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 어미의 목소리가 들리느냐 !!!

공지사항 25.12.08

 그때의 일은 지금도   막상 설명을 하자면 도대체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때가  아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마되지 않았을 무렵이고  당시 프리랜서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던 나는  일이 있을때는 사무실에 출근을 하고  평상시에는 집에서 자료수집이나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낼때의 일이지  계절은 어느덧 여름을 지나 가을  대충 날이 선선한 단계를 넘어  쌀쌀한때로 접어들때인데  그러고보니 아마 오늘처럼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릴때로군   오전에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느닷없이 현관문 벨이 울린거야  이 시간에 날 찾아올만한 사람은 없는데  - 요즘처럼 택배배달이 보편화되어있는때도 아니고  의아함에 문을 열어보았지  문을 연 순간  현관문앞에는  대략 나이 12-13세 ???  한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아니면  좀 많이 잡아봐야 중학교 1-2학년  딱 그 정도 나이로 추정되는  그런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서 있었지  그러니까 그래도 키가 내 가슴키는 넘어서  대충 턱밑까지는 닿을만한  그 정도 키의 여자아이이긴 했는데  난 뭐 집을 잘못 찾았나 싶어  그렇게 말을 하려고 했는데  여자아이가 날 느닷없이 끌어안더군  순간 황당했는데  아이는 더 황당하게도 날 부여잡고는  ‘아들아 !!! 아가 !!! 이 어미가 얼마나 널 보고파했는지 아느냐 ?’   ......  대체 이 무슨 황당한  그러고보니  앞서 아이 나이가 초등학교 5-6학년 내지  중학교 1-2학년 정도 되어보인다 했지만  그때 내 나이가 어느덧 스물여덟  그러니...  대충 따져봐도 오빠뻘도 아니고 삼촌뻘은 될 날  그것도 날 지칭해 ‘아들’이라고 하고  자기가 내 엄마라고 하면서  날 끌어안고 한바탕 서글프게 울면서  계속 이러는거야  ‘아가...정말 보고싶었다. 젖한번 물려보지 못하고 떠난  불쌍한 아이...이 어미가 널 얼마나 보고싶어했는데... ;’  무슨 70년대 신파극 여주인공마낭  아니면 세상고민 다 짊어진듯한 분위기의  80년대 시대극 여주인공마냥  그렇게 한바탕 서글프게 울더군   난 길을 잃은 아이거나 혹은 실성한 아이인가싶어  일단 파출소에 연락을 했어  이상한 아이가 집에 들어왔는데  실성을 했거나 길잃은 아이 같으니  어서 가족을 찾아 제 부모에게 데려가달라고  연락을 했지  잠시후 경찰이 왔고  아이는 웬지 일단 순순히  경찰에게 잡혀 함께 나가더라  일이 생각보다 그렇게 쉽게  마무리가 되는건지 알았지   일은 일단 그렇게  비오는 평일 오전의 짧은 해프닝으로  끝난건줄 알았어  그렇게...‘살다살다 아침부터 별일을 다 겪네’ 하고는  가벼운 해프닝으로 생각하고 잊어버리고  난 그냥 원래 그날 스케줄을 보내고  어느덧 오후늦게쯤이 되었는데  파출소에서 전화가 걸려왔어  다름아닌 아까 그 이상한 아이를 데리고간  파출소에서말이지  파출소에선 우선 내 이름과 주소를 확인하더군  그리고는 말인즉슨  그 꼬마아이가 날  자신의 ‘삼촌’이라고 주장한다는거야   허허...이런  천상 우리집 가정사부터 소개를 해야겠군  일단 난 할아버지,아버지가 모두 독자인 3대 독자고  - 아버지나 나나 여자형제도 없는 그야말로 무녀독남인  독자인거고  어머니의 경우엔...실은 부모님이 나 유치원도 다니기전   이혼하셔서 엄마 얼굴이 기억도 없거니와  따라서 외가쪽은 그 누구도 지금까지 연락이나 교류가  닿은적이 없지  친가쪽도 당연히 내가 3대독자니  사촌 이내의 조카는 존재할 수가 없는거지  - 오촌조카까지도 존재할수 없는거군 아버지의 사촌형제의 자녀가  내게 오촌조카가 되는거니까  그러니 삼촌이든 오촌당숙이든 그런식의 조카가   존재할수 없는 내게  - 게다가 우리때만해도 이미 5촌 이상은 남처럼 여기던 시절이라  그렇게 민 친척 삼촌을 이제 겨우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는  어린아이가 찾아올 이유는 더더욱 없다   헌데 그것도  아까는 느닷없이 우리집에 들어와선  날더러 아들이라 하고 자기가 엄마라며  마치 무슨 신파극이나 80년대 시대극 주인공마냥  한바탕 울며불며 사설을 늘어놓더니  이제와서 삼촌 ???  하도 해괴해서 일단 확인차원에서라도  파출소를 찾아가봤지  파출소 순경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이런거야  집이나 부모 일절 물어보아도 대답을 않고  삼촌과 삼촌집 주소만을 언급하더라  그리고 삼촌과 삼촌집이...  나라는거지... -_-;;;;   사실 나로서도 난감한일이라  경찰과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진뒤에  일단 애를 집으로 데리고왔어  아무래도 뭔가 정상은 아닌아이 같아서  어디 그럼 미아찾는 센터라던가 실종자 가족 찾아주는  그런 기관이나 단체라던가  그런곳에라도 연락해서 아이 가족을 찾아주지  대충 그렇게 생각하고  일단 집으로 아이를 데리고 돌아왔는데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지금까지 입 꾹닫고 말이없던 아이는  마치 무슨 마녀의 저주라도 풀린 요정마냥  갑자기 입이 열리더니 또 한바탕  울며불며 사설을 늘어놓는거야  그 장황한 내용...솔직히 구체적으로 기억도 안나고  게다가 그 당일에도 워낙 애가 횡설수설 길게 늘어놓아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대충 기억나는대로   요지만 옮기면  여하튼...지가 내 엄마고...내가 지 아들이라는거고  젊은시절 시댁식구 등쌀이 너무 심해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하나뿐인 아들 너는 서울에서 학교다니게 하고 싶어  그래서 널 두고 혼자 집을 나온건데  그리고 고향 OO으로 돌아가서도  밤마다 너에 대한 그리움,설움으로 눈물로 날밤을 지샜다  젖한번 물려보지 못하고 떠나야했던 불쌍한 우리아가... -_-;;;;  하지만 이제라도 보고파 찾아왔다  아가...아가...어서와 이 어미품에 안기렴  정말 보고팠다 그리웠다...따뜻한 밥이라도 한번 먹이고  손수 너 한번이라도 깨끗이 씻겨보고 싶어  품에안아 제워보고 싶어...젖이라도 물려보고 싶어  얼마나 지난 그 많은 긴긴세월 이 에미(?)가  눈물맺혀...한맺혀 한줄 아느냐   내 입장에선  대체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헛소리인가  어이없긴 했지만  다만...뭔가 이 아이 한바탕 사설을 유심히 들어보니  일단 뭔가 묘하게 퍼즐이 맞춰지는게 있더라  일단 앞서 말했지만 우리 부모님 나 어릴떄 이혼하샸고  이혼한 구체적인 사정이야 내가 알수는 없지만  어릴 때 할머니로부터 ‘니 어미 성격 진짜 이상한 여자였단다’  대충 그렇게 헐뜯으시던건 기억해  게다가   아마 엄마 고향이 전남 남서부 지역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 아이가 언급하는 지역도 대충 그쪽지역 지명을 대더군   아무리 그래도...대충 봐도 12-14세 정도밖에 되어보이지 않는 아이가  20년전 집나간 우리엄마일수는 없는거고  설마...그럼...우리 엄마가 이미 돌아가신뒤에...  이 어린아이로 환생하거나 영혼으로 빙의라도 되었나  순간적으로나마  나도 머릿속으로 말도 안되는 상상을 여러 가지 해봤지만  일단 그 모든게 현실에선 결코 벌어질수 없는 일이기에  일단 이 아이 뭔가 정신에 문제가 있는 아이로 판단  실종자 센터든 미아찾기 센터든 그런곳에 연락해서  아이 가족에게 가급적 연락이 닿게해서...  가족들에게 넘겨주자 그 생각을 했지  - 아닌말로 정말 이 아이가 집을 잃은 아이라면  아이 부모쪽에선 (* 그것도 이렇게 정신도 성치못한 아이를)  잃어버린것이니 얼마나 답답하기 기가막히고  안타까이 찾고있겠나  그러니 일단 애 부모부터 찾아주는게 순서라 생각한거지   실종자 센터든 미아찾기 센터든  두어군데 아이를 넘겨줄만한곳에 연락을 취해봤어  하지만...똑같은 패턴의 일이 두어차례 반복되었다  처음에 동네 파출소에서 그랬듯  실종자 센터든 미아찾기 센터든간에  아이를 맡기고나면 한 하루이틀뒤면 연락이 오는거야  그리고 항상 요지가 이랬어  집이나 가족 하다못해 다니는 학교에 대해 물어봐도  통 말을 안한다  그리고 삼촌 이름과 삼촌집만 일관되게 언급하는데  그게 어이없게도...나라는거지...즉 아이 증언(?)을 정리하자면  내가 지 삼촌이라는거야...  막상 또 여기선 지가 내 엄마고 내가 지 아들이라더니...  일단 최소한 파출소든 미아나 살종자 가족을 찾아주는 기관이든  아이가 이렇게 일관되게 동일한 인물과 주소를  자신의 삼촌이라 주장하고 있다면  최소한 그쪽에선 아이를 실성한 아이라 생각하진 못하겠네  그냥 정신 멀쩡하고 또렷한 아이인줄알지...   헌데 그러고보니 이 이상한 아이  뭔가 일정한 패턴(?)이 느껴지긴 했어  그러고보니 내 집 현관문 안으로 들어와서는  내가 지 아들이고 지가 내 엄마(?)라고 주장하더니  밖에서는  나를 지 삼촌이라 한단말이지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에겐 3촌이든 5촌이든  그런 촌수의 조카는 존재할 수가 없다  그래서 뭔가 이상해서  한번 시험삼아 아이를 꾀어서 밖으로 나와보았어  뭐 적당히 맛있는걸 사준다고 하든 놀이터에 나가자고 하든  헌데 이번엔 밖에서도  영락없이 지가 엄마 날 아들이라 하더군...  거 참...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이상한일이 다 있는지   다만  그러고보니 뭔가 좀 오류(?)가 느껴지긴 했어  이 아이...  정말 무슨 전쟁때라도 헤어진 아들을 수십년만에 만나기라도 한양  구슬프게 한바탕 사설을 읊어대는 내용  앞에서도 말했듯이 언뜻 우리 어머니가  아버지 또는 시부모님과의 불화 끝에 집을나간 스토리  그건 대충 맞아떨어지지만  이 아이는 보통 자신의 집을나간(?) 사연을 말할 때  ‘시댁어른’이라 뭉뚱그려 표현하더라  그러니까 가령 ‘시댁어른들 눈총에...내가 가난하고 천한집 딸이라고  시댁에서 잔뜩 그렇게 눈치를 주고 괴롭힐 때...’  헌데   만약 정말 이 아이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셔 환생을 한것이든  아니면 이 열세살 꼬마아이에게 빙의가 된것이든  우리 엄마한테 시댁어른에 해당되는분은  사실상 우리 할머니,할아버지밖에 없다  내가 3대독자란 말은 이미 했었고  아버지도 나처럼 외동이니 엄마에게  시숙(* 남편의 형님)이든 시누이나 시동생이든  그런데 해당되는 사람은 존재할 수가 없고  따라서 굳이 시댁어른의 개념에 해당되는 분은  우리 할아버지,할머니 외엔 거의 없다고 봐야하는데...  근데...‘시부모님 등쌀에 못이겨 결국 집을 나갔다’가 아니라  시댁...어른이라...   사실 한번은 이 아이를  아무래도 정신에 뭔가 문제가 있는 아이가 아닌가 싶어  병원에도 데리고 가 진단을 받아보게 했다  - 물론 그때까진 아직 이 아이가 길이나 부모를 잃은아이  (* 거기에 정신병까지)  그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말이지  헌데 병원에서도 정신적으론 큰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더군  날  지 삼촌(?)이라고 우기는 경우를 제외하곤  딱히 정신상태에 별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 나온거지   또 하나...  그렇게 마치 6.25나 일제 강점기 그 한만은 시절을  몸소 살아온 여인이기라도 한양(90년대 후반에 이제 겨우  13-14세 정도밖에 되어보이지 않는 꼬마아이가 말이지)  한바탕 사설을 늘어놓는 것을 보고  혹시 아역연기같은 것을 하다 어떤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이 이상해진 아이는 아닐까  그 생각까지 해봤는데  헌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아역배우에겐  어린이 역할 딱 거기에 맞는 역할을 주지  그것도 6.25나 일제 강점기 그런 파란만장한 세월을  몸소살다간 그런 인물 역할을 주진 않지  어...물론 가령 그런식으로  6.25나 일제때 그 한만은 시절을 살다 자식까지 잃어버린  그런 한맺힌 귀신이 열두살 어린소녀에게 빙의된  그런 역할을 다루는 창작물이 있기는 한건지  그건 뭐...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창작물들을  전수조사라도 하기전엔 확인 불가능한거고  여하튼 여러 가지 추론중  혹시 아역배우라도 하다 어떤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이 나가버린 이상한 여자아이...  그렇게 추정하기도 뭔가 앞뒤가 안맞는다는 이야기지   어쨌거나...  계속 자기가 내 엄마라고 우기는  이 이상한 13세 소녀를  일단 집이나 가족을 찾아주는 일이 쉽지 않아  단념하기로 하고  당분간 내 집에 머물러 살게하기로 했다  솔직히 막상 이 이상한 아이와 살다보니  이런식으로 마치 무슨 소꿉놀이라도 하듯  이 이상한 여자아이와 엄마-아들 놀이라도 하며  사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   이상한일이 몇 번 있었다  한번은..그러니까 이 아이가 내집에서 살게된지  아직 2-3일이 채 지나지 않은 초창기의 일인데  이른 아침에 방에서 나와보니 부엌에서  뭔가 ‘토닥토닥’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  의아해서 가보니 이 아이가 제 딴에는  무슨 아침준비를 한다며 뭘 열심히 썰고 만들고  그러고있더라  순간 기가막히고 황당하기도 했는데  더 황당하고 의아했던건  처음엔 그래봤자 열세살짜리 어린아이가  음식솜씨가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싶어  내가 도와줄까 하고 다가가보기도 했는데  이 아이 제법 정성스러운 손놀림으로  된장찌개...김치찌개...심지어 장조림이나 부침개까지  제법 하는거야. 내가 하도 놀랍기도 하고 의아해서  ‘너 대체 어디서 이렇게 요리하는걸 배운거냐 ?’ 하고 물으니  오히려 자랑스레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거야. ‘엄마 고향이 예부터 음식으로 유명한  전남 OO이잖니...’  뭐 우연히도 이 이상한 여자아이 고향과  우리 엄마 고향이 전남 남서부 지역으로  동일할수야 있다고치자  헌데 막상 맛을보니...  일단 이 아이가 해주는 음식은...  솔직히 어린아이고...게다가 일단 정신도 성치못한 아이로 봐야할테니  (* 정말 돌아가신 우리엄마의 환생이거나 엄마영혼이 빙의라도 된게    아닌다음엔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이었고  설마 이 아이가 내 사생활 뒷조사라도 했을리도 없을텐데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귀신같이 잘 알고 있다는거지    대략 이 아이가 해주는 음식은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혹은 메추리알이나 장조림  혹은 이런저런 부침개종류 – 솔직히 음식 종류가 그리 다양하진 않았다  그래도...마치 이 아이 내 식성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능히 잘 해내더라...  근데 사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원래 우리 엄마가 집을 나간게 내가 유치원도 다니기전  대략 5-6세 전이라서  정말 그렇게 헤어진 엄마를 한 20년만에 실제로 만난다 하더라도  내 식성이나 입맛 그런걸 제대로 알수는 없을텐데  (* 헤어진 시간이 무려 20년 아닌가. 게다가 성장기,사춘기땐    사실상 함께 지내지 못했던건데)  심지어...뭐 엄마의 환생이든 엄마 귀신이 빙의된것이든  내 식성과 입맛을  귀신같이 잘 알고 있더라 이거지...   그리고 또 한가지  이건...오히려 ‘오류’라고 봐야할텐데  이 아이가 한바탕 사설 (* 마치 70년대 신파극의 한 장면처럼  또는 80년대 시대극 드라마에 나오는 세상고민 다 짊어진듯한  여주인공의 한바탕 넋두리처럼)  가령 날보며 울며불며 하며 이 어미가 널 얼마나 보고파한줄 아느냐  할 때 하는 단골 레퍼터리중 이런게 있었다  ‘젖한번 물려보지 못하고 떠난 우리아가’  근데 엄밀히 말해 이건 오류다  분명히 여러차례 말했다 우리 아빠,엄마가 이혼한건  내가 유치원 들어가기 직전 그러니까 대략 5-6세 무렵  아주 갓난아기 시절은 아니란거지  이미 이유식 기간도 지나고 정상적인 식사는 비록 소량이라도  할 수 있는 나인데  따라서 엄마가 집을 나갔을 때 내 나이는  이미 ‘엄마젖’을 먹을 나이는 아닌데   엄마가 내 갓난아기때 무슨 피치못할 다른 사정이 있어  내게 젖을 못물려주고 아빠가 무슨 심청전의 심봉사마냥  동냥젖이라도 얻으러 다녔는지 어쨌는지까진 내가 알수없지만  여하튼...이 이상한 13세 소녀의 단골 레퍼터리가 그거였어  ‘젖한번 물려보지못하고 떠났던...불쌍한 우리아가...’  흐음...글세...  우리 엄마가 집을 나간건 분명 내가 그렇게 아주  갓난아기때는 아닌데말야  그러고보니 이 아이 레퍼터리에 두가지 오류가 있는거로군  앞서 언급한 ‘시댁어른’들 – 사실상 우리 엄마 입장에서  시댁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밖에 없다  그리고 ‘젖한번 물려보지 못하고 떠난 아가’  헌데 이 중대한 오류와는 달리  내가 좋아하는 음식과 식성은 기가막히게 알고 있더라는거지  - 다만 그래도 나이어린 아이는 아이라서 할줄아는 요리가  그리 다양하진 않은게 문제인것일뿐  - 기껏해야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혹은 메추리알,장조림   혹은 부침개 같은 것... - 헌데 생각해보니 90년대 후반 기준으로  열세살 어린아이가 이만한 요리를 다 할줄 안다는것도  대단한 일인건 사실 아니냐 ? 혹 무슨 부모없이 동생 여럿 돌보는  소녀가장 역할이라도 지금껏 해온것이라면 모를까  된장찌개,김치찌개 심지어 장조림에 부침개까지 할줄안다면  - 그런 요리가 전부 다 내가 좋아하는것들이란 문제는   둘째치고 말이지   대체 이 아이의 진짜 전력은 무엇일까  진지하게 의심이 가기 시작하더군   다만...  막상 이 이상한 아이와  진짜 무슨 돌아가신 엄마가 이 초등학생 어린아이로  환생이라도 한건지  아니면 돌아가신 엄마 귀신이  이 아이한테 빙의라도 된것인지  그 구체적인 곡절은 알길없지만  따지고보면 어디 집도절도 가족도 없는지  오갈데도 없는 것 같은 이상한 아이를 거두어(?)  한 2주...3주...같이 살다보니  그런대로 적응이 되더라  이 열세살 남짓 되는 어린 여자아이와  이미 20대 후반의 청년인 내가  엄마-아들 놀이(?)하며 사는거  그런대로 재미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러고보니 아마 무슨 전설의 고향 에피소드이던가  이런 이야기가 있었던걸로 기억나는데  돌아가신 어머니가 개로 환생해 나타나  그 개를 마치 어머니처럼 극진히 모시며 사는 이야기...  생각해보니 그 상황에 비하면  내 처지가 낫다는 생각이 들더군  아무리 그래도 개를 어머니처럼 모시며 사는건  좀 거시기 하지만  열세살 어린 여자아이와 마치 엄마-아들 놀이라도 하듯 사는거  생각해보니 이건 은근히 포상(?)이더라구  (나 변태 아니다. 오해하지 마라... -.-;;;;)  일단 최소한 개로 환생한 상황이면  이 이상한 어린아이처럼  무슨 매일같이 밥해주고...잠자리(?) 챙겨주고  심지어 손수 빨래까지 해주고  이러진 못할거아냐... -.-;;   다만 아무리 그래도  언제까지 이 이상한 여자아이와 같이 살아야하나  그 회의도 한편으론 들어서  이쯤에서 막을 내려야겠다  생각을 했지  엄마로 환생한 여자아이...  아...아니 참...엄마가 환생한것처럼 주장(?)하는 여자아이를  내버리기로 했다  아니 꼭 잔인하게 내버린다기보다는  아무리 그래도 환생이든 빙의든 혹 그게 정말 있을수 있는 일이라 하더라도  그걸 전부 그대로 곧이믿고  이 어린아이와 마냥 살수는 없는거아냐  그러니  어디 백화점이나 공원 같은데 적당히 버려두고 오면  파출소든 아니면 실종자나 미아문제 같은거 담당하는 센터에서  알아서 데려가 처리하곘지  그 생각이 문득 들어서   하루는...엄마(?)를 그렇게 꾀어냈다  인근 쇼핑센터에 같이 장보러가자구  엄마(?)는 마치 열세살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그렇게 함께 길을 나섰지  그러고보니 처음에는  현관문안에선 지가 내 엄마  밖으로 나와선 나를 삼촌이라고 하던 이 여자아이  지금은 밖에서도 그냥 나를 아들아...아가야...  이렇게 부르더라  남들이 볼때는 참 이상한 관계지  이제 겨우 열세살 남짓한 어린 여자애가  20대 청년 어른을 아들이라고 하고  20대 청년은 열세살 어린소녀를  엄마라고 부르는 이 이상한 관계  남들 시선 개의치않고   늘 생필품이나 먹거리 사러갈 때 들르던  쇼핑센터를 엄마(?)랑 같이 갔다  가서 적당히 필요한 생필품등을 사고  지하매장으로 아이를 꾀어냈지  소프트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준다 하고  엄마 영혼이 빙의가 된것이든 환생을 한것이든  이럴땐 그냥 영락없는 어린아이더라  지하매장 휴게공간에서 해맑게  소프트아이스크림 먹고있는 여자아이를 그냥 놓아둔채  화장실이라도 다녀온다는 핑계를 댄뒤  난 백화점 뒷문으로 향하는 복도쪽으로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행여...혹시라도 아이가  눈치채고 뒤따라오지는 않을까 싶어  백화점을 빠져나오자마자 한달음에  쏜살같이 우리집까지 달려갔어  짐에 다다르자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에  만세를 불렀다.  이제 그 이상한 여자아이를  완전히 떼어냈구나  끝났다...그러고보니 어느덧 대략 2-3주 정도 되는  그 이상한 여자아이와의  엄마-아들 소꿉놀이는  이렇게 막을 내리는구나  집으로 들어와선  꼭 몸이 피곤하다기보단 그간의 온갖 정신적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느낌에  한숨 잠이나 자둬야겠다는 생각으로  방 침대에 풀썩 쓰러졌지  마로 막 곯아떨어질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고  하필 그 시간쯤 심란하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  빗소리 듣기싫어 일단은  창문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깜빡 잠이 들었다 깼나...   ‘지이이이~~~!!!’  벨소리가 울린게 그때였다   ‘날 버리려 하였느냐 ?’  아아아악~~~!!!  순간이나마  요즘(90년대 후반) 세상에 인터폰 기능도 있고  밖에서 벨 누르는 사람 확인해보려면  얼마든 안에서 충분히 확인할수도 있었는데  확인이라도 하고 문열어볼걸  하는 후회가 순간이나마 들었었다   ‘날 버리려 하였느냐 ?’   그러고보니 그 어린 여자애 목소리가  그리 낮은편은 분명 아니ᄋᅠᆻ는데  평상시 그 아이톤도 아닌 유독 허스키(?)한 목소리로  (기집애가 사내애도 아닌이상 변성기가 왔을리도 없을텐데... -.-)  어쨌거나  빗물에 흠뻑젖은 그 어린여자아이가  저벅저벅 내게 다가오면서  어쩐일로 목소리톤까지 낮아진 모습으로  ‘날 버리려 하였느냐 ?’   대략 한 5-10초 정도의 시차를 두고  두어차례 연거푸 묻는데  그 어떤 공포영화나  가령 전설의 고향 귀신출몰 장면이나 심야괴담회도  이보다 더 공포스럽고 섬뜩하지 않을것이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톤낮은 목소리로 빗물에 흠뻑젖은 여자아이가  내게 저벅저벅 걸어오며  이렇게 물은 것이다  ‘날 버리려 하였느냐 ?’    내가 너무 무섭고 공포스러워 어쩔줄 모르는 사이에  아이는 이미 저벅저벅 집안 거실로 들어서있었다  그리고 거실 한복판에 주저앉아 한바탕 서럽게 울더니  조금 진정시킨뒤  날 쏘아보더라  - 그 모습도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순간 정말 이 아이가 갑자기 무슨 귀신이나 괴물로 변해  날 해하지는 않을까  그 생각마저 들었다니까  다만...다행히(?) 그 정도까진 아니었고  아이는 저벅저벅 방안으로 들어가더니  어디서 구했는지 제법 긴 막대기 같은 것  - 대략 집에서 흔히 쓰는 나무로 된 좀 긴 자나  가령 효자손이나 작은 빗자루  대충 그 정도 크기되는 막대기라고 생각해두면 된다   내게 다가와서 말하더라  ‘종아리를 걷어라’  그리고 다시금 나를 쏘아본뒤 제법 침착한 톤으로  ‘이 어미가 다른건 다 용서해도 이번일은 그냥 넘어가줄수가 없다  그러니 어서 종아리를 걷어라...’  와 진짜...  모자놀이 소꿉놀이도 대체 어느 정도여야지  이건 뭐 열세살 어린 여자에가 20대 후반 성인 남자인 날  아닌말로 진짜 제 삼촌뻘은 되는 날  종아리를 치겠다구 ?  하지만 또 어찌되었건  어머니 영혼이 빙의된 소녀건 그냥 실성한 아이건  내가 그 아이를 내버리려한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  일단 순응하고 종아리를 쳤다  여자애가 제법 매섭게 몇 대를 후려쳤다  - 진짜 아팠다...열세살 어린아이한테 그것도 20대 후반 성인나이에  종아리를 맞으면 얼마나 아플지  그걸 경험해본 사람은 진짜 인류사 통털어서 나밖에 없을겨... -.-;;;;   몇 대를 치더니  뭔가 허망하게 들고있던 막대기를 내려놓더니  다시 날 끌어안고는  한바탕 서럽게 울더라  ‘다 이해한다...이 어미는 다 이해한다’  대충 이런식으로...앞서 말한 이 여자아이  흔히 내뱉는 레퍼터리  정말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 환생이나 빙의라도 되는것인지  아니면 진짜 무슨 6.25 일제 그 파란만장한 시대 겪은  한많은 여인이 되는것인지  여하튼 그런식의 한바탕 넋두리를  ‘다 이해한다...어미없이 자란 네가 얼마나 내게 설움많고  한이 맺혔으면...그런짓까지 했겠느냐...이 어미는 다 이해한다  네 마음 다 이해한다...’  와...진짜...  이런 상황에서 내가 무슨 할말이 있을까  그렇게 이 이상한 여자아이가 날 끌어안고  한바탕 울어대며 넋두리를 하는데  나도 순간 공연히 감정이 북받쳐져서  나도 모르게 왈칵 울음이 쏟아져  소녀를 품에 안고 나도 한바탕 울었다  - 목격자가 있었다면...정말 얼마나 엽기적인 정면이 되었을지   그리고는 또 제 딴에는  날 용서(?)하는 의미로  목욕을 시켜주겠다고 하더라  헉...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이건 뭐...진짜 무슨 엄마 영혼이 빙의라도 된건지 뭔지  아니면 그냥 소꿉놀이인지 장난인지  다른건 몰라도 열세살 어린 여자아이가 20대 후반 성인의 몸을  씻겨주겠다는건 정말 아닌 것 같아서  ‘아...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어머니...’  정말 무슨 어머니의 과잉친절에 부담스러워하는 아들같은 말투로  순간 나도 모르게 그와같이 내뱉고 말았다   그리고 어머니(? - 실제로는 열세살 어린소녀)가  내 몸을 씻겨주셨다. 욕실안에서  그것도 아주 정성스러운 손놀림으로 신체 이곳저곳   깔끔히 아주 정성스레  더 자세히 묘사하면 자칫 이상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관계로  생략...하겠다... -.-;;  여하튼 이 이상한 열세살 아이가 내 몸을 씻겨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나도 순간적으로나마 이 어린아이가  일곱 살도 되기전 집을 나간 우리 엄마라도 되는 것 같은 착각에  욕실안에서 살짝살짝 재미있는 장난까지 쳐가며  욕실안에서...그렇게 우리 모자(?)  화해...의 시간을 보냈다   어차피 이렇게 된거  체념하고 그냥 같이 사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어  어차피 이렇게 된거  정말 이 이상한 여자아이가  나로선 얼굴도 이름도 기억안나는 엄마의  환생이든 빙의든간에...  이런식으로 이 이상한 열세살 꼬마아이와  모자놀이(?) 하면서 사는것도  그런대로 물고빨고(?) 알콩달콩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  한번은 한밤중에 내 방에서 혼자 잠이 들었는데  엄마...아니 그 열세살 꼬마아이가  잠옷바람으로 내 방으로 들어오더라  그리고 나더러  자장가를 불러주고 싶다하더군  난 순간 고민되었지만  뭐 어차피 이 아이를 엄마로 인정(?)하고 순응하기로 한 이상  그냥 받아주기로 했지  난 이 이상한 여자아이의 무릎을 베고  여자아이는 침대에 앉은채로 자신의 다리에  내 머리를 올려놓은뒤  정말 갓난아기라도 다독이듯 달래듯  토닥토닥 두드려주며  자장가를 불러주더군  주된 레퍼터리는...섬집아기라던가 작은별  그 외 흔한 엄마들의 자장가 노래들이었어  그런 노래를 들으며  이 여자아이의 품에서 그대로 스르르 잠이들었다  정말 이 여자아이가  우리엄마같다는 느낌마저 들더군...   한번은 그냥 아이를 불러놓고   진지하게 물어보았어  ‘너 정말 나한테 왜 이러는거냐 ?’ ‘너 정말 정체가 뭐냐 ?’  ‘정말 니가 우리 엄마가 맞기는 한거냐’ 등등...  진지하게 이 아이의 진정한 정체와 의도를 캐기위해  물어보았지만  그럴때마다 이 아이는 늘 하던대로  그렇게 어린 나를 두고 집을 나와서  한 20년 세월(거듭 말하지만 이 아이 그래봤자 겨우  13-14세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이는 아이다. -.-)  그 한맺힌 세월과 버려두고 간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  그런 레퍼터리를 늘어놓더라  정말로...  이 열세살밖에 안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아에에게  무슨 이혼이나 버려두고온 아이...그런게 있다는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고... -.-  그럼 정말 우리 엄마가 아빠랑 이혼후 얼마안가  돌아가시기라도 한뒤  이 아이로 환생하거나 이 아이로 빙의되기라도 한건가  다만...  잠시나마 이 이상한 모자놀이를 쉬고  진지하게 정색으로 물어보고나면  여자아이는 혼자 방구석으로 들어가  무슨 이유인지 의도인지  저혼자 구슬피 울어대더라   한번은  마당에서 그 아이와 노닥거리면서  살짝 그 아이를  내 무릎위에 올려 앉혀보았다  솔직히 요즘같으면 성추행이 될수도 있는  큰일날 짓이기도 하지만  일단 근본적으로 우린...  지 입으로 여하튼 엄마라 하고 내가 아들이라고 하는  그런 모자관계(?)가 되어버린 상태고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지가 먼저 원한걸  아이를 내 무릎위에 앉힌채  같이 뽀뽀하고...둘이 얼굴도 부며보고 신나게...  으음...  거기까지만 하자...   어느덧  이 아이와 이상한 모자놀이를 하며 함께산지  한달이 좀 지났을 무렵이던가  하루는 밤에 잠든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보니 문득...  이 아이...처음 보았을때보다 제법  성숙해보인다는 느낌이 들었어  가령 뭐 어깨선이라던가 목선  한달여전까지만 해도 그냥 어린아이 같아 보였던게  어떤 성숙미라던가 이런게 보인다고나 할까  뭐랄까 조금씩...숙녀로 변해가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살며시 그녀의 볼에  입맞춰보았다  그리고 잠시 상념에 잠겼어  이 아이와 이런식으로 계속 살아도 되는건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 아이 진짜 부모나 가족을 찾아주거나 해야하는건 아닐지  하지만 근본적으로  정말 실성한 아이인건지 아니면 빙의라도 된건지  계속 자기가 내 엄마라고 주장하는 판이다보니  그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어   그렇게  이 이상한 모자놀이가 계속되던 어느날  문득 한밤중에 이 아이가  내 방에 들어오더니  - 뭐 종종 내 방에 들어와 날 자기 무릎에 누이고  자장가를 불러주며 그렇게 함께 잠이들곤 했다는 이야긴  앞에서 이미 했고  오늘도 그러려고 그러나 싶어  난 일단 별다른 의심이나 거리낌없이  일단 들어오라고 했어   ......  헌데 이번엔 이 아이가  기가막히게도  나한테 젖을 물려주겠다고 하더군  기가막힌 난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니지 않나  어쨌거나 난 20대 후반의 성인  그리고 이 아인 13세든 14세든  아직 나이어린 소년데  그런 아이가 내게 젖을 물려준다  정말 무슨 이 아이에게 어릴 때 버리고 도망친  갓난아기에 대한 한이나 사연이라도 있는건지  아니면 내가 일곱 살도 되기전 어린나이때  집을나간 우리 엄마의 영혼이  빙의라도 된것인지는 알길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열세살밖에 안된 지가  20대 후반의 성인인 나를  젖을 물려준다 ?  난 이건 정말 아니다싶어  아이를 거세게 나무란뒤 정색을 하고 꾸짖었다  ‘너 도대체 뭐하는애냐 ? 그리고 자꾸 왜 이러는거냐 ?  재미있는 장난도 하루이틀이고 정도가 있지  이건 너무한거 아니냐 ?  안되겠다 내일이라도 당장 너 네 부모한테 데려다줘야겠다  더 이상 이런 놀이 안먹혀드니까  정말 니 집이 어딘지 니 부모나 가족이 어디있는지  바른대로 대라’고  하지만 내가 이렇게 화를내자  아이는 겁이 났는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떤 간절함과 진정성이 담긴 눈빛과 얼굴로  예하 이 아이의 레퍼터리  마치 지가 무슨 6.25나 일제때 산전수전을 겪기라도한  한맺힌 여인이기라도 한양  아니면 정말 지가 내가 일곱 살때 날 버리고 집나간  우리 엄마이기라도 한양  그 단골 레퍼터리를 한바탕 사설쪼럼  또다시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울며불며하더라  난 하지만 단호하게  ‘계속 그래봤자 소용없다. 그리고 나 이제 지쳤다   정말 이제 그만하자. 더 이상 이 말도 안되는 놀이  이제...그만하자’고   그리고 방을 뛰쳐나갔지  아이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는 그곳에서  얼굴을 파묻고 한참을 구슬피 울어대더라   고민 끝에  그녀(?)의 요구를 받아주기로 했다  설마...아무리 그래도  지가 엄마고 내가 아들이라고 하는판에  이 이상 더 무슨 이상한 요구야 있으랴 하는  생각도 들었고  울고있는 어머니(?)를 달래서  방으로 데리고 갔지  침대에 앉혀드리고  그녀의 무릎을 베고 누웠다  그녀가 웃옷을 풀어헤치더라  순간  어떤 희열감과 행복에 젖은  그녀의 눈물을 보았다  그러고보니 이 아이와 지낸지도  어느덧 석달여 정도가 흐른 것 같은데  그동안 많은 그녀의 표정을 봤지만  이만큼 행복해하는 희열의 눈물을  본적이 없는 것 같아   그녀의 작은 유방이 드러났다  그러고보니 이제 겨우 13-14세 밖에 되지 않은  소녀의 유방  크면 얼마나 크겠냐만  조심스럽게 어루만져보려했지  헌데 오히려 그녀가 저돌적(?)으로  자신의 유두를  내 입술에 물리려 하더라  그대로 받아주고  젖을...빨았다...  쪽쪽쪽~~~!!! 쪽쪽쪽쪽~~~!!!  행복해하는 그녀의 눈물  날 품에 안고 입맞춤을 해주더니  이렇게 말하더라...  사랑해...우리아들...   그리고 그날밤  침대에서 함께 잠이 들었다  물론 이 이상한 여자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한 방에서 잔건(물론 잠만 잔거고 !!!) 여러번 있었지만  오늘따라 참 만감이 교차하더군  물끄러미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새근새근 잠이들어있더군.  이 순간만은 영락없는  14세 어린소녀의 순수한 표정 그 자체였어  나도 피곤해 바로 잠이들긴 했다   다음날  어느덧 날이 밝아 깨어났다  그러고보니 좀 이른 새벽시간이긴 했는데  헌데...  좀 이상했다  간밤에 분명히 함께 잠들었던 어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난 화장실이라도 갔나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아이가 들어오지 않는거야  혹시 자기방에 있나 싶어 슬쩍 들어가보았지만  그곳에도 없었고   ‘어머니...? 어디계세요 ?’  마치 느릅나무 밑의 욕망에서 에번이 애비를 부를 때  그 뭔가 어색한 가운데서도 진정성있는 말투처럼  그녀를 그렇게 부르며 찾아보았는데  부엌에도 다른방에도 보이지 않았다  어느덧 아침식사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밥해줄 생각도 안하고... -.-;;;;   순간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밖으로 나가보았다. 그리고 집 주변을 둘러보았어  여전히 이상한 아이는 보이지 않았고  집안으로 들어와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난 그제서야 ‘뭔기 아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참을 집안은 물론 집 주변도  한참을 돌아다니며 찾아보았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집 밖에서  그 아이를 찾으면서 어머니를 찾는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니  그런데...아차 !!!  내가 여태 그 여자아이 이름조차 모른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그동안은  지가 엄마라고 하고 내가 아들이라고 하는판에  줄곧 어머니...뭐 이런식으로 불렀고  그전에는 여하튼 그냥 실성한 이상한 아이인가 싶어  파출소에 연락하거나 미아센터나 정신병원  이런데 데려다주고 정신없을때니  그런 경황없는 가운데...아이 이름조차  물어볼 겨를이 없었던거니  그리고 그 이후론 지금까지  쭉 어머니...라 부르며 살아온거고   졸지에  이름조차도 모르는 그 이상한 여자아이를  한참을 동네는 물론 좀 먼곳까지도 돌아다니며  헤매 찾아돌아다니는 상황이 되었고  아이는 끝네  집에 다시 돌아오지도 않았고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러고보면 어느덧  한 석달여 정도의 시간이 지냈군  그 아이와 함께 지낸 시간이 대충  그 정도가 된다는 소리지  그렇게 어느 비오는날 갑자기 나타나  지가 내 엄마라며 울며불며 온갖 이상한 사설을 늘어놓던 아이  파출소에 데려다줘도 미아센터나 정신병원에 데리고가도 소용이 없자  하는수없이 체념하고...한 석달 좀 넘는시간  이상한 모자놀이(?)를 하며 보냈고  솔직히 막상 그렇게 지내보니 그런대로 적응도 되고 재미도 들려  차라리 이 이상한 여자아이와  계속 서로 엄마-아들 하며 지내는것도  괜찮을듯싶다 했는데  그렇게 그것도...그렇게 자신이 젖을 물려주겠다는  요구를 하더니  그 요구를 들어준 다음날  홀연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러고보면 내 앞에서 그토록 수없이  ‘젖한번 물려주지 못하고 떠난...불쌍한 우리아가..’  그 말을 한 석달동안 수백번도 넘게 읊어댄던 것 같은대  그런 아이한테 바램(?)대로  젖을 물릴수 있게 해주니  그리고 다음날 마치 유령처럼 바람처럼  홀연히 사라지고 만거군   이후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그 아이는  혹시 비가 오거나 이상하게 날이 흐리거나   또는 눈이 오면  그 아이가 처음 우리집에 들이닥쳤던 이상한 날처럼  혹시 또다시 그 이상한 아이가 나타나진 않을까 싶어  공연한 기대에 창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직접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까지 나가보았지만  그일 이후로 두 번다시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참 많은 세월이   지금도 그떄일을 생각해보면  내가 무슨 귀신에라도 홀렸던것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이상한 여자아이의 진정한 정체는 무엇인지  수수께끼로 남겨놓은채 말이지  정말 일곱 살도 되기전에 아빠랑 이혼한 우리 어머니가  그 어린 여자아이로 환생이나 빙의라도 되어  내 앞에 나타난것인지  아니면 불교식 삼생이론이나 인과,윤회  또는 평행우주나 다차원 같은것과 연관이 있는  무슨 필연의 곡절이라도 있는것인지  아니면 무슨 귀신이나 여우에게라도 홀렸던것인지   수수께끼를 남긴채  여하튼...그 이상한 여자아이는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의외로 행복하고 재미있었던  그 석달의 시간  이제 두 번다시 돌아오지 않는걸까...  그 이상한 나이어린 어머니(?)의 정체는  정녕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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