대학 나와 그런대로 번듯한 직장 다니고 있으니  그런 아들네미 기왕이면 좋은 여자...좋은 집안과 짝지어줘  엄마딴에는 꽤 괜찮은 며느리 들여서  주변에 으스대며 살고싶은 그런 생각 있는  이미 그런 전형적인 속물형 강남아줌마가 되어있은지  오래일때란 소리지   엄마의 선보라는 닦달  이럴 때 흔한 세상의 아들들이 그러듯이  나도 처음엔 귀찮다고...생각없다고,...  (*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난 20대 초,중반때의  조금 특이한 상처 때문에 결혼이든 연애든  자신없어진지 이미 오래고)  그렇게 처음 한두번 정도는  선보라는 엄마 닦달에 적당히 핑계대며  거절했었다.  뭐 한번은 그냥 선약있다고 둘러대기도 하고  또한번은 계속 거짓말하기도 그래서  선보러 나가는척 적당히 다른데서 시간보내다  집에 돌아오기도 하고  대충 그렇게 두어번의 선자리가 파투가 났었지   맞선상대의 경우엔  뭐 아버지가 우리아빠처럼 대기업에 다닌다는 분이라던가  대학교수나 군장교인 경우도 있었고  어머니의 경우엔 그 시절 어머니들이 대개 그렇듯  보통은 전업주부인 경우였지만 그래도 개중엔  방송국 합창단 출신이던가 고등학교 교사인 경우도 있어서  확실히 대체로 우리사회에서 잘 나가는 집안의  그런 딸인것만은 분명했다  그만큼 우리엄마도 이 땅의 그 수많은 강남아줌마와 마찬가지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 기왕이면 좋은집안 딸과 엮어주고 싶어  동분서주하신 그런분이고  물론 내가 애초에 선은 고사하고 결혼이고 뭐고 생각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심지어 그런 상대여성 집안에까지 구체적으로  관심가질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엄마가 대충 사진이라도 먼저 보여주면서  선볼상대 집안에 대한 정보라던가 그 정도는 대충 알려주기 때문에  그걸 아는게 가능했던거지   어쨌거나 어느덧 두 번...세번...네번...  그런식으로 선볼 상대를 아예 거절하거나 선자리를  적당히 핑계대며 안나가는 경우가 반복되자  이젠 엄마가 안달이 나기 시작한거야  그것도 (결혼하고 싶지 않은 그런 속사정이 있는)  나의 속사정도 모르는채  마치 내가 원래 여자보는 눈이 높은건가...그런쪽으로 오해를 했는지  ‘아이고...넌 참 어쩌자고 그런 집 아이마저 딱지를 놓냐 ?  대체 어느정도 되는 여자라야 니 맘에 든다는 것이여 ? ’  그런식으로 안달이 나셨지만  나도 그렇게 나오는 엄마를 바라보며 더는 안되곘다 싶어  실은 결혼이고 연애고 맞선이고 다 생각없다  차라리 적당한 기회봐서 모든걸 사실대로 솔직하게  말씀드릴까 그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복병을 만났어  실은 내게 두 살 터울지는 누나가 한명 있다  어떤이들은 그런말들을 하더라  세상의 모든 손윗누이들은  사실상의 엄마 대행이라고  글쎄...  1녀1남중 둘째이면서 막내인 내게  지금까지 두 살터울 누나가 엄마 대행이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엄마 대행’이라기보단 ‘엄마 대변인’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   막...닦달을 해대는거야  너 도대체 엄마 고생(?) 시킬거냐  너 요즘 엄마가 니 선자리 보느라 고생하는거 안 보여 ?  이쯤되면 니가 적당히 숙이고 좋은사람 만나 결혼해  엄마시름 덜어드려야 할거아냐 ?  사실 이 몇줄로는 다 요약이 안될정도로  무슨 국회 필리버스터 나온 의원도 아닐진대  한바탕 장광설로 연설을 하더라  솔직히 엄마의 안달보다는  누나의 닦달이 더 무서워  결국 내가 숙이는수밖에 없었다  - 헌데 생각해보니 그때 내 나이가 어느덧 스물아홉  두 살위 누나가 서른하나인데  생각해보니 정작 우리 엄마가 두 살위 누나는  그때 한참 직장생활 잘하고 있을때라 그런지  굳이 시집가라 어째라 잔소리 안하고  그냥 저 하고싶은대로 놓아두는데  와...그러고보니 나한테만...  대체 역차별도 이런 역차별이 어디있냐 !!! -.-;;;;   어쨌거나...  엄마도 오히려 자신은 결혼하고 애키우느라 자기 인생 구현은  제대로 못한 한과 트라우마 때문에  딸은 오히려 저 하고싶은대로 놔두고 시집가라는 닦달을  안하는건지 몰라도   아들인 나한테는...  빨리 선봐서 장가가라...  후우...  어쨌거나 그래서 결론적으로  엄마 대행...아니 대변인 역할을 하는 누나가  엄마보다 더 무서워서  내가 숙이는수밖에  도리가 없었던거지   그래서...  다음번 엄마가 또 선자리 제안을 하면  이번엔...지금까지 그래왔던것처럼  선약이 있다느니 어쩌느니 핑계도 대지않고  선보로 나가는척 엉뚱한데로 새서 적당히  시간만 때우다 들어오지도 않고  선보러 나가긴 했는데 적당히 예의상 인사말만  몇마디 나눈뒤에 나가버리지도 않고  만약 나가봐서 정히 상대가  그렇게까지 비호감만 아니면  받아들이기로(?) 결심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작전(?)실패라고나 할까  그래도 마치 제비뽑기라도 하듯  한 두어번정도는 더 나아 상대를 만나본뒤  그래도 좀 상대적으로 더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고를걸...  하지만 엄마의 안달보다 누나의 닦달이 더 무서웠던 나는  이번에 나간 선자리는...더 쓸데없는 핑계를 대지말고  상대를 받아들이자  그렇게 마음먹었다   일단 나가본 자리  다행히 상대 여성은   뭐 그런대로 차분한 매력이 느껴지는  그런 여성이었다.  나이는 나보다 네 살 아래였고  뜻밖에도  아버지가 안기부 간부출신이라고 하더군  지금까지 선자리 들어온 상대 아버지가  뭐...대기업 간부, 대학교수, 군 장교등  우리사회 잘나가는 직업군들이 그래도  다 한번씩은 포함이 되어있었지만  이번엔 또...안기부 간부출신이라니  웬지 무섭다는 생각도 들고  괜한 쓸데없는 기대(?)도 좀 생겼다  그리고 좀 뜻밖으로  집안에서 오빠가 셋인  3남1녀중 막내인 여성이었다  게다가 그 세명의 오빠와 나이터을도 져서  각기 그녀와 12살, 10살, 8살 차이가 난다고 했어  직업은 큰오빠가 검사, 둘째오빠가 의사  그리고 셋째오빠가 유력언론사 기자로  역시 오빠 세명 모두 우리사회에서  그런대로 잘나가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런 집안의 막내딸   뜻밖에도 그녀의 직업은  바이올리니스트였다  보니까 실력도 뭐 그런대로 있어서  가령 공영방송사나 국립 관현악단 단원 모집 같은데도  응모해본적이 있을정도로  그래도 우리사회에서 그런대로 알아줄만한  그 정도의 실력은 갖춘 바이올리니스트였던거지  근데...나도 대충 듣기로  이런 정도의 잘나가는 집안에서 딸을  예,체능쪽으로 시켰을 정도라면  일단 공부와는 좀 거리가 먼 그런쪽이었다는 말이기도 한데  뭐 그거야...내가 찬밥,더운밥 가릴 처지는 아닌거고   (* 뭐 언제는 결혼이고 연애고 아예 생각이 없다더니 !!! -.-;;;;)   일단 그런대로 그녀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장도는 아니라  애프터신청을 하고 한 6개월 이상 1년 가까이  교제를 갖다 결혼에 이르렀다.  그...한번은 그녀가  나한테 묻더군  그러니까 선본지는 한 몇 달정도 지난  이미 진지한 교제가 이어지고 있을 무렵인데  ‘혹시 대학시절이나 젊은 시절 연애경험은 없느냐 ?’  묻더군  뭐 어쨌든 그녀나 나나 아직은 젊은 나이고  게다가 이미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사이라면  상대 과거에; 대해 그 정도 궁금함이 생기는 것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난 일단 담담한 목소리로 무표정하게  ‘없다’고 아주 짤막하게 대답했다  - 아까는 뭐 20대 초,중반시절 두어번  이성에게 상처받은 경험 있다더니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아내에게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야  이성에게 상처받은 경험은 있었을지언정  솔직히 짝사랑축에도 못드는 그런 유치한 경험이  한 두어번 있었을지언정  진지하게 사귀어본 여자는  분명 없었던거니까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납득이 가게하기위해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을 시작해보지   그러니까 일단 결혼은  선보고 대략 1년 가까운 교제시간을 거쳐  결혼식을 올린거고  그리고 이후 한 1-2년은  그다지 큰 탈 없이 무난하게 흘러갔다  아내는 결혼하고도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활동은  계속하는듯했고  나도 뭐 직장생활이야 계속하는거지  변동이 생길 이유가 있나  그러다...  아주 뜻밖의 전화를 받은일이 있다   그게 그러니  결혼후 이미 1년 이상의 시간은 지났고  2년은 채 안되는 대략 그런 시점인데  시기적으로는 어느새 20세기가 막을 내리고  새천년에 접어든지 얼마안된  그런 시점의 일이네  그러고보면  아내는 그날 공연일정이 늦게끝나  밤늦게 귀가해서 피곤한지 바로 곯아 떨어졌고  난 그래도 저녁때 퇴근해서 그런대로  시간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밤늦은 시간이지만 아직은 잠을 이루진 못하고  적당히 시간을 보낼때였어   거실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았지  ‘아...!!!’ 순간  나는 비명을 토해낼뻔했다  그녀(?)였다...  하지만 나로선 진짜 뜻밖의 전화  무슨소리인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혹시 그녀에게 전화걸일은 있을지 몰라도  그녀가 나한테 전화걸일은  절대 없을먼한...그런 사람이 전화를 걸어온것이었어  그래서 더욱 뜻밖이면서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운채로  전화를 받았지  방안에서 한참 쿨쿨 세상모르고 잠들어있는  아내의 눈치까지 보면서말야   천상 그 고백을 해야겠네  솔직히 난 20대 초,중반 시절에  소위 후천개벽이니 미륵이니 이런거 주장하는  민족주의 계열의 신흥종교 단체에서  잠시 몸담고 활동한일이 있다  솔직히 그 종단과 인연을 맺은게  대략 고2-고3 무렵부터의 일이니  실제로 그 종단과 인연을 맺고 지낸 시간은  대략 6-7년 정도의 시간은 되는게로군  다만 내 개인적으로 그 시절을  내 인생의 흑역사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 생활을 때려치우고 나와서는  그때의 일들에 대해...  내 가족은 물론 주위 친구나 동료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살아왔었어  의도치 않은 비밀이 되었다고나 할까  그러니까...내가 굳이 그때의 일을 입에 올리지 않는한  내게 그런 과거가 있음을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끝끝내 모르는 사실이 되어버리는  하물며 내가 그 종단과 인연을 끊은지 대략 4-5년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된 아내나 처가식구들은  더더욱 알턱이 없는  그리고 나로선 어느덧 기억 저편으로 밀어버린  그 흑역사의 시간을  새삼 열어젖히게 만들더군   그러니까 정확히  그 종단의 청년회에서 잠시 알고지낸  여성이 몇몇있다  실은 내가 앞에서 말했지 ?  20대 초,중반에 철없이 다가섰다가   여자한테 상처받은일이 두어번 있고  그래서 그 이후론...  결혼이고 연애고 다 생각접고  혼자살 생각을 했던거라고  그때 그 세명이 실은 다  그 종단과 관련이 있는 여성들이야  편의상 스토리의 원활한 진행과  상황이해를 돕기 위해  가명을 지어야겠군  일단 편의상  A – 지영(가명), B – 은미 (가명), C – 윤정(가명)  이라고 해두자   일단 순서대로 언급을 하자면  지영과의 인연이 가장 먼저였는데  일단 그녀는 나이가 나보다 두 살 어렸고  - 그러니까 내가 대학생때 지영이는  아직 고2,고3 그 정도 나이였을때지  사실 처음인 그녀의 뭔가 차분해보이면서도  한편으론 깜찍하고 귀여운 그녀의 매력에  마음에 들어하기도 했는데  다만 지영이에게 사귀는 남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게 얼마후의 일이고  그래서 일단 지영이의 경우엔 단념했는데  다만 지영이가 사귄다는 남자가  학력이나 환경,조건 그 외 기타  지영이의 처지에서 너무 말이 안되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사람을 만나고 있길래  그게 내 상식으로 이해가 안가긴 했지만  뭐...그 이야기 다 옮기려면 별도의 장편소설 분량  한편 더 뽑아야하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하고   은미는 아마 부산출신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일단 은미는 나보다 한 살 연상인 누나였고  아마 집에서 3자매중 맏이로 동생 둘을 돌보는  사실상의 소녀가장 역할을 하는  그런 자매였던걸로 기억난다  다만 그런 가정환경때문인지 아니면 무슨 다른  말못할 사정이 있는건지  자신이나 자기 주변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안하는 편이었고  솔직히 나하고도 별로 가까이 하는걸  탐탁치 않는 것 같아  역시 단념했었다   마지막으로 윤정...의 경우엔  그러고보니 은미와 마찬가지로 나보다 한 살 연상  (* 정확히는 1년 6개월 연상이다. -.-;;;;)  그리고 지영이나 은미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종단 활동에 그리 적극적으로 참여하진  않았던걸로 기억하는데  - 그러고보니 그 6-7년의 시간동안  윤정이를 만난건 총 열차레도 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집안에선 5남매중 막내인걸로 알고 있었고  내가 나이 어느덧 22-23세 나이에 접어들었을 때  그녀도 뭐 선을 본다나 어쩐다나 그런 이야기가 돌고 있어서  뭐 그녀에 대해서도  딱히 별다른 관심은  접기로 한 그런 여성이었다.   여하튼 나로선  인연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굳이 악연이라고 할것까지도 없는  뭔가 애매한 관계에 있었던 세 여인  지영...은미...윤정...  근데 왜 하필 그것도 그 셋중  가장 덜 친했던 윤정이가  그것도 어느덧 내가 그 종단과의 인연이 끊긴지도  5-6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   그것도 나로선  굳이 기억하고 싶지도 않았고  오히려 어느덧 기억 저편으로 밀어버린 그때의 일들을  굳이 생각나게 하게끔  이제사 전화를 해온건지   일단 그 한밤중에 전화해서 만나줄수 있겠냐는  윤정의 전화  일단 궁금해서라도 흔쾌히 그녀의 제안에 응했지  아내한테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싶지 않아서라도  말하지 않은채  주말에 피차 편한 약속시간을 정해  그녀를 만났어  그러고보니 나보다 한 살 연상인 그녀도  어느덧 30대 초반일텐데  헌데 뜻밖에도 그녀와 만난 자리에  그녀는...웬 두 아이를 데리고 나왔더라  그것도 대충 봐도 아직 세 살도 채 되어보이지 않는  어린 아기들을말야  나로선 처음엔 윤정의 아이들인가 지레 짐작했지  그러고보니 윤정이도 대략 93-94년 그 시점에  선을 본다 어쩐다 (* 정확하게 확인한건 아닌 얼핏 들은  이야기지만) 그런말이 있더니  그렇게 그 사이에 결혼을 한건지  - 헌데 그랬다면 그렇게 결혼을 하고 그 사이 시간을 감안하면  애들이 너무 어리지 않은가 싶어  의아해하기까지 했는데   윤정이 대뜸 내게 이렇게 묻더군  ‘이 아이들이 누군지 알겠냐 ?’고  난 순간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도없고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내가 그 아이들이 누군지 알턱이 없으니  (* 물론 당연히 내 아이일수는 없는일이고 -.-;;;;)  그냥 사실대로 ‘모른다’고 대답을 했지  그러자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윤정이 기가막힌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하더군  일단 두 아이중 하나는 여자아이였는데  실은 지영이 아이라고 하더군  그러고보니 나보다 두 살 어렸고 그때 이미  언뜻 사귀는 남자가 있는 듯 했던 지영이  일단 결론적으로 지영이는는  중간에 좀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90년대 후반경에  그때 90년대 초반경부터 사귀던 남자와  결혼을 했다더군  헌데 황당하게도 그 남자  뭐 사는게 힘들었는지 다른 복잡한 사정이 있는지는  알길없지만  월북...을 했다는거야. 그것도 저렇게 갓난아기를  남겨놓은채  그리고 월북을 했다니까 그런 문제로  지영이한테도 뭐 정보기관에서 찾아오고 한동안  귀찮게 했을테고 말도 아니었다 하더군  그래서 도저히...남자도 월북을 한 상태에서  지영이 혼자 도저히 아이를 키울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거고   그럼 그 여자아이는 그렇다치고  또다른 한명...그러고보니 또다른 한명은 사내아이던데  대충봐도 그 지영아이라는 – 애아빠는 월북을 했다는 -  여자아이보다 좀 어린 느낌이 들긴 하더라  불현 듯 지레짐작으로 그럼 혹시 이번 두 번째 사내아이는  혹시 은미 아이인거냐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더군. 은미 아이는 아니고 은미 동생인  은영이 아이라고  그러고보니 3자매중 첫째로 사실상  소녀가장 역할을 한다던 은미  사실 동생 두명도 나도 한두번 언뜻 본 기억은 있어  아마 동생 두명 이름이 은경...은영 이렇게 되었을테고  그러고보니 은영이가 아마 3자매중 막내인걸로 기억나는데  그리고 아마 제 큰언니 은미랑은 다섯 살 차이였을거야   은미-은영쪽 사연은 더 기가막혔다  - 차라리 남자가 자진월북한 경우가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 지경으로말야. -.-;;  일단 은미가 집안에서 소녀가장 역할을 하느라  동생들 뒷바라지 하면서 혼기를 놓친거와 달리  은영이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얼마되지 않을 무렵  좋은(?) 사람 만나 결혼을 했다더군  그러고보니 나보다 한 살위 누나인 은미의  다섯 살 어린 동생인 은영  20대 초반떄 결혼을 했다는 소린데  불행히도 막상 결혼을 하고나니  남자는 술주정뱅이에 걸핏하면 자기 아내인 동생을  폭행하는 그런 몹쓸 남자였다더군  은영이는 그 문제를 늘 큰언니를 찾아와 하소연했고  소녀가장 입장에서 동생둘을 자식처럼 돌본  큰언니 입장에서 그러고 사는 막내를 보는 심정이 어땠을까   더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하루는 동생네 사는 모습을 보러 찾아갔다가  몹시도 동생을 괴롭히는 제부(동생의 남편)을 보았다더군  순간 눈에 불이 일어 충동을 견딜수 없던 은미는  부엌에 있는 칼을 바로 들고 뛰어들어가  동생남편을 살해했다더군  덕분에  ‘제부를 죽인 여자’가 된 은미...   지금 은미는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 15년으로  복역중이고 다만 청상이 참작되면 그나마  형량이 한 몇 년이라도 낮춰질 가능성이  없지않아 있다는게 윤정의 설명이었아  헌데 남은문제가 또 있어  바로...은영이도 그 사이 남편하고 사이에 낳은  아이가 있었던게지  하지만 애 아빠는 이미 은미가 살해한 상태  은미는 지금 감옥에 있어서 최소 10년은 있다  나오게 될테고  문제는 은영이인데 은영이 역시  게다가 그전까지는 사실상 거의 큰언니 보살핌을 받으며  살다시피한 그런 여자라서  혼자서 도저히 아이키울수 있는 상황과 능력이  안된다는거야   허허...듣다보니 뭐 이런 기가막힌 사연이 다 있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남편이 월북을 해서 혼자 아이를 키울수 없는 처지가 된 지영  하필이면 큰언니가 자기 남편을 살해해서  역시 아이를 혼자 키을수 없는 처지가 된 은영  그리고 그때까지 이따금 은미,지영등과 교류가 있던 윤정이  나름 대안(?)이라고 생각했는지  당분간 문제의 그 불쌍한 아이들을  맡기로 했다는거야   헌데 사연이 그렇게 된건 그렇다치고  그걸갖고 이제와서 날 만나 어쩌겠다는건지  윤정은 이렇게 설명하더군  남편에겐 저 두 아이를 외국에 한 1-2년 나가있기로 한  친구 아이를 대신 맡게 된거라고 둘러댔고  그러다보니 혼자 저 두 아이 감당하는게 너무 힘들다고  그러니 그냥 가끔  주말이나 휴일 같을 때 만나서 백화점이나 공원 같은데  같이 데려다주고  또 가끔 아이들 옷이나 간식거리나 좀 챙겨주고  그래주면 안되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하더군  일단 나나 그녀나 그 종단에 있었을때의  이런저런 복잡한 이야기들을 너무 길게 하고싶진 않고  무엇보다 그 이후에 만나 – 따라서 자신의 그와같은 과거를  전혀 모르는 – 현재의 배우자에겐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그 부분 하나는 확실히 피차 공통점이 있는 것 같더군  그래서 일단 그녀의 고충이 대충 이해되는 것 같아서  게다가 뭐 매일 만나달라는것도 아니고 한달에 한두번 정도  주말이나 휴일 이용해  애들 데리고 가끔 백화점이나 공원가고  그러면서 애들 선물이나 옷가지,간식 같은것도 좀 사다주고  그러는게 그리 어려운일도 아니라서  일단 별다른 망설임없이 그녀의 요구를 받아들였지   다만 아내한테는 공연힌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아내에겐 그 복잡한 사연들을  주절주절 다 늘어놓지 않은채  주말이나 휴일등을 이용 한달에 한두번 정도  윤정과 함께 그 두 아이를 데리고  가끔 백화점이나 공원같은데 놀러가거나  또 가끔 아이들 선물이나 옷가지,간식같은것도 사다주고  그러면서 지냈었어   헌데 그러고보니 한가지 의문이 생겼었어  일단 종단에 몸담고 있을때의 일을 지금 남편한테  말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의 고충이야 이해한다쳐도  한 1-2년 외국에 나가있는 친구대신 그 아이를  맡기로 한거라고 둘러댔다는데  그럼 그 이후엔 어찌할건지  설마 1-2년 외국에 나가있는 친구가 더 오래 있기로라도  했다는식으로 말하기라도 하곘다는건지  마침 그런말이 나오자  윤정이 넌지시 말을 하더군  ‘혹시 나대신 이 아이 둘 맡아줄수 없겠냐 ?’고  그러고보니 윤정에게도 한가지 더 딱한 사정이 있었어  남편에게 구체적 사연을 말하지 않고  외국에 나간 친구아이 잠시 맡는걸로 둘러댄 문제는 그렇다치더라도  사실 윤정의 남편은 집안에서 4대독자라서  시부모님들로부터 이제 그만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식의  압박이 점점 세져온다는거야  참고로 그녀는 지금 남편과 결혼한지는  아직 3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하더군  하지만 2년이 되었건 3년이 되었건  그렇게 한 1-2년 외국에 나가있는 친구(?) 아이를  대신 맡아주는 상황에서  계속 들어오는...‘이제 니 아이도 낳아야 할 것 아니냐 ?;  는 식으로 들어오는 윤정 시부모님의 압박   그래서 나더러 그렇게 넌지시 떠보는거야  ’혹시 자기대신 아이 좀 맡아줄수 없겠느냐 ?‘는  사실 난 처음엔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가볍게 ’아이구 전 그런 이야기 지금 제 아내한테  못해요 !!!‘ 그렇게 말하고  돌아왔지   그리고 한달이 지났을까 두달이 지났을까  하루는 문득 아내가 나한테 묻더라  ’당신 혹시 나한테 속이거나 거짓말하고 있는거 있냐 ?‘구  그래서 난 답했다  ’그런거 없다‘고  분명히 말하지만 난 아내에게 거짓말한게 아냐 !!!  난 다만 종단에서 있었던 그 복잡하고 구질구질한 이야기들  굳이 주절주절 그것도 시간이 한참뒤에 만난 아내나  처가식구들이 나의 그런 과거(?)를 알게하고 싶지 않았던것뿐이고  정확히는 굳이 그런 이야기들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안 한겄분이지  의도적으로 아내를 속이거나 거짓말한게 아니잖아  정리하자면 내게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흑역사  (* 그런 종교단체에 잠시나마 몸담고 활동했던 과거)  가 있고  또 지금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싶지 않아  그 시절 그런 복잡한 사연으로 얽혀있는 여성의 아이들을  잠시 같이 돌봐달라는 부탁이 있어  돌봐주고 있는것뿐  아내를 속이거나 거짓말한게 아니잖아  말할필요가 없어 말하지 않았거나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싶지 않아 말을 안한것일뿐  내가 아내를  속이거나 거짓말한게 아니잖아   그리고 다시 한 몇주가 지났는데  윤정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거  나야 뭐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같이 아이돌보자는 용건인줄 알고  흔쾌히 받았지  윤정의 목소리가 이전과 좀 다르다는 것을  별로 인지하지 못했어. 좀 울먹이는  느낌이기도 했는데   일단 혜화동 늘 우리가 만나던  커피숍에서 만났지  헌데 갑자기 윤정이 내 앞에서 무릎꿇으며  울며불며 애원하듯 말하는거야  ’부탁이야 !!! 자기야 !!! 우리(?) 아이들좀 맡아줘  자기 나 사랑(?)했잖아. 그러니 아무소리 하지말고  아이들만 맡아줘. ‘   난 순간 당황해서 바로 이렇게 나왔지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 ?  그리고 지금 갑자기 내가 그 아이들을 왜 맡냐 ?  지금까지 아무소리 없다가 갑자기 왜 이러냐 ?  게다가 우리가 무슨 사귀길 했냐 사랑하는 사이길  했냐...솔직히 아무 사이도 아니었는데 이제와서  이려면 곤란하다...;   그 일요일 오후 손님많은 혜화동커피숍에서  아이들을 키워달라고 울며불며 애원하는 윤정  일단 난 이전에도 이미 그 두 아이를 내가 맡는 것이  곤란하다는 말도 한적 있었기에  지금와서 갑자기 이러면 곤란하다고  애초에 약속은 가끔씩 만나 아이만 돌보는 역할 아니었냐 ?  그래놓고 이제와서 이렇게 나오면 어떡하냐고  딴에는 지금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더 미룰수 없는 상황이라 그러는지  더욱 절박하고 간곡하게 매달리며 애원하난 윤정을  일단 떼어놓고 도망치듯 커피숍을 나왔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허겁지겁  전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길때였어  갑자기 웬 낯선 남자가 다가와선 내 멱살을 잡더군  그리고 날 난데없이 매우 흠씬 두들겨패는거야  그리고 하는말이  ‘당신 아까 하는짓 다 봤다. 인생 그런식으로 살지말아라’  아아...  솔직히 내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를 깨달은건  그 황당한일이 있고나서도 한참 시간이 지난뒤의 일이야  지금은 스토리의 원활한 진행상 일부 이야기의 순서  앞뒤를 좀 바꾼것일뿐  그러니까...그 일요일 손님많을 오후시간  혜화동 커피숍  웬 젊은 여자는 ‘아이를 키워달라(?)’며  게다가 심지어 자기니 뭐니 이런표현에 설상가상으로   ‘OO이 좋아하지 않았었냐 ?’ 이런말까지 입에 담으며  울고불고 있는 여인앞에서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느냐...이미 충분히 내 처지 곤란한거  말하지 않았냐. 그리고 우리가 대체 무슨 사이길래 이러는거냐  우리가 무슨 연애를 하길했냐 사귀는 사이길 했냐  처음엔 그냥 가끔 만나서 아이들만 돌보는걸로 하기로 해놓고  이제와 이러면 곤란하다   이런식으로 나오는 남자를  아무것도 모르는 지3자 입장에선 어떤 상황으로 받아들였을까  문제는 그거야  그러니 그날 그 어이없는 광경을 목격한  혜화동 커피숍 손님중  그래도 나름 열혈청년임을 자부할법한 젊은 남자 하나가  아마 내가 한때 사랑했고 자기아이까지 낳은 그런 여자를  외면하고 뿌리치는 그런 천하 몹쓸X으로 오인하고  달려와서는 ‘당신 인생 그렇게 살지말라 !!!’  그렇게 욕을 퍼부으면서 날 흠씬 두들겨팬거지  아아...  너무 기가막히고 황당했지만  지금 그 상황에서 그것도 생판 누군지도 모르는 그 남자에게  무슨 해명같은 것을 하기도 뭣해서  그저 허탈한 감정으로 집으로 가는 발걸음만  서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더군  집에 들어오니 ‘2탄’이 기다리고 있었어  낮에 혜화동 커피숍에서 너무 어이없고 기가막힌 일을 당한 난  차라리 집에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어서  어디 중간에 새지도 않고 가급적 빠른걸음으로  집으로 들어왔는데  현관으로 들어서자  갑자기 ‘번쩍~!’ 하는 불꽃이 일어나더군  ‘ 이 나쁜자식 !!! 날 이렇게 우롱하고 날 속여 ?’   아아...세상에  그러고보니 생전처음...결혼생활 시작하고나선  더더욱 처음...  아내의 그 거센손길은 그야말로 전에 경험해본적이 없는  최초의 경험이기까지 했는데  그렇게 거세게 뺨을 때리고도 분이 안풀리는지  마치 막장드라마의 여주인공처럼  아내는 집안 거실의 온갖 집기를 내던지고 때려부시고 하며  발악하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군  여전히 상황이 100% 제대로 파악이 안 되는 나는  아내를 달래거나 변명할 생각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쳐다만 볼뿐이었지   앞서 말했지만  스토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불가피하게 앞뒤 순서를 바꾼게 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이 이지경까지 되었다면  아내가 이미 모든걸 알고 있다는 말이 되겠지    아마 그러니까 내가 한참  윤정과 함께...그 아이들 데리고 백화점도 다니고 공원도  다니고 아이들 선물도 사주고 할 때  그걸 아마 아내의 친구 몇몇이 목격을 했던 모양이야  아내가 처음에 넌지시 떠보듯  ‘혹시 내게 거짓말한거 있느냐 ?’  ‘예전에 사귀던 사람 없었냐 ?’  이렇게 물을 때  아내가 뭔가 알고있거나 의심을 하고 있구나  눈치를 챘어야하는건데  하지만 내가 적어도 이전에 사귀던 여자가 없었던것도 사실이고  한때 몸담았던 종단에 대해...그것도 그 한참후에 만난 아내나 처가식구들에게  굳이 주절주절 이야기할필요가 없어  말하지 않은게 있을뿐  거짓말한것도 속인것도 없기에  ‘없다’고 사실대로 대답한것뿐인데...   아마...아내의 친구들이 문제의 장면을 몇 번 목격한뒤에  윤정쪽에 대해 뭐 알아보려고 뒷조사를 한 모양이야  아니면 뒤를 밟기라도 헀던지  그리고 마침내 자기네들끼리 일을 벌인 모양이더군  아마 아내 친구 한 대여섯명 정도가  윤정의 집까지 직접 찾아가 한바탕 난리를 친 모양이더군  윤정이 살짝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한번만 좀 만나자’고  전화를 한게 그 이후의 일이고   헌데 그러고보면 윤정 이 여자의 태도도  이해가 안가는게 사실이네 ?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차라리 그냥 차분하게 그녀들을 진정시킨뒤  모든 사연들만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밝혔어도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진 않았을 것 아닌가 !!!  뭐...대충 그런 일이 있은날 윤정집안 상황은  여하튼 아내의 친구 대여섯명이 직접 윤정의 집으로 찾아갔다니까  대충 1960-70년대 치정극 소재의 드라마나 영화  그런데서나 볼법한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장면이  한바탕 벌어졌을것이란건 충분히 상상할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아니...아무리 쳐들어온 여자들이 극도로 화가나서  한바탕 난리를 쳤기로  아무리 그래도 그 여자들 진정을 하나 못키기고  사실대로 모든걸 밝히지도 못하고  되려 나한테 찾아와서 ‘애를 맡아달라’면  이게 대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구 !!!   아무리...윤정 입장에서 굳이 이해해보자면  (1) 원래는 외국에 가 사는 친구대신 아이를 1-2년 정도  대신 맡아주기로 한걸로 자기 남편한테 둘러댔는데  어느덧 그 2년의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고  (2) 남편이 실은 집안에서 4대독자인데 그리고 결혼한지  어느덧 3년이 지나...시부모로부터도 ‘빨리 아들 낳으라’는  성화가...심해지고 있어도 그렇지  그리고 그런 압박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내 아내의 친구들이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자기 집으로 쳐들어가  그 한바탕 난리를 친 상황이라도  그래도 이 기가막힌 사태의 해법이랍시고 고작 생각한게  내가 마치 지 옛날애인(?)이라도 되는양  기정사실화 되는 상황을 만들고  무작정 날더러 ‘애를 맡아달라’고 하면  날더러 대체 어쩌자는 거냐구 !!!   일은  거기서 일단락되지 않았다.  아내에게  모든걸 털어놓고 이해를 구해야하나 어찌해야하나  전전긍긍하고있던 어느날이었어  그러니까 어느덧  날은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어  차츰 쌀쌀해지기 시작할 때  하필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날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현관문을 열고 나가보았지   아...  순간...‘헉~~~!!!’ 하고 느껴지는 충격과 함께  어떤 절망스러운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 두아이  정확히는 윤정이가 맡고있었던  지영이의 아이와 은미 동생의 아이  그 두 아이가  우리집 대문앞에 서성이며 서있었고  앞에는 아주 고운 바구니에  작은 쪽지가 담겨있었지   이렇게 적혀있었어  ‘미안해 자기야  당신(?)말고는 지금 이 아이를  맡아줄만한 사람이 없어  아이...맡아줘  ’미안해...그리고 사랑해. 고마워... ‘   아니...이런 세상에  그 짧은 문장은 그렇다치더라도  마치 하이텔 동호회 에세이 게시판의 제목과도 같은  그런 문구로 이런식으로 마무리를 해버리면  대체 날더러 어쩌자는거냐구 !!!  무슨일인지 궁금해서 내 뒤를 따라나왔던 아내는  쪽지내용을 읽어보고는 경악하며  있는대로 비명을 토해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지   일단 난   아무리 그래도 아이들 이 추운 비오는날  감기라도 걸리게 내버려둘수는 없는일 아닌가  일단 집안으로 들여 몸이라도 씻긴뒤  따뜻한데서 안정이라도 취하게 만든뒤  아내와 차분하게 문제를 상의해보려고 했지  하지만 아내는 또다시 집안의 온갖 집기를 때려부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난리를 쳤지  ’그 아이들 한발자욱이라도 이 집에 들여보내는날엔  나하고 끝인줄 알아 !!!‘   아내 심정을 이해한다쳐도  아이들은 죄가 없지않나  그 아기들이 버려지고 싶어 버려진것도 아니고  우리집까지 오고싶어 온것도 아닐진대  일단 난 두 아이 목욕이라도 시키기 위해  욕실로 데리고 들어갔지  저지하는 아내를 가까스로 진정시켜 저만치 갖다놓은뒤  아이들 목욕을 시켰어  그리고 일단 따뜻한 방에라도 들여보내  안정을 시키려 했는데  아내는 그 사이 이미 집을 나가버려  보이지도 않더군  친정집으로 일단 전화를 했을때는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어.    일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내의 친정에 전화했을때는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지만  난 며칠후  아내의 세 오빠의 방문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  아니 방문이라기보단  사실상 쳐들어왔다고 봐야할 아내의 오빠들  난...나보다 열 살많은 손윗처남들에게  흠씬 두들겨맞았다  내 개인적인 속사정을 구체적으로 알길없는 아내가  그것도 잔뜩이나 흥분된 상태에서  무슨말을 어찌 전했을지는 모르곘지만  이건 경우에 따라선 그야말로  내가 과거에 완전히 여자관계도 복잡하고  그렇게 낳은 아이도 둘씩이나 되고  그런 천하의 난봉꾼이면서 철저하게 자기네들을 기만한  그런 모양새가 되었을수도 있는 것 아닌가 -.-  그것도 한명도 두명도 아닌 세명씩이나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되었으니    후우...  나도 사실 이전에 드라마나 영화 같은데서  가령 동생 괴롭히는 성격 이상한 남자를  오빠가 응징한다던가  또는 동생의 사귀는 남자를 반대하는 오빠가  찾아가서 따귀나 주먹이라도 몇 대 후려갈긴다던가  그런거 몇 번 안본건 아니지만...  와...진짜...  그런걸 현실에서 당해보니  진짜...지독하더라...  여하튼 그것도 직업군이 의사,검사,유력언론사 기자로  우리나라 잘나가는 직종에 각기 하나씩 종사하는  아내와 열 살차이나는 세명의 오빠들  그 사람들에게 그렇게 흠씬 두들겨맞고    결혼생활이야 당연히  더 이상 정상적으로 이어질수 없었지  이런 상황에서 아내보고...차라리 저 오갈데 없는 불쌍한 두 아이  우리가 거두어 키우면 안될까  이런말은 뭐 꺼낼수도 없는 상황이 된거고...  - 홍성유의 소설 ’비극은 없다‘의 서브여주쯤 되는 세상없는   보살같은 여자라면 모를까...아마 요즘 세상에  그렇게 착하고 대인배 같은 여자는...없을거다 아마...  그래서  그렇게 결혼생활은 막을 내린채  나는 윤정이 그렇게 맡기고 간  지영이 아이와 은미 동생의 아이  두 아이를 나 혼자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처음부터 내게 결혼은  맞지않는 옷이었을지도 모르지...  차라리 이렇게 혼자몸으로  무슨 사귀거나 그런것도 아니고 그저 이전에  모 종단에 잠깐 몸담아 생활했을 때  약간의 인연과 악연이 얽혀있는 세 여인  그중 두 여인 아니 더 정확히는  한 여인과 한 여인의 동생  그 두 아이를 내가 맡아 키우게된게  그저 전생부터 이어진 인연이고 업보라 생각하고  살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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